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안, 아마존의 EV 배송 트럭 독점 계약 재검토
지난 1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리비안(Rivian)과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Amazon)이 현재 전기배달 트럭에 대한 독점 조항을 조정하기 위해 협상 중이다.
2019년 아마존은 리비안에 7억달러(약 9000억원)를 투자하며 배달용 전기 밴 차량의 출시에 자금을 지원했다. 또한 2019년 9월 아마존은 2040년까지 넷제로에 도달하기 위한 공약의 일환으로 10만대 이상의 리비안 전기 배달 밴(EDV)을 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리비안 전기배달차량은 2021년 2월 로스앤젤레스 전역에서 배송을 시작해, 신도시로 서비스 확장을 밝혔다. 지난해 전기배달차량 서비스는 미국 100개 이상의 도시로 확대되었으며, 11월경 1,000대 이상의 EDV가 배달에 사용되었다.
그러나 올해 아마존은 리비안에 약 1만 대 가량의 밴을 구매하길 원한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이는 아마존이 리비안과 합의한 구매량의 하한선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리비안은 "자사 밴을 다른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독점 조항을 제거하기를 원했고,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발표 이후, 리비안의 주가는 약 3% 하락했다. 아마존의 주가는 약 1.9% 상승했다.
일각에서는 리비안에 적극 투자해왔던 아마존과의 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지만, 각 회사의 대변인은 두 기업 간의 관계는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아마존 대변인은 “리비안은 아마존의 중요한 파트너로 남아 있으며, 우리는 미래에 대해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비안 대변인 또한 “아마존과 우리의 관계는 항상 긍정적이었다”고 말하며 “우리는 계속해서 긴밀히 협력 중이며, 변화하는 경제 상황을 헤쳐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리비안이 말하는 ‘변화하는 경제 상황’은 수년간의 폭발적인 성장 이후 높은 금리와 경제 전반에 걸친 수요 둔화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리비안과 아마존은 지출을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비용 절감 계획을 시행했다.
아마존은 두 번째 본사 건설 계획을 중단하고, 1만8000명 이상의 직원을 해고할 것이라 발표했다. 리비안도 2월경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의 6%를 해고한다고 전했다.
또한 리비안의 경우, 아마존과의 계약은 리비안의 일리노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3대의 차량 중 하나에 대한 꾸준한 수요를 제공했다. 아마존과의 계약은 투자자들에게 스타트업인 리비안의 중요한 안정화 요소이자 기술에 대한 보증으로 비쳐왔다. RJ 스캐린지 리비안 CEO 또한 2021년 말 “아마존은 우리에게 있어 큰 고객이자 큰 수요를 나타낸다”고 말한 바 있다.
꾸준한 수요를 제공하던 아마존이 독점 계약을 끝내는 것에 동의한다면, 리비안은 밴과 R1 시리즈 픽업트럭 및 SUV 생산에 집중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아마존과의 관계 변화는 비용 절감과 공장 생산량 압력을 받고 있는 리비안에게 또 다른 도전을 시사한다.
또한 리비안은 곧 출시될 R2 모델의 개발을 위해 현금이 필요하다. 지난주 리비안은 R2 개발 및 출시 자금 지원을 위해 전환사채 판매를 통해 13억달러(약 1조7000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현금을 절약하기 위해, 리비안은 두 번의 해고를 실시했고 R2 차량 라인과 미래 사업 계획을 연기했다. CEO인 RJ 스캐린지는 단기간에 수익을 창출하는 데 중요한 차량과 프로젝트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