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Insight⑨】아마존 13%, GE 15.7%가 녹색매출... EU 택소노미 따른 기업별 녹색 분류는?

FTSE 러셀, 'EU 택소노미' 분류에 따라 GE, 코닝, 아마존, 토탈 등 4개 기업 케이스스터디 2022년부터 EU택소노미 따른 공시 의무화 우리나라는 한국형 택소노미 연말까지 가이드라인 마무리

2020-10-20     박란희 chief editor
2020년 3월 발간된 EU 택소노미의 최종 리포트/ EC

 

GE(제너럴 일렉트릭) 사업에서 과연 몇 퍼센트(%)나 녹색으로 분류될 수 있을까. 최근 FTSE 러셀(Russell)이 낸 보고서에 따르면, GE 매출의 약 15.7%가 녹색으로 분류된다. 8개 사업부문 중 저탄소 기술을 이용한 발전부문(6%), 풍력 및 수력발전 등 재생에너지(7.5%), 저탄소 운송 인프라(0.7%), 데이터 기반 기후변화 모니터링솔루션(0.1%), LED 기술 활용한 조명부문(1.4%) 등 총 15.7%만이 녹색이라는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EU 택소노미(Taxonomy)에서는 석유 및 가스, 헬스케어, 캐피털 부문은 녹색활동으로 간주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GE는 탄소배출의 중요한 원천인 항공기 엔진을 제조하는데, 최신모델의 경우 에너지효율을 10% 향상하고 연비를 2% 개선했다. 하지만 EU 택소노미에서는 항공 산업과 관련한 경제활동의 기준과 목록이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FTSE 러셀은 자체적으로 녹색산업을 분류하는 GRCS(Green Sevenue Classification System)모델을 갖고 있는데, GE 항공의 에너지 효율과 연비 향상의 경우 업계의 관행이기 때문에 녹색으로 분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GE 전체 매출 중 녹색은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GE의 경우 EU 택소노미에 따르면 15.7%가 녹색 매출로 분류된다./FTSE 러셀

 

2022년 유럽 대기업 비재무공개지침에 EU 택소노미 의무 적용

택소노미(Taxonomy)는 향후 그린뉴딜 정책에서 가장 핵심 사안으로 꼽힌다. 무엇이 녹색인지 아닌지 분류해주는 기준이기 때문이다. EU의 경우 지난 3월에 EU 택소노미에 관한 최종 보고서가 발간됐고 2021년 파일럿을 거쳐, 2022년 의무규정이 적용된다. 우리나라도 환경부 주도로 한국형 택소노미(K-택소노미)에 관해 올 연말까지 가이드라인을 확정키로 했다. 

택소노미가 무서운 이유는, 이제 ‘그린 워싱(Green Washing, 환경으로 가장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택소노미가 되면, 기업의 ESG 정보 중 환경과 관련한 정보가 모두 디지털화되고, 이로 인해 비교 가능하고 추적 가능해진다. 각각의 동일한 기준에 따라 수집된 기업의 환경 데이터는 투자 및 금융기관에서 다양한 형태로 친환경 금융상품을 설계할 수도 있고, 라벨링을 붙일 수도 있다.

 

"기업 30% 미만 정도만 투자자 정보 제공 가능한 공시해" 

이 가운데 최근 발간된 FTSE 러셀 보고서는 기업별 택소노미 분류체계에 따른 ‘케이스 스터디’ 자료를 보여주고 있다. EU택소노미 기술전문가그룹에 참여한 FTSE 러셀은 “50개 선진국 및 신흥국의 6000여개 주식이 GRCS에 의해 평가되는데, 이 중 3000여개 기업이 친환경(녹색) 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현재 친환경 매출을 지닌 기업의 30% 미만 정도만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의 세부 공시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FTSE 러셀은 이번 보고서에서 자체적인 녹색분류시스템인 GRCS(Green Sevenue Classification System)를 이용해, 기업을 분석했다. GRCS의 경우 EU 택소노미와 정확하게 일치하지는 않지만, 상당 부분 겹친다. FTSE 러셀은 EU 택소노미의 6가지 환경목표에 ‘지속가능하고 효율적인 농업’을 포함해 총 7가지 환경목표를 바탕으로 10개 부문, 64개 하위 부문, 133개 세부 부문으로 나뉘어 기업 데이터를 관리, 평가한다. 때문에 EU 택소노미 적용을 확인 및 점검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EU 택소노미와 연계된 녹색 매출을 구분해내는 방법/FTSE 러셀

 

코닝, 아마존, 토탈 4개 기업 녹색 매출은 몇 %일까

보고서에는 GE, 코닝(Corning), 아마존(Amazon), 토탈(Total) 등 4개 기업의 EU 택소노미 분류 사례가 나온다.

소재과학 분야의 세계적 기업 코닝은 현재의 EU 택소노미에 따르면 녹색 매출이 제로다./FTSE 러셀

소재과학분야의 세계적인 기업 코닝은, 현재의 EU 택소노미에 따르면 녹색 매출이 제로(0)다. 생명과학, 특수재료, 광통신 및 디스플레이 기술 분야는 명확한 환경적 편익이 없으므로 FTSE 러셀 GRCS나 EU 택소노미에서 녹색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다만, 환경기술 부문 중 운송 오염 제어시스템을 위한 세라믹 기판, 필터 제품 제조 등의 분야는 FTSE 러셀에서는 녹색매출로 기록돼 11.31%를 차지한다. 하지만 EU 택소노미의 경우 현재 기후변화 완화 및 적응만을 다루고, 교통운송수단으로 인한 오염 관련한 경제활동은 포함하지 않고 있다. 보고서는 “향후 택소노미에서 ‘오염 예방 및 통제’는 향후 포함될 수 있는 영역”이라고 했다. 

