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의 ‘진화 로드맵’ 승인 임박…미국 정부 ‘개혁 강도 높여야’ 압박
전 세계 공통 과제 대응을 위한 자금 확대가 핵심
미국 정부가 세계은행(World Bank)의 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지난 3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세계은행은 다가오는 10년간 기후위기 등 전 세계의 위험 최소화에 연간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한편 미국 정부는 세계은행의 정책을 지지하지만, 이보다 적극적인 변화를 요구하며 압박할 것으로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미국 재무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다음 주 예정된 세계은행 내부 연례 회의에서 개혁안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세계은행 임원들은 추가적인 개혁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 주에 세계은행에서 승인을 앞둔 ‘진화 로드맵(Evolution Roadmap)’에는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의 대출 용량을 약 20% 늘리도록 허용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미국은 세계은행의 최대 주주로, 지난 수개월 동안 세계은행에 기후위기·전염병 등 전 세계적인 문제에 개발도상국들이 대응할 수 있는 자금을 제공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밝혔다.
세계은행은 지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전 세계 공공 부문에 약 1000억달러(약 131조원)를 투입했지만, 개발도상국과 민간 부문이 완전히 문제를 해결하려면 연간 2조4000억달러(약 3150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로이터통신은 밝혔다.
미국 정부, '진화 로드맵은 세계은행 개혁의 시작일 뿐'
미국 조 바이든(Joe Biden) 행정부는 세계은행에서 지난 1월에 발표한 '진화 로드맵'을 ‘핵심적인 개혁 이전의 시작 단계’로 보고, 오는 10월 이전에 세계은행에서 추가적인 개혁안을 도입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모로코의 싱크탱크인 신남방정책센터(the Policy Center for the New South)의 카림 엘 아이나위(Karim El Aynaoui) 회장은 "이전부터 세계은행과 다자간 개발은행은 개혁을 진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아프리카와 개발도상국의 입장을 더 많이 반영해야 한다"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카림 회장은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출범하고, 세상이 파편화되면서 시대는 위험을 마주했다”며 “세계가 힘을 합쳐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전 세계적인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세계은행은 "가난을 종식하고 전 세계가 함께 번영하는 방향이 세계은행의 핵심적인 목표"라며 "프로그램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측정 도구를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세계은행은 대차대조표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추가적인 민간 자본도 유입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선 세계은행에 ‘자본 요건을 완화해 추가적으로 자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시행토록 권고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세계은행에 G20의 권고를 이행하도록 압박을 이어나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밝혔다.
미국은 민간 자본을 동원하기 위해 미주개발은행(Inter-American Development Bank) 등 다자간 개발은행과도 세계은행 개혁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