독일 총리 정책고문 "프랑스산 원자력 수소 수입할 것"

2023-03-11     홍명표 editor
픽사베이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의 유럽 정책 고문인 요르크 쿠키스(Jörg Kukies)가 "독일은 원자력 에너지가 유럽 연합(이하 EU)의 탈탄소 목표에 기여하고 있는 것을 인정하고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유랙티브가 9일(현지시각) 전했다. 

쿠키스 고문이 발언한 것은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독립싱크탱크인 '자크 들로르(Jacques Delors) 연구소'의 패널회의에서였는데, 이 곳은 1996년 자크 들로르가 설립한 곳이다. 

이곳에서 쿠키스 고문은 "독일은 원자력 에너지로 만든 프랑스산 수소를 수입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원자력으로 만들어진 수소를 금지하거나 차별하는 장벽을 세우거나 규칙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원자력 문제로 항상 대립해 왔으며, 프랑스가 오랜 고민과 자금 부족 끝에 원자력 에너지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독일 유명인사의 발언이라 주목을 받고 있다. 독일은 2035년까지 재생 에너지를 통해 국가 전력의 100%를 공급받는 것을 목표를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쿠키스 고문은 이어 "프랑스에서 원자력 에너지로 만든 수소를 수입하면서 독일 내에서 원자력을 포기하는 것은  '매우 수긍할만한 이분법'"이라면서 "EU는 회원국들에게 단일 공급원에 의존하기보다는 에너지 소스를 다양화하도록 장려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원자력 개발의 선두주자인 프랑스는 최근 EU가 원자력을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인정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프랑스는 새로운 유럽 규칙 하에서 원자력 에너지로 만들어진 그린 수소를 '친환경'으로 인정받기 위해 오랫동안 EU와 싸워왔으며, 최근 EU는 러시아 에너지원과 결별하게 되면서 공공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졌다. 

쿠키스 고문은 원자력으로 생산한 수소가 차별 받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제안하는 것만 아니라, 원자력이 EU의 녹색 전환을 지원하는 것까지 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인정했다고 유랙티브는 밝혔다. 다만, 저탄소 원자력은 재생 가능하지 않으며 유럽 연합의 재생 가능 에너지 지침에 따라 재생 가능 에너지와 동등한 것으로 여겨져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협상 중인 재생 에너지 지침의 개정은 2030년까지 모든 EU 에너지의 45%가 재생 에너지에서 나오는 것을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주도로 11개국이 'EU 핵 동맹'을 결성, 신기술과 프로젝트 촉진

한편, 유랙티브는 지난 2월 말 프랑스가 다른 10개 회원국과 새로운 'EU 원자력 동맹'을 주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유럽 11개국은 28일(현지시각) 전체 원자력 공급망에서 더 긴밀하게 협력하고, 소형모듈원전(SMR)같은 신기술뿐만 아니라 신세대 용량의 공동 산업 프로젝트를 촉진하기로 약속했다.

이 날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11개 국은 스톡홀름에서 ‘원자력 분야에서 유럽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자신들의 열망을 공동으로 재확인하는 것을 목표로 선언문에 서명했다. 

이 날 선언문에는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체코, 핀란드, 프랑스, 헝가리, 네덜란드,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등 11개국이 서명했다. 공동 선언문에는 연구와 혁신을 촉진하고 ‘국제적 모범사례에 따른 통일된 안전규칙’을 제정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목적이라고 쓰여 있다.

EU 소식통에 따르면 11명의 에너지 장관과 함께 회의에 참석한 카드리 심슨(Kadri Simson)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참가국들이 러시아 핵연료에서 벗어나 다양화하고 소형모듈원전(SMR)에 대한 파트너십에 적극 참여할 것을 요청했다.

당초 동맹에 가입할 것으로 알려졌던 이탈리아는 최종적으로 공동선언문에 서명하지 않았지만, 파니에-루나허 장관은 이번 모임이 새로운 회원국에 개방되어 있다고 밝혔다. 회의에 참가한 스웨덴은 이 모임의 가입에 관심을 보였지만 현재 EU의 순환 의장직을 맡고 있기 때문에 중립을 선택했다.

그러나, 파니에-루나허 장관은 "프랑스는 스웨덴과 원자력 발전에 관한 에너지 파트너십을 발전시키고 있다"며 그러한 취지의 '의향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