 

아마존의 경우 13%가 녹색 매출로 분류됐다./FTSE 러셀

아마존은 어떨까. 아마존이 제공하는 컴퓨팅, 스토리지 및 기타 데이터 서비스를 포함한 AWS(Amazon Web Services) 부문은 전체 매출의 11%를 차지한다. 이 클라우드 컴퓨팅 활동은 모두 녹색으로 간주된다. 아마존 매출의 60.7%를 차지하는 북미시장, 28.3%를 차지하는 인터내셔널의 경우 소매판매와 온라인 상점을 통한 매출이어서 뚜렷한 환경적 편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아마존은 2017년 인수한 유기농 식료품업체인 홀푸드마켓을 인수해, 이 매출이 아마존 전체 매출의 1.99%로 추정되면서 아마존의 녹색 부문에 포함된다. 이 둘을 더하면 아마존의 경우 전체 매출 중 약 13%가 녹색으로 분류됐다.

 

석유화학기업 토탈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1.4%만이 녹색으로 분류됐다./FTSE 러셀

석유화학기업 토탈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1.4%만이 녹색으로 분류됐다. 토탈의 5개 사업부문 중 3개(탐사 및 생산, 정제, 화학 사업 등)은 탄소 배출이 많고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EU 택소노미에서 제외된다. 토탈은 선파워(SunPower), 쿼드란(Quadran), 그린 플렉스(Green Flex) 등 청정에너지기업을 인수함으로써 녹색 부문 매출을 늘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재생에너지(태양광, 풍력, 수력, 바이오에너지)에서 1.05%, 에너지 효율 서비스 0.2%, 하이테크 배터리 매출 0.19%를 합해 1.44%가 녹색 부문 매출이다. 보고서는 “토탈이 기존 서비스에 전기차, 수소 충전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는 저탄소 운송 시스템의 중요 부분을 차지하지만, 이 서비스에서 발생하는 매출을 확실히 추정하기 위한 정보가 제한돼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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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택소노미, 무엇이 담겼나

EU의 경우 이미 몇 년 전부터 택소노미 의무적용을 위한 준비를 해왔다. 유럽위원회는 2018년 3월 EU의 지속가능금융 10대 액션플랜 중 가장 중요한 과제로, 택소노미를 꼽은 이후 정부와 민간기업, 금융투자업계, 시민사회 등 35곳이 멤버로 참여해 ‘EU 지속가능금융 기술전문가그룹’(TEG, Technical Expert Group)이 만들어졌다. 올해 3월 발표된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친환경 인정분야는 6가지다. 1)기후변화 리스크 완화 2)기후변화 리스크 적응 3)수자원 및 해양생태계 보호 4)자원순환 경제로 전환 5)오염물질 방지 및 관리 6)생물다양성 및 생태계 복원 등이다.

2021년 파일럿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2022년부터 의무 적용된다. 즉, 2022년 1월부터는 유럽 비재무정보 공개지침(NFRD)의 적용을 받는 6000개의 대기업들은 EU 택소노미에 따른 활동과 성과 정보를 공시해야 한다. 회계연도 평균 근로자수 500인 이상, 자산총액 2000만 유로 또는 순매출 4000만 유로 이상의 기업이라면 EU택소노미의 적용을 받는다. 이 뿐 아니라, 자본시장에 참여하는 모든 투자기관 및 금융기관도 EU 택 소노미가 적용된 투자와 금융거래 자산 비중이 몇 퍼센트(%)인지 공개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K-택소노미 또한 향후 정부가 추진할 그린뉴딜 정책의 근간이 될 예정이어서, 매우 민감하고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린뉴딜 정책은 2025년까지 국고 42조7000억원 등 총 73조4000억원을 투자해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삼고 있다.

 

<박스>

택소노미를 통한 녹색 분류, 어떻게 했나

1. 선별 단계: 자동화된 빅데이터를 통해 ‘바이어연료’나 ‘전기차’ 등 GRCS를 기반으로 한 키워드가 기업 공시의 자동 심사에 활용돼 녹색 활동을 하는 기업을 선별한다. 키워드 및 데이터와 일치하는 회사가 있으면, 애널리스트들은 기업의 녹색 관련 제품이나 서비스가 ‘진짜인지’ 자격 여부를 검증한다.

2. 사업부문 식별 단계: 녹색 제품 및 서비스가 있다고 확인된 기업의 경우, 기업이 신고한 사업부문을 분석한다. 녹색 활동이 없는지, 녹색 활동과 비녹색 활동의 혼합인지, 녹색활동만 포함하는지 여부를 판단한다. 이는 각 기업의 최소 녹색매출과 최대 녹색매출을 결정하는 근거가 된다.

3. 하위 부문 세분화: 개별 기업의 정확한 녹색사업 매출을 공시만으로 파악하기는 충분치 않다. 왜냐하면 풍력, 태양광, 바이오매스 등을 ‘재생에너지’ 등으로 공시할 수도 있고, 가스, 태양광, 수력 발전 등을 ‘발전’으로 공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녹색매출을 떼내기가 어려운 이유다.

때문에 FTSE 러셀은 보충공시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만약 기업이 공개 요청에 응하지 않을 경우 애널리스트들은 녹색 하위부문 매출을 추정할 수 있는 데이터(예를 들면 생산량), 관련 시장 데이터(제품의 시장점유율 등) 등으로 이를 식별한다. 또 추가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기업의 경우, 녹색 매출을 추정하는 정략적 모델을 사용한다(탄소배출 모델과 유사한 접근법).

FTSE 러셀의 녹색분류 시스템/FTSE 러셀

 

*이 기사에는 김환이 editor가 함께 참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