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신축건물의 화석연료 사용금지 통과한 첫 번째 주
뉴욕주가 신축 건물에서 화석연료 연소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미국 최초의 주가 될 예정이다.
가스연료 보일러나 난로 대신 히트펌프와 같은 기후 친화적인 기기의 이용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다. 이로써 캘리포니아와 워싱턴을 비롯한 다른 주들은 건물의 전기화를 위한 자체적 건축 법규를 사용한 반면, 뉴욕은 건축물의 넷제로를 위한 법을 통과시킨 첫 번째 주가 된다.
뉴욕시에서 건축물은 온실가스 사용의 약 70%를 차지한다. 이번 금지를 통해 2030년까지 태양광, 풍력, 수력과 같은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에서 전력의 70%를 얻고, 2040년까지 전기 부문에서의 넷제로를 달성한다는 뉴욕주 요구 사항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은 오는 2026년 7층 이하의 신축 건물에 대해 먼저 도입되어, 2029년 고층 건물로 확대 시행될 전망이다. 몇 주간의 협상 끝에,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와 주의회 의원들은 지난주 이 규제 법안을 2290억달러(약 303조9000억원)의 주 예산안에 포함시켰다. 법을 제정하기 위한 최종 투표는 이번 주 이뤄질 예정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2020년 뉴욕은 주 전체 발전량의 46%를 천연 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며 미국에서 6번째로 많은 천연 가스를 소비한 주였다. 2021년에는 주거 부문이 뉴욕 주민들에게 공급되는 천연가스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청정 에너지 비영리 단체인 RMI의 연구에 따르면, 이번 법안으로 뉴욕은 2040년까지 최대 610만 미터톤의 탄소 배출을 방지할 수 있다.
한편 이 법은 비상용 백업 발전기, 세탁소 및 상업용 주방을 면제로 규정하고, 가스로 작동하는 가전제품을 사용 중인 기존 주거지역 또한 적용되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이 규제는 뉴욕주 전체 배출량의 약 32%를 차지하는 기존 건물의 배출량 감소에는 영향이 없을 예정이다.
비정부기구 푸드&워터워치(Food & Water Watch)의 알렉스 보샹은 “뉴욕주는 화석 연료에 대한 미국의 중독을 종식시키는데 앞장서고 있다”고 말하며 “이제 나머지 국가가 이러한 선례를 따라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뉴욕 올버니에서 열린 예산 연설에서 캐시 호컬 주지사는 “우리의 예산은 야망과 헌신으로 이 순간을 타개할 국가 주도의 기후 행동을 우선시한다”고 전했다.
각 단체 간 법안에 대한 반응는 극명하게 갈렸다. 환경 단체들은 뉴욕의 새로운 법안의 입안을 환영한 한편, 공화당은 신축 건물에서 가스 사용을 금지하는 것을 연방정부의 과잉행동이라며 크게 비난했다. 시에나 대학의 여론 조사원 스티븐 그린버그는 “민주당은 향후 몇 년 안에 신축 건물의 건설에서 화석 연료 연소 장비를 금지하는 호컬의 제안을 강력하게 지지하지만, 공화당과 무소속 의원들은 반대 입장을 강하게 내비치고 있다”고 전했다.
석유 및 가스 회사, 노동조합과 사업 단체들은 법안이 가스를 사용하는 건물들에 비해 열을 위해 전기를 사용하는 건물들에 더 높은 비용을 유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전을 유발할 수도 있는 전력 수요의 급증도 이유로 들었다.
또한 뉴욕의 화석연료 금지 법안은 법적인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미국의 연방 항소 법원은 미국 연방법이 시 규정을 우선한다고 말하면서 캘리포니아주 버클리 시가 신축 건물에 천연가스 사용을 금지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샌프란시스코, 산호세, 시애틀과 매사추세츠주의 캠브리지를 포함한 12개 이상의 다른 도시와 카운티의 천연가스 규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편 텍사스와 애리조나를 포함한 주들은 소비자들이 그들의 에너지원을 선택할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이유로 도시들이 천연가스 금지를 시행하는 것을 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