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세계 주요 도시, 화석연료 투자 중단 선언

2020-10-19     김효진 editor
C40 세계도시 기후정상회의를 통해 뉴욕 등 세계 주요 12개 도시는 코로나19 경기 회복 가운데 석유화학 관련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공동 선언했다./ C40 홈페이지

지난달 22일, 세계 주요 12개 도시는 C40 세계도시 기후정상회의(C40 Large Cities Climate Summit)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을 가속화하고 생태계 회복을 촉진하려는 목적으로 화석연료 기업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고 재생가능한 에너지 투자를 확대하기로 공동 선언했다.

선언에 참여한 도시는 베를린(독일), 케이프타운, 더반(남아프리카 공화국), 런던, 브리스톨(영국), 밀라노(이탈리아), 벤쿠버(캐나다), 뉴욕, 로스앤젤레스, 뉴올리언스, 오슬로, 피츠버그 (미국)이며, 이 12개 도시의 전체 인구수는 3600만 명에 이른다. 

특히, 이 12개 도시들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경기 둔화 가운데 친환경을 고려한 경제 회복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석유화학과 관련된 투자 중단 선언에 참여했다. '에너지정책추적(Energy Policy Tracker)'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복구 자금으로 약 2000억 달러(229조2000억원)의 투자가 석유화학 기업에 이뤄지도록 예정돼있지만, 이는 기후변화를 더 가속화시킬 수 있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주요 12개 도시는 코로나19 회복 가운데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킬 수 없다는 뜻과 더불어 재생가능한 에너지 투자의 높은 수익률에 집중해, 선언에 보다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보였다. 

국제사회는 국가를 넘어 도시 차원에서의 화석연료 투자 중단 선언은 기후변화 대응 접근이 보다 더 확대되는 것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더 나아가, 지속가능성 미디어 플랫폼인 트리플펀딧(Triplepundit)은 12개 도시 중 피츠버그와 뉴올리언스의 선언 참여에 반색했다.

먼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속해있는 피츠버그는 많은 양의 천연가스 매장지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오래전부터 피츠버그는 천연가스, 석탄, 원자력에 기반한 전력 의존도가 높았으며, 재생가능한 에너지 사용 비율은 4%에 불과했다. 하지만, 피츠버그와 더불어 펜실베이이니아주 전역은 다른 주에 비해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2004년부터 재생가능한 에너지 목표를 수립해 왔다. 2004년도에 수립한 목표는 2021년까지 전체 전력 중 18% 전력을 재생가능한 에너지에서 확보하는 것이었고, 2018년에는 탄소 배출량을 2050년까지 80%가량 줄이는 행동계획 목표를 추가로 수립했다. 하지만, 이번 선언을 통해 피츠버그는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기로 결정해,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또한, 루이지애나주의 최대 도시인 뉴올리언스는 미국 총 석유 매장량과 생산량의 약 1%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천연가스 생산량과 매장량이 각각 9%와 7%에 이를 만큼 화석연료 중심지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따라, 1인당 에너지 소비에 있어 석유 및 가스 사용에 의존도가 높은 3대 주로 꼽힐 뿐만 아니라, 재생가능한 에너지 사용 비율도 4% 수준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2005년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폭풍인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강타한 이후, 뉴올리언스는 기후변화 대응에 관심을 두기 시작해왔다. 많은 과학자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 뉴올리언스를 초토화한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발생 원인이 기후변화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뉴올리언스의 기후변화 대응 계획은 불과 3년 전에 구체화 되기 시작했다. 2017년, 뉴올리언스는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탄소 배출량을 50% 감축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런데, 올해 2월 뉴올리언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더 적극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나섰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회복에 있어 화석연료 투자 중단 선언까지 동참해 주변 도시와 언론으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이와 같이, 석유연료의 의존도가 높은 도시들의 탈석탄 목표와 더불어 석유화학 기업에 투자를 중단한다는 선언에 따라, 앞으로 전 세계 도시들의 친환경 움직임이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C40 세계도시 기후정상회의’는 2005년 켄 리빙스턴(Ken Livingstone) 런던 시장의 제안으로 전 세계 18개 대도시 대표들이 기후변화에 공동 대응하자는 취지에서 설립된 모임이다. 특히, 2009년에는 서울에서 정상회의가 진행되어, 도시들의 기후변화 대응 성과와 상황을 점검하고, 신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효율화 기술개발 등이 활발히 논의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