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연간 5000만톤 CCS 목표치 설정했다

2023-03-20     최동훈 junior editor

EU 집행위원회가 지난 목요일(현지 시각), 2030년까지 연간 5000만톤의 이산화탄소 주입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는 석유 및 가스 업계가 CCS(탄소포집및저장) 기술을 적극 도입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의미한다.

EU 집행위원회가 2030년까지 연간 5,000만 톤의 이산화탄소 주입 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언스플러쉬

지난 목요일 위원회가 발표한 넷제로 산업법(NZIA)에 따르면, CCS 기술은 녹색 전환을 위한 핵심 기술 중 하나다. EU 집행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는 법적으로 구속력이 있는 목표”이며, "화석 연료 회사들이 그 목표에 기여해야 할 의무를 수반한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이제 그들은 실제로 저장소를 운영할 자금, 기술, 지식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달 초 덴마크는 벨기에에서 이산화탄소를 수송해 덴마크 북해 아래 고갈된 유전에 주입하는 등 국경을 넘나드는 이산화탄소 저장지를 개발한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됐다. EU 집행위원회는 이제 이러한 프로젝트가 유럽 전체에 확산되고, 기술이 규모에 맞게 배치되도록 조건을 설정하기를 원하고 있다. 고위 관계자는 “우리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CCS가 기후 중립 달성을 위한 해결책의 일부이기 떄문”이라고 전했다.

EU의 추정에 따르면, CCS의 이산화탄소 포획 용량은 2030년에 8000만톤, 2040년에는 최소 3억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원회는 EU가 2050년까지 배출량을 제로(0)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연간 최대 5억5000만 톤의 CO2를 포획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EU 집행위원회는 현재 이용할 수 있는 CO2 저장소가 부족해 조정 실패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 기술의 확대를 위해 “EU가 영구적인 CO2 저장소의 미래지향적 공급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CCS가 모든 EU 회원국의 산업에 효과적인 기후 해결책이 되기 위해 “국경 간 단일 시장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위원회가 제안한 규정에 따르면, EU 국가는 CO2 저장소로 사용될 수 있는 영역에 대한 데이터를 공개하고, 자국 영토의 CO2 저장 프로젝트의 진행 상황에 대해 1년마다 보고해야 한다. 또한 석유 및 가스회사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주입 능력 목표에 대한 기여도를 어떻게 충족시킬지에 대한 상세한 계획을 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CCS의 지지자들은 이번 발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환경단체인 클린 에어 태스크포스(Clean Air Task Force)의 이브허드 퍼넛은 이번 목표 설정에 대해 “배출량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사람들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은 환상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성명을 통해 “석유 및 가스 생산업체는 CO2를 지하로 주입할 수 있는 기술과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제는 그들이 나서서 유럽 내의 CO2 저장소를 찾을 수 있도록 책임을 져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석유 및 가스 업계도 이번 발표를 두고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국제석유가스생산자협회(IOGP)의 유럽 담당 이사 프랑수아-레기스 무통은 “이 법이 CCS 기술을 지속가능한 경쟁력의 핵심으로 인식한다는 것이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무역협회인 CCS 유럽(CCS Europe)도 EU가 제시한 탄소 주입 목표를 “현실적인 유럽 CCS 전략의 기초를 제공하는, 많이 늦었지만 환영할만한 조지”라며 환영했다. CCS 유럽의 디렉터 크리스 데이비스는 “2050년까지 넷제로에 도달하겠다는 유럽의 야망은 탄소포집기술을 광범위하게 도입하지 않으면 실현될 수 없다. 이는 에너지 집약적인 산업으로부터의 배출물이 대기로 나오기 전에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실행 가능한 옵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모든 산업계가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저탄소 시멘트를 생산하는 아일랜드 기업인 에코켐(Ecocem)은 "CCS가 2035년 이전에는 대규모로 공급될 가능성이 낮다"며 "EU 위원회 관계자들이 단기적으로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다른 해결책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코켐의 설립자 도날 오라이언은 “CCS는 시멘트 산업이 2030년까지 배출량의 55%를 줄이겠다는 EU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시멘트 산업으로부터 배출량을 줄이는 방법은 이 부문에서 배출량의 94%를 차지하는 클링커 함량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는 성명을 통해 CCS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시멘트 부문에서 신기술에 대한 지지를 무시하는 것이며 넷제로산업법은 기회를 놓쳤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