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손모빌, 셰브론 주총에서 기후제안 지지 저조
엑손모빌, 셰브론 등 미국 양대 석유메이저 주주들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탄소배출 저감 제안을 거부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로이터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의하면, 엑손모빌 주주의 11%만이 회사가 2015년 파리 기후 협약의 목표와 일치하는 배출량 감소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제안을 지지했다. 셰브론도 비슷한 제안에 대해 10% 미만의 지지를 받았다.
이러한 투표 결과는 유럽의 경우와 사뭇 다르다.
지난 주 셸의 주주 중 20%가 회사의 에너지 전환 계획이 배출량을 줄이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또한, 지난 4월 BP의 주주는 17%가 석유와 가스 생산량을 더 빨리 줄이도록 회사에 강요하는 결의안을 지지했다.
로이터에 의하면, 유럽 석유메이저의 주총에서는 기후행동주의자들의 시위가 있었으나 미국 석유메이저의 주총은 올해 온라인으로 이루어져 시위를 피했다.
미 석유메이저 주총에서 주주들은 "탄소 배출을 저감하자는 제한은 사실상 생산을 감축하자는 제안"이라며 상당수가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 하락과 기후제안에 대한 공격으로 화석연료 증산하는 흐름
엑손모빌과 셰브론 양사는 현재 생산량을 늘리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최근 유가가 하락하면서 지난해 달성했던 기록적인 수익이 줄기 시작했기 때문에, 증산을 통해 이를 만회하려는 것이다. 실제로 셰브론은 지난주 63억달러(약 8조원)를 들여 미국 셰일 생산업체 PDC에너지를 인수해서 생산량을 늘렸다.
게다가 최근 미 공화당이 메이저 자산운용사들의 주주행동을 공격하면서 기후행동에 대한 동력이 약화됐다. 네덜란드 주주행동단체 팔로우 디스(Follow This)에 의하면, 지난해 파리 협약 관련 주주 제안은 엑손모빌과 셰브론에서 각각 28%, 33%의 지지를 받았다.
올해 두 미국 석유기업의 투표 후, 팔로우 디스의 설립자 마크 반 바알(Mark van Baal)은 "투자자 대부분이 지난 10년간 미국 슈퍼메이저들의 배출량 감축 거부를 받아들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팔로우 디스는 엑손모빌에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중기 목표 또는 스코프3 목표를 설정하라고 요구해왔다.
엑손모빌, 2030년 배출 감속 목표가 없는 유일한 석유 메이저
한편, 로이터에 의하면, 엑손모빌은 자사 제품에서 나오는 고객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2030년 목표가 없는 서방의 5대 석유 메이저 중 유일한 회사다.
엑손모빌 주주들은 12개의 주주 제안을 모두 거부했으며, 대부분은 기후 관련 문제를 다루었다. 엑손모빌의 메탄 가스 측정 보고를 늘리자는 제안은 36%의 표를 얻었는데, 이는 기후 이니셔티브 중 가장 큰 표다.
지난해 주주들은 엑손모빌이 2050년까지 국제에너지기구의 넷제로 경로를 가정하여 배출물에 대한 감사 보고서를 발행하라는 요청을 51%의 찬성으로 승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