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튬 가격 폭락, 최근의 EV 수요 침체가 원인으로 꼽혀
자동차 업계, '내연기관차 재고 처리에 가격 경쟁 지속'
올해 중국의 리튬 가격 폭락이 지속되고 있다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지난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현재 중국의 리튬가격은 한 달새 약 34% 하락했는데, 전 세계 최대 전기차(EV) 시장인 중국에서 EV 수요가 줄어들면서 리튬의 재고가 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영국의 금속 시세 조사기관인 패스트마켓(Fastmerkets)의 발표에 따르면, 탄산리튬 현물 가격은 이번 주 톤당 26만위안(약 4900만원)으로, 지난 11월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나타났다.
리튬 가격 하락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석 달간 22% 가량 하락했는데, 최근 한 달간 하락폭이 더 가파라졌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컨설팅 기업인 리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는 지난 17일 “리튬 가격의 하락폭이 예상치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EV 수요가 줄어든 원인으로 로이터통신은 중국에서 올해부터 EV에 대한 보조금을 삭감한 것을 꼽았다.
오는 7월부터 중국에선 신규 배기가스 규제도 발효될 예정이다. 중국은 지난 2016년 말에 유럽과 미국의 규제를 참고해 ‘6단계 경량 차량 배출 제한 및 측정 방법(중국 6 표준)’을 발표했다. ‘6a 표준’은 지난 2020년부터 시행중이다. 오는 7월부터는 ‘6b 표준’이 발효를 앞두고 있다.
중국 국영 매체인 차이나데일리(ChinaDaily)에 따르면 ‘6b 표준’은 ‘6a 표준’보다 엄격한 배출량 및 테스트 기준을 적용하고, 차량이 실제 주행간에 배출하는 배기가스를 측정하는 ‘RDE(Real Driving Test) 테스트’에서도 엄격한 잣대가 적용될 전망이다.
자동차업계 비상 '중국 규제 발효 이전에 재고 처리해야'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선 중국의 배기가스 규제 발효 이전에 가격 인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상하이자동차그룹(SAIC), 폭스바겐(Volkswagen) 등 주요 자동차 기업에선 향후 도입될 배기가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내연기관 모델의 가격을 인하해 EV와의 경쟁에 돌입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인 피치레이팅스(Fitch Ratings) 아시아·태평양 리서치 부문 징 양(Jing Yang) 이사는 ‘중국 자동차 시장에선 EV부터 내연기관 차량 모두 올해 2분기까지는 가격 경쟁이 지속되면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지난 2021년부터 EV 시장은 수요가 폭증하면서 공급난이 발생했고, 지난 2년간 리튬 가격은 이전보다 10배 이상 치솟아 60만위안(약 1억3000만원) 가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몇 달새 EV 수요가 급격히 줄면서 상황은 공급량 증가로 상황이 역전됐다. 리스타드 에너지와 패스트마켓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공급난이 벌어졌던 리튬 등 금속 자원의 재고가 이제는 수만 톤에 달하는 상황이다.
중국 외에도 미국과 유럽의 리튬 가격도 소폭 하락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밝혔다. 패스트마켓에 따르면 유럽과 미국의 탄산리튬의 가격은 지난 16일 기준 킬로그램(kg) 당 61.5달러(약 8만원)로, 지난해 말 kg당 81달러(약 10만원)과 비교해 약 24%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