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에너지부는 왜 태양광기업 선노바에 4조원을 대출해줬나
소외 지역에도 가상발전소 위한 투자
미 에너지부(DOE)에서 주거용 태양광 기업인 선노바 에너지(Sunnova Energy)의 옥상 태양광 시스템 사업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해 최대 30억 달러(약 4조원) 규모의 대출 보증을 제공하겠다고 지난 20일(현지시각) 밝혔다.
대출 보증 소식이 전해지고 선노바의 주가는 지난 19일 15.83달러(약 2만원)에서 다음날 18.19달러(약 2만4000원)로 약 15% 급등했다.
미 에너지부는 전력 부문의 탈탄소화 대책으로 오는 2035년까지 미국 내 11만5000여 가구에 태양광 설치 비용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밝혔다. 미 에너지부는 가정 내 태양광 설비를 확대해 점차 재생에너지에 대한 접근성과 전력망의 탄력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밝혔다.
이번 미 에너지부의 대출 보증은 미국 조 바이든(Joe Biden) 행정부의 정책 노선 내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소외된 지역사회에 재생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한 자금 지원의 일환으로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미 에너지부는 선노바 에너지에 대한 대출을 보증하는 조건으로, 고객의 전력 사용량을 추적하는 선노바 에너지의 ‘어댑티브 홈(Adaptive Home)’ 기술을 사용하도록 요구했다. 이 기술은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관리해 사용자의 에너지 비용을 절약하고, 전력망의 에너지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고 카나리미디어는 분석했다.
한편 전력 사용량이 추적 가능해야 향후 가상발전소(VPP, Virtual Power Plant)를 통해 소규모 에너지 발전·저장 시설을 용이하게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가상발전소는 태양광 전지·배터리·EV 충전기·대규모 발전소의 전력망처럼 소규모의 에너지 발전소를 통합해 제어하는 소프트웨어다. 가상발전소는 폭염이나 허리케인 등 유사시에 전력 공급을 원활하게 유지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가상발전소는 지난 몇 년간 미국 내에서 자연재해를 경험한 캘리포니아, 하와이, 메사추세츠, 뉴욕, 텍사스 등 지역에서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고 카나리 미디어는 보도했다. 한편 소규모 발전 설비를 도입한 주민들은 대개 개별적으로 구입할 여력이 있는 부유한 계층에 한정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 로렌스 버클리 국립연구소(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는 태양광 채택률 측면에서 평균 소득 이하의 가구는 부유한 계층보다 낮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태양광 설비 관련 기업에서도 저소득의 신용도가 낮은 고객에게 저렴하게 대출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던 탓에,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태양광 설비를 판매해왔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출 보증이 확정되면 선노바 에너지는 ‘프로젝트 헤스티아(Project Hestia)’를 개시해 소외된 지역사회의 태양광 설비 도입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카나리미디어는 보도했다. 사업명으로 사용된 헤스티아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가정·건강·환대의 여신에서 비롯됐다.
선노바 에너지의 CEO인 윌리엄 버거(William Berger)는 성명을 통해 “미 에너지부의 자금 조달은 미국 내 태양광 설비의 도입을 가속할 것”이라며 더불어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지역사회의 에너지 공급, 신재생에너지의 가용 범위 확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선노바 에너지는 이번 대출 보증으로 기업 내 대출금으로 인한 이자 지출을 줄일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