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연합, 넷제로 목표 이행ㆍ자금활용 계획 구체화 요구

2023-03-30     김환이 editor
IIGCC는 투자 기업들에게 넷제로 이행 목표를 보다 구체화할 것을 촉구했다/IIGCC

최근 넷제로 및 탈탄소화를 위한 세부 이행계획을 세우라는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기관투자자 그룹(IIGCC)은 "더 많은 기업들이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착수한 넷제로 참여 이니셔티브(NZEI)의 일환으로 기업들에게 넷제로 선언을 넘어 목표 이행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것을 요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BNP 파리바스, 스위스 픽텟자산운용사, 영국 슈로더투자신탁운용 등 투자사 및 자산관리사 93곳은 페라리, 오스테드, 테스코, 드랙스 등 107개 기업들에게 서한을 보냈다.

투자자들은 서한에서 “기업들은 넷제로 목표와 탈탄소화를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며 “만약 기업들이 전 범위 배출량 감축에 관한 목표치를 정하지 않았다면 배출량 제로(0)로 설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단ㆍ중기적으로 배출량을 어떻게 감축할 것인지, 넷제로 목표를 지원하기 위해 자금을 어떻게 마련하고 활용할 것인지, 넷제로 계획을 주주 투표에 부칠 것인지, 탄소 감축 과정에 관한 추적 및 보고 계획을 상세하게 밝혀야 한다. 넷제로 전환 계획이 부족하거나 충분하지 않을 경우에는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 외에도 투자자들은 탄소 중립 목표가 기업의 재정 및 운영에 미치는 영향, 기후위기를 완화하기 위한 지배구조 정보, 로비 방식 등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IIGCC CEO 스테파니 페이퍼는 “이번 이니셔티브는 투자자들이 기업과 협력해 넷제로를 함께 실현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공한 것”이라며 “투자 기업들의 넷제로 참여 수준을 한층 더 높이고 구체적인 실현 방안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이니셔티브는 석유, 가스, 자동차, 항공, 화학, 시멘트, 식품 등 기업들이 전 산업 부문의 탈탄소화를 실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로이터는 “투자자 그룹 외에도 영국 정부, '탄소중립을 위한 글래스고 금융연합(GFANZ)' 등 더 많은 투자 주체들이 기업들의 넷제로 전환 계획을 구축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93명의 유럽 투자자들은 향후 2년 이내에 이니셔티브 참여 기업으로 재생 에너지 기업, 항공사, 시멘트 회사 등 고배출 기업들도 참여시킬 예정이라고 투자책임 미디어가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영국 교회 연금위원회의 최고 책임 투자 책임자인 아담 매튜스는 "재생 에너지 기업들도 주요 광물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며 "신재생 에너지 공급 기업들도 전환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스코틀랜드 위더스의 책임 있는 투자 및 스튜어드십 책임자인 마리아 나자로바-도일은 "탈탄소 기반의 NZEI 이니셔티브에 가입하면 넷제로 전환을 위한 우선순위를 지정해야 하며, 이 이니셔티브는 기업들이 기후 행동 계획에 따른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들, 화학 기업들은 의무적으로 탈탄소화해야 한다 주장

유럽최대자산관리사 LGIM, 아문디, 영국 EFG 자산관리사 등 투자기관들은 바스프 등 유럽 최대 화학 기업 13곳에 신뢰할 만한 탈탄소 계획을 수립할 것을 지난 25일(현지시간) 요구했다.

투자자들은 화학 회사들에게 화학 생산 공정을 전기나 더욱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으로 전환하고, 에너지원으로 목질 바이오매스를 제거할 것을 요구했다. 

4조 달러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는 총 14명의 투자자들이 화학 기업의 탈탄소화를 촉구하는 서한에 서명했다. 일부 기업들은 더욱 야심찬 기후 계획을 세우고 파리협정 목표와 기업 전략을 연계했지만 이는 소수에 불과하며 장기적인 비전을 뒷받침할 중간 목표가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배출량 감축 목표에 관한 진행 사항을 파악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며, 기후 목표를 설정했음에도 배출량이 오히려 증가했다는 문제점도 제기했다.

투자자 성명서를 조정한 책임있는 투자 비영리단체인 셰어액션의 기업 기후 캠페인인 페니 포울러는 "가스 가격 급등은 여전히 화학 산업이 화석 연료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이로 인해 지구 온난화가 더욱 야기됐다"며 "화학 기업들은 의무적으로 탈탄소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셰어액션은 최근 화석연료 프로젝트에 대한 대출 제한 목표를 성실하게 이행하지 않은 크레딧스위스를 비판하며 투자자들에게 크레딧스위스의 기후 전략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