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소비자들, '수리권' 집단소송 나섰다

2023-03-17     홍명표 editor
 미국연방무역위원회(FTC) 홈페이지

미국은 오래 전부터 독점을 엄격히 금지하는 나라다. 

그런데 세계 1위의 전기차 메이커 테슬라가 수리할 수 있는 권리를 독점적으로 가짐으로써, 고객들에게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게 하고 더 오랜 시간 기다리게 만든다는 이유로 반독점 집단 소송을 당했다고 로이터가 15일(현지시각) 전했다. 

테슬라가 자사 전기차의 유지 보수 및 교체 부품에 대한 경쟁을 불법적으로 억제해 소비자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이다. 14일과 15일에 미 샌프란시스코 연방 법원에 제기된 소송은 테슬라가 전기차, 보증 및 수리 정책을 설계하여 소유주와 차량의 임차인이 테슬라의 통제를 벗어난 다른 수리점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주장한다.

반독점과 집단소송 전문인 프리드 캐너 런던 앤 밀렌(Freed Kanner London & Millen)의 원고 변호사 매튜 루안(Matthew Ruan)은 "테슬라는 차량의 생태계를 개방하고 차량 서비스 및 부품 판매를 위한 경쟁을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집단 소송에는 2019년 3월 이후 테슬라에 수리 또는 부품 비용을 지불한 모든 사람이 포함된다고 한다. 소비자의 불만은 캘리포니아 거주자를 대신하여 제기되었으며 손해액은 명시되지 않았다. 루안 변호사는 잠재적으로 수십만 명의 테슬라 소유자와 임차인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피해액은 총 수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테슬라는 4분기에 243억2000만 달러(약 32조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분기에 40만5278대의 차량을 인도했다. 

원고의 주장에 따르면, 테슬라의 서비스 및 수리에 대한 제한으로 인해 독점 수리점에 갈 수밖에 없는 운전자는 엄청나게 오래 대기해야만 했다. 소송은 테슬라의 수리 서비스 및 부품 독점을 해체하고 회사가 수리 매뉴얼과 진단 도구를 합리적인 비용으로 개인 및 독립 수리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명령할 것을 요구했다. 테슬라는 부품과 수리를 다른 업체들이 하지 못하도록 배제한 행위에 대해 ‘수리권’ 반독점 소송에 직면한 다른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와 합류할 예정이다. 

 

미국 오토바이 제작사와 농기계 제작사도 '수리권' 문제로 피소

한편, 미국의 유명 오토바이 제작사인 할리-데이비드슨(Harley-Davidson Motor Co Group LLC)에 대한 여러 사건이 최근 미 위스콘신 연방 법원에서 통합되었으며, 세계 최대의 농기구 제조업체인 디어(Deere & Co)는 미 연방 지방법원에 피소된 상태다. 시카고에서 두 회사 모두 원고의 주장을 부인했다. 

특히, 할리-데이비드슨은 지난해 자사 오토바이의 ‘수리권’을 제한했다는 이유로 집단 소송을 당해 타격을 입었다. 

미 캘리포니아와 위스콘신에서 할리-데이비드슨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장소와 방법을 제한하여 오토바이 소유자가 부풀려진 수리비를 지불하도록 강요했다고 주장하는 연방 소송에 휘말렸다. 

지난해 6월 말 할리-데이비드슨이 ‘수리권’ 문제에 대해서 미국연방무역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의 불만을 해결하고 오토바이 소유자가 수리에 사용하기 위해 회사 자체 부품을 구매하도록 요구하는 일부 제한을 종료하기로 합의한 후에 두 건의 집단 소송이 제기됐다.

한편, 2021년 미국연방무역위원회(FTC)는 제조업체가 수리 및 부품에 대한 제한을 가함으로써 '수리권'을 독점적으로 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문제를 우선적으로 처리할 것이라는 정책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정책은 스마트폰에서 농기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품목을 수리할 때 면허가 있는 딜러를 이용하도록 소비자를 압박하는 제조업체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우선 순위로 지정하는 것이다. 5명의 위원, 3명의 민주당원과 2명의 공화당원은 만장일치로 정책을 승인했고, 이 문제는 미 백악관이 내놓은 행정 명령에 명시된 수십 가지 중 하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