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ㆍEU 이어 호주, 성별 임금격차 공개 의무화 법안 통과

지난 30일(현지시간) 호주 정부는 100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한 기업에 내년 초부터 성별 임금 격차를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케이티 갤러거(Katy Gallagher) 호주 여성부 장관은 성명에서 "평균적으로 풀타임으로 일하는 여성은 남성보다 급여에서 주당 14.1% 적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별 임금 격차는 또한 여성 임금과 관련하여 연간 518억 달러(약 67조원)의 손실로 경제를 가로막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예상대로라면 성별 임금 격차를 줄이는 데 26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밝히며, "여성들은 임금 격차가 해소될 때까지 충분히 오래 기다렸다. 이 정부는 여성들이 25년을 더 기다리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달 초 호주 의회는 두 부모가 유급 육아휴직을 공유하는 것을 26주로 늘리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성별 임금 격차 공개 보고는 고용주가 이미 제공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2024년 시작될 예정이며, 직장양성평등(Workplace Gender Equality Agency) 웹사이트에 게시될 것이라고 호주 정부는 밝혔다.

한편, 영국은 지난 2017년, 25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한 모든 회사에 남녀 직원의 소득 차이를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매년 특정 날짜가 되면 직원이 250명 이상인 고용주는 성별 임금 격차 정보를 보고해야 한다. 영국 통계청(ONS)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22년 4월 정규직 직원의 시급 중앙값은 여자가 남성보다 8.3% 낮았고 파트타임 직원의 시급 중앙값은 남성보다 여성이 2.8%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더 많은 비율의 여성이 파트타임으로 고용되고 파트타임 근로자는 시간당 수입이 적은 경향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직원의 성별 임금 격차는 정규직과 파트타임 격차보다 크게 나타났으며 2022년 4월 모든 직원의 중간 급여는 남성보다 여성이 14.9% 적었다. 

조사를 진행한 영국 하원 도서관(house of commons library)은 "정규직 급여 격차는 1997년 이후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전체 급여 격차도 같은 기간 동안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어 "파트타임 임금 격차는 일반적으로 적고 평균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은 수입을 얻는다"고 전했다. 

유럽​​연합은 지난 12월, 유럽연합 전 지역의 성별 임금 격차를 좁히기 위해 급여를 보다 투명하게 만드는 지침에 대해 유럽 의회와 EU 회원국 간에 합의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21년 여성과 남성이 동일 노동에 대해 동일한 임금을 받도록 한 급여 투명성에 대해 제안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 여성은 시간당 남성보다 평균 13% 적게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EU 급여 투명성 규칙에 따라 모든 구직자는 지원하는 직위의 급여 범위에 대한 정보를 받을 권리가 있으며, 직원은 성별로 구분된 개별 급여 수준 및 평균 급여 수준에 대한 정보를 고용주에게 요청할 권리가 있다. 

고용주는 예비 직원에게 이전 급여에 대해 질문할 수 없다. 지원자에게 제공될 급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제한하기 위해서다. 또한, 직원이 100명 이상인 고용주는 회사의 성별 임금 격차를 보고할 의무가 있으며, 정당한 사유 없이 급여 격차가 5% 이상인 경우 고용주도 근로자 대표와 함께 급여 평가를 수행하고 시정 조치를 취하도록 되어 있다. 회원국은 동일 임금 원칙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벌금을 부과해야 하며, 근로자는 회사가 동일 임금 의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있다. 

EU의 급여 투명성에 관한 합의는 공동 입법자들의 공식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합의가 이루어지면 지침은 관보에 게재된 후 20일 후에 발효되고, 회원국은 3년 이내에 지침의 새로운 요소를 국내법으로 전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