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클레이스, 7월부터 공급망 삼림벌채 신규지침 강화, 석탄 자금조달에도 손 뗀다
유럽연합의 공급망 실사법 의무화가 눈 앞에 다가옴에 따라, 금융권에서도 공급망에서 벌어지는 삼림벌채에 대한 규정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영국의 대형은행인 바클레이스 은행은 오는 7월 1일부터 삼림벌채에 관한 새로운 정책을 실시하는데, 여기에는 쇠고기 생산과 수입에 연관하여 남미의 공급망에서 벌어지는 삼림벌채를 금지하려는 규정이 담겨있다고 로이터가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바클레이스 은행은 세계 최대 육가공 전문업체인 JBS의 주요한 금융투자기관으로서, NGO 활동가들에게 핵심 타깃이 되어왔다. JBS는 아마존의 삼림 벌채로 인해 NGO로부터 비판을 받아온 핵심 기업 중 하나다. 지난해 12월 연방 검찰의 감사에 따르면, JBS가 파라 주에서 사들인 소의 거의 17%가 불법 삼림 벌채와 같은 ‘부정 행위’가 있는 목장에서 왔다고 한다.
비영리 단체 뱅크트랙(BankTrack), 피드백 글로벌(Feedback Global), 마이티 어스(Mighty Earth)의 연구에 따르면, 바클레이스 은행은 2015년과 2022년 사이에 JBS 및 자회사에 67억 달러(약 9조원)의 금융을 제공했다고 한다.
바클레이스 은행은 로이터에 보낸 성명서에서 "브라질에서 쇠고기를 생산하거나 1차 가공작업에 종사하는 업체에 대한 실사 및 감독을 강화하고 있으며, 2021년 이후 이러한 삼림벌채와 연관된 기업에 자금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삼림벌채를 둘러싼 압력은 두 가지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 하나는 EU의 공급망 실사법 의무화 규정 및 지난해 12월 EU 의회가 '삼림벌채 관련 상품 수입 금지법'을 통과시키면서 EU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삼림 벌채 및 황폐화와 관련없음을 보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지난해 12월 유엔 생물다양성협약에서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한 합의 이후, 자연자본에 대한 기업의 관심을 확대하려는 압력이 늘고 있는 점이다.
로이터에 의하면, 올 3월까지 아마존 열대 우림지역의 삼림벌채는 지난해보다 14% 늘어났다. 바클레이스 은행은 7월 적용될 신규 지침에서 "2008년 이후 개발되거나 재조성된 아마존 지역에서 쇠고기를 생산하거나 1차 가공하는 것을 금지해야 한다"는 것을 명문화했으며, "아마존, 브라질 세라도, 차코 생물군계를 포함한 삼림벌채 위험이 높은 지역에서 2025년까지 공급망의 추적이 완벽하게 갖춰진 남미 쇠고기 공급사슬을 약속해야 한다"고 이 문서를 본 로이터가 밝혔다.
또한 기업들은 2025년 12월까지 삼림 벌채가 없는 쇠고기를 모니터링, 검증 및 보고하고 운영 및 공급망 전반에 걸쳐 인권을 존중하는 정책적 약속을 해야한다.
바클레이스, 2030년까지 1조 달러의 지속가능한 전환 자금 조달 촉진
한편, 석유와 가스, 석탄 산업에 대한 자금 조달을 중단하라는 압력이 강해지면서 바클레이스 은행은 석유와 가스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조달을 중단하고 석탄 산업을 포함해서 배출 집약적 에너지 부분에서 손을 떼기 시작했다고 ESG투데이가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NGO 쉐어액션(ShareAction)이 이끄는 투자자 연합이 3일 연례 총회에서 바클레이즈 은행에게 신규 석유와 가스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조달을 중단하고 고객의 기후 전환 계획을 평가하기 위한 은행의 계획을 구체적으로 요구하자 이에 상응하는 조치로 나온 것이다. 바클레이스는 2030년까지 1조 달러의 지속가능한 전환자금을 조달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바클레이스 은행이 이런 조치를 취하게 된 배경에는 세계 최대 화석연료 금융회사 중 하나인 HSBC의 조치가 앞서 있었다. HSBC은행 역시 쉐어액션이 나서서 HSBC의 행동을 이끌어 냈다.
HSBC은행의 조치는 BNP파리바, 크레디트 아그리콜, 도이체방크, 소시에테 제너럴, 바클레이즈 은행에게도 같이 발송된 서한에 상응하는 조치였다. HSBC의 새로운 정책은 BBVA, ING, 로이즈 뱅킹 그룹, 유니크레디트를 포함한 다른 주요 유럽 은행들도 유사한 약속을 하도록 이끌었다.
쉐어액션의 은행 프로그램 책임자인 진 마틴(Jeanne Martin)은 "이러한 투자자 지원 편지는 넷제로 약속을 한 은행들에게 경종을 울릴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이 은행들이 새로운 석유와 가스에 대한 자금 조달을 되돌리기 위해 곧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증가하는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IEEFA 보고서, 200개 이상 금융기관이 석탄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발표
한편, 석유와 가스 뿐만 아니라 석탄 산업에 대해서도 세계 금융권이 멀리하기 시작했다고 에너지경제및금융분석연구소(이하 IEEFA)가 4일(현지시각) 보고서를 통해 발표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로이터에 의하면, 석탄 부문의 기록적인 수익에도 불구하고 석탄 배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IEEFA에 따르면 전 세계 200개 이상의 금융 기관이 석탄 투자를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는 2019년 4월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기후 조치가 활기를 띠고 있음을 시사한다.
IEEFA는 상업 은행, 글로벌 자산 관리자, 보험 및 재보험 회사, 연기금, 중앙 은행, 개발 대출 기관 및 기타를 포함한 금융 기관의 공식 석탄 정책을 검토했다.
석탄 산업에 대한 규제 증가는 지난 1년간 관련 산업에서 기록적인 이익이 발생한 가운데 이루어졌다. 아시아는 석탄을 금지하는 금융 기관의 수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10개에서 41개로 크게 증가했다. 한편 유럽의 대출 기관과 보험사들은 다른 지역보다 더 엄격한 정책을 세우고 있다고 IEEFA는 밝혔다.
대부분의 금융 기관은 석탄 화력 발전소와 화력 석탄 채굴에 대한 투자를 제한하지만, 점점 더 엄격해지는 규제는 모든 금융 서비스와 제품을 대상으로 한다. IEEFA는 "기업 금융, 프로젝트 금융, 인수 및 투자와 관련된 더 강력한 제한이 석탄 가스화, 초임계 석탄 발전소, 철도 및 항만 인프라용 석탄과 같은 더 광범위한 석탄 활동으로 확장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