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ESG 이슈 〈좌초자산 석탄, 투자금도 빠지고 회수도 어려워져〉

2020-10-22     임팩트온(Impact ON)

“한국 금융기관, 석탄발전에 12년간 60조 투자… 세계적 추세 역행”

국내 금융기관은 세계적으로 석탄발전 투자가 감소되고 있는 추세에 반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한국 금융기관의 석탄투자 현황’에 대해 공동 조사한 결과다. 금융기관의 석탄발전 투자를 전수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에 따르면 2009∼2020년 6월 사이 한국의 162개 금융기관이 국내외 석탄발전 사업에 투자한 금액은 6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적금융기관이 해외 석탄발전 사업을 지원하는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만 하다. 지난 10년간 세계 석탄투자 규모는 지속적으로 감소했으나, 국내 공적금융기관은 오히려 2017년부터 2019년 계속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 공적금융기관이 해외 석탄발전 사업에 제공했거나 할 예정(2020년 이후 비용 집행)인 금융 규모는 13조원으로 확인됐다.

부처별 해외 석탄투자 규모를 보면,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각각 4조8585억원(수출입은행), 4조6680억원(무역보험공사)으로 가장 컸다. 금융위원회는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 대출 약정액 4800억원을 포함해 6950억원(한국산업은행)으로 3위를 차지했다. 민간 금융기관 중 가장 큰 규모를 석탄발전에 투자한 곳은 삼성생명이었다. 국내 주요 은행인 우리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부산은행은 각각 6위, 7위, 9위, 10위에 올랐다.

 

글로벌 투자사 18곳, 한국 기업에 ‘석탄투자 중단하라’ 서한

기후대응 전문가 네트워크 ‘기후미디어허브’는 글로벌 투자사 18곳이 석탄발전사업에 참여하는 한국전력과 삼성물산 등에 ‘사업 철회’·‘석탄발전 투자 중단 선언’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북유럽 최대 자산운용사인 스웨덴의 노르디아와 덴마크 연금펀드 MP펜션, 핀란드 교회연기금 등 전체 운용 자산 규모가 약 3조유로(약 402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투자사 18곳은 한전과 삼성물산, 일본의 미쓰비시와 미즈호 파이낸셜그룹 등 베트남 붕앙2 석탄화력발전소 사업에 참여하는 12개 기업에 서한을 보냈다. 사업 계획 철회를 촉구하며 ‘앞으로 석탄과 관련한 사업이나 투자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해줄 것도 요구한 것으로 밝혀졌다. 투자사들은 이와 함께 “붕앙2 사업 참여를 철회하지 않을 경우 향후 기후변화 대응과 재무 분야, 국제 평판에서 빚어질 기업의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할지 구체적인 답변을 달라”고 요구했다.

글로벌 투자사들이 특정 사업을 지목해 연관된 모든 기업에 투자 철회를 요구한 사례는 이례적이다. 에릭 페데르센 노르디아 책임투자부문 대표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베트남 붕앙 석탄발전소 건설은 기업들도 따라야 하는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명백히 반하는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