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ESG 이슈 〈기업도 연기금도 ESG 전략 강화한다〉

2020-10-16     박지영 junior editor

국민연금, 反 ESG투자 질책에 "기금위서 논의"(종합)

국민연금이 죄악주, 석탄 등 ESG 지침에 반하는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여당 의원들의 지적에 국민연금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 안건으로 올려 논의하기로 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또한 현재 투자되고 있는 4000억원 규모의 국내 석탄 관련 대체투자를 만기 도래 때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14일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장에서 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석탄 관련 기업 투자, 죄악주 투자 등 ESG 투자원칙에 반하는 투자에 대한 여당 의원들의 질책이 쏟아졌다.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국민연금이 지속적으로 죄악주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을 막을 수 없느냐'는 질의에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상당한 논의가 있었고 이에 대해 대안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국민연금공단은 작년 11월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을 수립하며 ESG 통합전략을 투자에 반영해 나가기로 논의한 바 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내외 금융투자업계에서 탈석탄 선언을 하고 있지만 국민연금은 늘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하자 국민연금공단은 “죄악주와 석탄 신규 투자 배제 선언도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른 국내외 금융기관, 연기금과 같이 탈석탄 선언을 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또한 국민연금은 만기도래시 더 이상 석탄투자 연장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안효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은 “석탄 투자의 경우 사모 부문만 국내 잔고 4000억원이 남아있고 해외는 전혀 없다"며 "국내도 만기가 돌아오면 투자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ESG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뼈저리게 느끼고 있고 향후 강화 시켜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측은 이와 관련, 국민연금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에서 투자에 ESG요소를 고려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올 대형 M&A 절반이 'ESG 테마'

올해 국내에서 이뤄진 5000억원 이상 빅딜 인수합병(M&A)의 핵심 테마는 ESG 중 E(Environment)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제신문은 “ESG 관련 내부 역량을 단시간에 끌어올리기 위해 환경 관련 업체를 사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거래액 5000억원 이상 국내 M&A는 총 12건 있었는데, 이중 5건이 ESG 딜인 것으로 해석했다. SK건설이 지난달 환경 폐기물 플랫폼 EMC홀딩스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폐수 처리부터 폐기물 소각·매립까지 담당하는 기업을 인수함으로써, 친환경 전략을 강화하기 위함으로 볼 수 있다.

2차전지(배터리) 업체들의 몸값이 비싸진 것도 ESG 열풍 덕분이라고 봤다. 배터리는 전기자동차의 핵심부품으로,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전기자동차 시장이 확장되면서 ‘ESG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다. 최근 두산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물로 나온 동박(전지박) 제조사 두산솔루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두산솔루스 인수전엔 롯데, LG 등의 대기업을 비롯해 KKR 칼라일 TPG 등 글로벌 사모펀드(PEF)까지 인수 의향을 밝히며 관심을 끌었다.

김수민 유니슨캐피탈 대표는 “연기금을 비롯한 출자자들이 ESG를 강조하면서 M&A 시장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며 “인수 대상 기업을 결정할 때도, 인수 후 해당 기업의 몸값을 높이는 과정에서도 ESG를 신경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사업부 평가때 'ESG 성적'부터 따진다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이 이르면 내년부터 ESG를 사업장 평가 기준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한국경제에 따르면, 애플 등 글로벌 기업과의 거래 규범으로 ESG가 확산되면서 선제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DS부문 고위관계자는 “신기술과 매출, 수익성만큼 중요한 것이 ESG”라며 “개별 사업장이 아무리 돈을 잘 벌어도 환경, 인권 등에서 낮은 평가를 받으면 총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지속가능경영사무국이 평가하는 항목은 환경과 노동·인권, 사회공헌, 공급망, 이해관계자 등 5개 분야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ESG 경영에 나서면서 이 같은 분위기가 경제계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낸 기업은 136곳으로 3년 전보다 6곳 늘었으며, 올해는 이미 110곳이 보고서를 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보고서 발간은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면 되지만 대부분 의무사항으로 받아들이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