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되면 ESG투자 폭발한다?... 바이든 공약 보니

트럼프 탈퇴의사 밝힌 파리협약 재가입하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하겠다"

2020-10-12     박란희 chief editor
민주당 대선후보로 나선 조 바이든 후보./Democratic Party

 

오는 11월 3일 미 대선에서 바이든이 당선되면, ESG 투자가 폭발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자산 14조원을 넘게 굴리는 미국 3대 자산운용사인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어드바이저(SSGA)의 마이클 솔레키 최고투자책임자인 는 최근 민트(Mint) 인터뷰에서 “바이든이 당선되면, 친환경 정책과 맞물려서 ESG가 투자 결정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의 친환경 정책을 한번 들여다보면, 이를 알 수 있다. 

우선, 바이든은 당선된 후 바로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겠다고 밝혔다. 파리기후협약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6월에 탈퇴를 선언하겠다고 밝혀서 엄청난 파장이 일어난 협약이다.

2015년 12월에 채택된 파리협약은, 쉽게 말하면 전 세계가 다같이 기후변화 문제에 대응하자는 국제 협약이다. 지구평균온도를 산업화 이전에 비해 2도 이상 올리지 않기 위해, 각 나라가 스스로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정해서 실천하자는 협약이라고 보면 된다. 최근 넷제로(Net-zero, 이산화탄소 배출만큼 거둬들여 순배출 제로로 만드는 것) 선언을 한 기업이 1500개가 넘는다고 하는 외신보도도 있는데, 이게 모두 파리협약 때문에 나온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 2위국가다. 협약 당시, 미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수준보다 26~28% 줄이겠다"라고 선언했다. 온실가스 배출 1위 중국, 3위 인도까지 전 세계 195개국이 서명했다 그런데,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6월에 “파리협약을 탈퇴하겠다”고 폭탄선언을 해버린 것이다. 파리협약 때문에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게 그 이유였다. 터키나 이란 같이 의회 비준을 못받은 나라 10개 정도를 빼면, 자발적으로 빠진 나라는 미국밖에 없다.  

이 때문에 전 세계가 미국을 엄청나게 비난했다. 한데 유엔 규정상 미국이 실제로 파리협약에서 탈퇴하는 시점은 통보 후 1년이 지난 2020년 11월 4일부터다. 이날은 미국 대선 바로 다음날이다. 바이든은 당선되면 트럼프와의 차별화를 위해서, 상징적으로 파리협약 가입부터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든과 트럼프의 주요 정책/유진투자증권

 

바이든의 두 번째 대표공약 중 하나가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청정에너지를 중심으로 2조 달러(220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2조달 러, 민간에서 3조달러 등 총 5조달러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5700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어서, 코로나 팬데믹 충격을 회복하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다양한 친환경 공약이 나왔다. ▲2035년까지 전력부문 탄소중립 실현 ▲전기차 충전소 50만곳 보급 ▲2035년까지 건물의 탄소발자국 50% 감소 ▲태양광 패널 5억개, 풍력터빈 6000만개 신규 설치 ▲캘리포니아식 강력한 차량 연비규제를 도입 등이 그것이다.  바이든은 또 법무부 산하에 ‘환경 및 기후정의’를 관할하는 부서도 창설하겠다고 제안했는데, 이는 오염유발자들이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바이든과 민주당은 2035년까지 전력 부문에서 탄소중립을 만들기 위해서, 48년만에 원자력 발전을 첨단 청정에너지로 포함시키며, 우호적인 입장까지 밝혔다. 지금까지 공화당은 원전에 우호적이었지만, 민주당은 원전 이용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하지만 재생에너지만으로 2035년 전력부문 탄소중립 제로화 달성이 어려워진 현실이 감안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빌게이츠 회장은 테라파워라는 소형 원자력발전소를 미국 전역에 건설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태양광과 풍력의 간헐성을 보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이든은 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통해 1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아직 당선 가능성을 예측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지난번 1차 토론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의 말을 중간에 끊고 방해하는 모습에 실망한데다, 코로나 감염까지 악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현지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좀더 유력하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이 때문에 풍력 회사 오스테드, 베스타스 같은 풍력회사 주가는 30% 넘게 오르고 있고, 재생에너지 기업을 담은 ETF도 30%씩 주가가 오르고 있는 상태다.

한편, 미국의 전체 투자운용자산 중에서 ESG 투자비율은 25.7% 정도로, 유럽의 48.8%에 비해 한참 못미친다(글로벌 지속가능투자연합 기준). 앞으로 ESG투자가 얼마나 확대될지 지켜봐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