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투자자들, 고비용으로 신음...세라위크서 한목소리

2023-03-14     홍명표 editor
픽셀베이

최근 미국에서 16번째로 큰 은행인 SVB가 파산하고, 시그니처 은행도 폐쇄하고 또 다른 미국 은행도 위기설에 휩싸였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한 후폭풍이라는 견해가 나오는 가운데, 고금리는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로이터가 10일(현지시각) 전했다.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이날 폐막한 세라위크(CERAWEEK)에서 기업과 투자자들이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에 돈을 쏟아 붓고 있으나 고금리에 풍력 터빈과 태양광 패널에 필수적인 철강 및 실리콘의 가격 급등으로 인해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높은 비용으로 인해 재생 가능 전력 프로젝트의 구매자와 판매자는 잠재적인 수익을 다시 계산해야 하며, 자금 조달과 인수 합병(M&A)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한다. 

 

재생 에너지 업계는 지난 10년간은 좋았으나 지금은 느리게 진전 중

청정 기술 혁명은 지난 수년 동안 유기농 식품, 셰일 오일과 가스, 지속 가능한 어업에 대한 투자 붐을 일으켜 큰 돈을 끌어들였다. 컨설팅 회사인 엔베루스(Enverus)의 전력 및 재생 에너지 책임자인 버나데트 존슨(Bernadette Johnson)은 "전력과 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최근 몇 년간을 살펴보면 2008~2010년의 셰일 가스 붐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10년 동안의 낮은 이자율 덕분에 많은 기업들은 값싼 부채를 조달할 수 있었지만, 이제 이처럼 풍부한 자금 유동성과 조달은 여러 가지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당장 미국 연방준비이사회(FRB)는 올해 헤드라인 금리를 약 5.5%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 연방기금 금리는 현재 4.5~4.75%이며, 트레이더들은 9월에 5.62%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로이터가 지난 8일(현지시각) 보도한 바 있다.

유럽 또한 강경파들이 최고 금리를 4% 이상으로 가정하기 시작하면서 재생 에너지 업계도 수익률에 압박을 받고 있다. 

ECB(유럽중앙은행) 집권이사이자 벨기에 국책은행 총재인 피에르 분쉬(Pierre Wunsch)는 3일 "기본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될 경우 기준금리를 4%까지 인상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 데이터 기업인 리피니티브(Refinitiv)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곧 시행될 유럽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대체 에너지에 대한 사모펀드 투자는 2020년 이후 가장 느리게 움직이고 있다고 한다.

 

일부 재생 에너지 사업은 매각되거나 매물로 시장에 나와

한편, 미국과 유럽의 유틸리티는 재생 에너지 사업의 일부를 매각해오고 있다. 콘솔리데이티드 에디슨(Consolidated Edison)은 지난해 10월 미국 재생 에너지 사업을 독일 RWE에 68억 달러(약 8조9776억원)에 매각했다. 그 이후로 유사한 움직임이 일고 있다. 

듀크 에너지(Duke Energy Corp)는 지난 달 11일 40억달러(약 5조2809억원)로 평가한 재생 에너지 사업 매각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고 있다고 밝혔다. 

블랙록의 전무 이사인 아디 블룸(Adi Blum)은 "인플레이션과 부채 비용이 높아지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많은 경우 경제를 재조정 해야할 필요가 있었다"고 세라위크(CERAWeek) 패널에서 말했다. 

독일의 PNE AG는 높은 프로젝트 비용으로 인해 미국 태양광 및 풍력 사업 매각을 모색할 수 있다고 소식통이 로이터에 말했다. PNE USA는 2023년부터 2030년 사이에 약 0.5기가 와트의 태양광, 풍력 및 저장 용량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7.9GW의 프로젝트를 개발한 실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모기업인 PNE는 독일을 포함한 핵심 유럽 시장에 전적으로 집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투자 회사인 ArcLight Capital Partners의 파트너인 안젤로 아콘시아(Angelo Acconcia)는 "이러한 변화를 처리하고 개선할 수 있는 운영자 또는 투자자 풀(pool)은 생각보다 훨씬 적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