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LNG 공동구매 플랫폼 열려...의회선 메탄 규제안 표결
유럽연합(EU)은 지난 25일(현지시각) 가스의 공동구매 플랫폼인 ‘애그리게이트 EU(Aggregate EU)’를 개장했다고 전했다.
애그리게이트 EU는 가스의 공동구매 수요를 취합하여 계약 협상부터 체결까지 진행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EU는 러시아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LNG 확보에 나서고 있는데, 이 플랫폼은 이러한 EU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활용된다.
유럽이 LNG 확보를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지만, LNG에서 발생하는 메탄 문제도 EU내에서 지적되고 있다. 유럽의회의 환경과 산업 위원회는 26일(현지시각) 집행위가 지난 12월 제시한 메탄 규칙 합의안에 대해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EU의 가스 거래 플랫폼…러시아 주변국도 참여
기업이 LNG 및 가스의 공동구매에 참여하려면, 다음 달 초까지 플랫폼에 필요한 가스 수요를 등록해야 한다. 러시아가 소유했거나 참여하고 있는 공급업체는 공동구매 플랫폼에서 전면 배제된다.
판매자도 플랫폼에 희망하는 판매 물량을 입력할 수 있고, 신청 기한이 마감되면 수요와 공급량이 맞는 구매자와 판매자가 협상하여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EU집행위원회는 6월경 첫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동구매는 앞으로 1년간 두 달에 한 번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집행위는 애그리게이트 EU를 통해 겨울에 필요한 가스를 낮은 가격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플랫폼에는 EU 회원국과 인접국인 우크라이나, 코소보, 북마케도니아, 몰도바 국적 업체들도 참여하여 가스를 구매할 수 있다. 이는 러시아 주변국이 가스를 확보하여 러시아를 견제할 방안으로 마련된 것으로 분석된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애그리게이트 EU에 참석한 사례도 등장했다.
우크라이나 국영 에너지기업 나프토가스(Naftogaz)는 지난 25일(현지시각) 애그리게이트 EU에 등록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올렉시 체르니쇼프(Oleksii Chernyshov) 나프토가스 CEO는 “유럽의 가스 시장에 참가해 우크라이나의 가스 저장 시설에 저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입업체의 메탄 배출량도 확인…검증 주기도 단축
유럽의회의 환경과 산업위원회는 집행위원회가 제안한 메탄 규제안에 찬성표 114표, 반대 15표, 기권 3표로 압도적인 찬성 의지를 표명했다.
이 규제안은 내달 8일부터 11일까지 열리는 의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며, 의회 문턱을 넘으면 이사회와 협상에 들어가게 된다.
메탄 규제안은 유럽이 LNG 확보에 발 벗고 나서면서, 발생할 수 있는 메탄 누출을 방지하기 위해 제시됐다. 메탄은 이산화탄소 다음으로 지구 온도 상승에 영향을 주는 온실가스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2월 ‘글로벌 메탄 추적기 2023’이라는 보고서에서 인간 활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메탄의 40%가 석유, 석탄 및 가스의 추출과 운송 중에 발생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메탄 규칙의 관건은 적용 범위를 수입하는 연료에서 발생하는 메탄 배출량으로 확대할지 여부다. 유럽 현지미디어 유랙티브에 따르면, EU는 천연가스 소비량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데, 메탄 배출의 범위나 원산지에 대한 정보가 없다.
유타 파울루스 유럽의회 의원은 투표가 끝난 후 “유럽이 사용하는 화석연료의 80% 이상을 수입하기 때문에 메탄 규칙을 에너지 수입에도 적용하는 것이 필수”라며 “메탄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야심 찬 조치가 없다면 유럽은 기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회는 투표를 통해 2026년부터 석탄, 석유 및 가스 수입업체도 메탄 배출에 관해 EU와 동일한 요구사항을 준수하고 있는지 입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메탄 누출의 감시와 화석연료 인프라의 정비에 대한 정기 검증 기간을 더 자주 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집행위 합의안은 초안에서 정한 3개월의 검증 주기를 6개월로 연장한 바 있다. 의회는 가스 인프라 시설 운영자는 시설에서 메탄 누출이 확인되는 즉시 혹은 최대 5일 이내에 해당 부품을 교체하거나 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 산업계와 환경단체들은 의회 위원회의 결정을 환영했다. 가스업계 산업단체인 유로가스(Eurogas)는 유랙티브에 “유로가스도 비슷한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며 “메탄규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환경연구기관인 청정 대기 태스크포스(CATF, Clean Air Task Force)는 “메탄 저감을 전 세계의 화석 연료거래에 통합할 수 있는 중요한 선례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고, 메탄 누출을 줄이면 유럽의 단기적인 에너지 부족을 해결하는 동시에 전 세계의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