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퓨처 프루프 해운, 무배출 수소 선박으로 제품 운송

2023-05-31     김환이 editor

전 세계 무역의 90% 이상이 선박 운송으로 이뤄지며, 전 세계 온실가스(GHG)의 3%를 배출할 정도로 기후 변화 기여도가 큰 편이다. 유럽위원회의 'EU 연구 및 혁신' 매거진은 "3%가 규모 면에서 큰 비중을 차지 하지 않지만 문제는 전 세계 선박 운송에 대한 수요가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해운은 향후 수십 년 내 전 세계 배출량의 10-13%를 차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운규제를 담당하는 유엔기관인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해양 선박 배출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선박 산업은 이 목표에 맞춰 청정 연료·무배출 선박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물과 공기로 운영되는 수소 바지선 선보여

퓨처 프루프 해운(FPS)는 기존 디젤 선박을 개조해 최초로 수소 동력 내륙 컨테이너선을 선보였다/FPS

네덜란드 해운회사인 퓨처 프루프 해운(FPS)는 기존 디젤 선박을 개조해 최초로 수소 동력 내륙 컨테이너선을 선보였다고 지난 2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이 선박은 수소 기반으로 운항되는 바지선(화물을 운반하는 소형선박)이다. 나이키와 협력을 체결해 네덜란드 노테르담부터 벨기에에 위치한 나이키의 유럽 물류 캠퍼스(ELC)까지 나이키 자체 제품을 이 수소 바지선으로 배송할 계획이다. 기존 디젤 선박을 수소 기반의 탄소 무배출 선박으로 전환한 것이며, 오는 6월부터 운항을 시작할 예정이다. 

퓨처 프루프 해운는 수소 공급업체인 에어 리퀴드, 벨기에 최대 내륙 터미널 운영기업인 BCTN 네트워크, 나이키와 파트너십을 맺어 선박 물류 운영의 탄소 발자국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퓨처 프루프 해운은 네덜란드 보조금을 받아 2021년 기존 디젤 바지선을 개조하기 시작했다. 2년여 간의 작업을 거쳐 이번에 수소 선박을 선보인 것이다. 

이 선박은 연소 엔진을 무배출 수소 동력으로 교체해 습한 공기와 물로만 운항된다. 리튬 이온 배터리 팩이 포함된 수소 및 연료 전지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또한 녹색 수소와 연료 전지를 사용해 전통 디젤 선박에 비해 에너지를 덜 낭비하고 환경 영향력이 적은 편이다. 앞으로 연간 20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연간 1만대가 넘는 트럭 배출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퓨처 프루프 해운은 첫 번째 컨테이너 선박을 선보인 이후, 추가로 두 척을 더 개조할 계획임을 밝혔다.   

나이키 지속가능성 최고 책임자인 노엘 킨더는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우리의 운송 전략을 재구상할 예정”이라며 “디젤 모델을 대체한 연료 전지와 녹색 수소를 사용함으로써 수소 바지선을 강화하고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운송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나이키, 수소 선박 운행해 재생가능 전기화 목표에 기여 

나이키는 소유 또는 운영 중인 시설을 100% 재생가능한 전기로 운영해 GHG 배출을 70% 감소시킬 것이며, 재생 에너지, 에너지 효율성 및 대체 연료 사용을 통해 주요 공급업체의 제조 및 운송에서 발생하는 절대 배출량을 줄일 계획이다. 

이 외에도 수소 트럭을 시범 운행하며 파리와 런던을 포함한 유럽의 주요 도시에 전기 밴 배송은 늘릴 계획이다. 소비자에게 제품 운송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유통 채널을 다양화함으로써 향후 항공 화물 사용을 줄일 예정이다.  

퓨처 프루프 해운은 “수소 바지선은 물류와 운송 산업의 지속 가능성에 투자하는 방법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며 “나이키는 수소 바지선을 운행함으로써 탄소 배출을 줄이고 환경 영향력이 적은 방식으로 제품을 제공하겠다는 전사 이니셔티브인 '무브투제로(Move To Zero)' 운동에 참여했다”라고 설명했다. 

 

퓨처 프루프 해운, 제로 배출 선박 라벨 인증 받아

퓨처 프루프 해운은 향후 5년 동안 총 10척의 무배출 내륙 및 단거리 선박을 구축하고, 나이키와의 협력을 계기로 더 많은 물류 서비스 제공업체 및 화물 소유자에게도 선박을 임대할 계획이다. 

네덜란드 인프라 및 물 관리부 장관 마크 하버스는 제로 배출 선박을 인증하는 A-Zero 배출 라벨을 퓨처 프루프 해운에 부여했다. 그는 “수소 바지선 1호가 A-Zero 배출 라벨의 최초 사례”라며 “퓨처 프루프 해운사의 이번 성과를 높이 평가해 다른 선주들도 무배출 선박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퓨처 프루프 해운은 수소 바지선 1호 전환을 위해 네덜란드 기업청(RVO), 북해 무배출 프로그램(Interreg North Sea Region Program), 내륙 운송을 위한 전문성 및 혁신 센터(EICB)의 보조금을 지원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