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핵융합 스타트업' 헬리온과 계약 체결…핵에너지로 전력 공급받는 시대 오나?
지난 10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핵융합 스타트업 헬리온(Helion)과 2028년 전력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헬리온은 2013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자기관성 핵융합(MIF)' 기술을 사용해 2030년까지 전기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 기업이다. 챗 GPT 를 개발한 오픈AI(OpenAI)의 설립자 샘 알트먼(Sam Altman)도 이 스타트업의 초창기 멤버로 활동했다. 이후 헬리온에 5억달러(약 6609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탄소 전력에 관심을 보여온 MS는 헬리온을 이전부터 주목해왔고, 2028년부터 헬리온을 통해 상업용 전기를 공급받기에 이르렀다. 핵융합 에너지를 이용한 첫 번째 전력 구매 계약으로 헬리온과 핵융합 산업 전체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헬리온의 첫 번째 핵융합 발전소는 2028년 가동될 예정이며 약 50메가와트의 발전 용량을 MS에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MS의 대변인은 콘스텔레이션 에너지(Constellation Energy)가 송전을 관리할 것이며 이렇게 전달된 전력은 특정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 센터 시설에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MS가 핵융합에 주목하는 이유
사실 핵융합은 그동안 미국 정부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셰브론 등 대기업들의 주목을 받아왔다.
핵융합 에너지는 태양에너지의 원리인 핵융합 반응을 '인공태양'이라 불리는 핵융합 장치를 통해 구현하는 것으로, 물에서 발견되는 중수소와 중수소 원자 융합의 산물인 헬륨-3을 연료로 사용해 에너지를 생산한다. 이 과정에서 탄소가 배출되지 않아 지속가능한 에너지로 여겨진다.
MS는 2020년에 탄소 중립 전략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2025년까지 전력 공급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2030년까지 탄소를 제거하는 목표가 포함되어 있다.
이후 다양한 이니셔티브, 전략 및 투자를 활발히 진행해왔으며 다른 대형 IT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전력 구매 계약을 통해 청정에너지를 왕성하게 구매했다. 블룸버그 NEF(BloombergNEF)는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마존(Amazon)과 메타(Meta)에 이어 세 번째로 재생 에너지를 많이 구매한 것으로 분석했다.
핵융합 투자는 탄소 무배출 전력망을 위한 것
MS는 이전부터 무탄소 에너지에 주목해왔다. MS가 말하는 무탄소 에너지에는 수력, 원자력 및 재생 에너지가 포함된다. 그중에서 MS가 원자력 에너지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탄소 전력망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MS는 지난 10일(현지시간) '2022 환경 지속 가능성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MS의 전체 비즈니스가 전년 대비 18% 성장했지만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전보다 훨씬 줄은 0.5%로 나타났다”라고 전했다. 이 비율에는 스코프 3가 포함된다. 스코프 1과 2의 경우 2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보다 개선된 결과다.
보고서가 발표된 같은 날, 마이크로소프트의 CSO 멜라니 나카가와(Melanie Nakagawa)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탄소 중립으로 가기 위해선 절대 혼자 갈 수 없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나카가와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오기 전 대통령 특별보좌관이자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기후 및 에너지 선임 이사를 역임했으며 지난 1월 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 지속가능성 책임자(CSO)로 임명된 인물이다.
이어 “MS는 운영하는 전력망에 무탄소 에너지를 더 많이 공급하기 위해 장기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라며 “재생 에너지를 가장 많이 구매하는 기업 중 하나로서, 공급을 다양화하고 확대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헬리온과의 협력을 예로 들었다.
나카가와는 "MS가 탄소 중립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것은 전 세계가 청정에너지로 전환하는 것과 상호 연관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초가 마련될 때까지 진행이 느린 것처럼 보이겠지만 마라톤 훈련처럼 결승선에 도달하려면 집중, 계획 및 인내가 필요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무탄소 전력에 대한 기준이 없다며 탄소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 인프라 발전, 더 넓게는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규제 기관, 비정부 기구 및 기타 기업과의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전했다.
헬리온의 CEO인 데이비드 커틀리(David Kirtley)는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2028년 계약에 대한 내용을 지금 발표를 하는 이유는 규제 당국 및 전력 유틸리티와 협력하여 지금 당장 이를 인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5년이라는 시간도 전력망에 연결되기에는 짧은 시간이다.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