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히트펌프 밸리'로 떠오르는 동유럽…위기 맞은 아시아 기업

EU, 오는 2026년까지 F 가스 단계적 퇴출한다

2023-06-05     양윤혁 editor
지난달 국제에너지기구에서 발표한 히트펌프 산업 분석 보고서./ IEA

전 세계가 난방 부문의 탈탄소화에 필요한 히트펌프 생산 경쟁에 돌입한 가운데 동유럽 국가들이 최근 투자 유치에 힘입어 선전하고 있다고 EU 현지매체인 유랙티브가 지난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특히 유럽연합(EU)은 오는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친환경 히트펌프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발표한 ‘히트펌프의 미래(The Future of Heat Pumps)’ 보고서에서 IEA의 파티 비롤(Fatih Birol) 사무총장은 “히트펌프 산업은 도약하고 있다”며 “히트펌프 산업의 발전은 유럽, 북미, 아시아 등 국가에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U는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오는 2027년까지 히트펌프 1000만대를 추가로 도입할 계획으로, 히트펌프 산업은 주요 국가들이 주목하는 클린테크 시장의 중요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지역별 연간 히트펌프 매출 성장률 비교표. EU 시장의 성장폭이 가파르다./ IEA

IEA 보고서에 나타난 전 세계 히트펌프 공급량의 비중을 살펴보면, 중국이 약 35%로 가장 높았고 미국이 약 25%로 2위, EU가 약 20%를 차지한다. 더불어 IEA는 EU의 히트펌프 제조 용량은 오는 2030년까지 약 55기가와트(GW)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EU의 ‘F 가스’ 퇴출 정책…떠오르는 동유럽 VS 위기 맞은 아시아 기업

EU 내에서도 특히 중부·동부에 위치한 국가들이 저렴한 노동력을 통해 히트펌프 제조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유랙티브는 분석했다. 실제로 폴란드에는 지난해 말부터 히트펌프 산업에 대한 투자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부터 폴란드에 신규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일본 다이킨공업의 히로미쓰 이와사키(Hiromitsu Iwasaki) 부사장은 “폴란드에는 히트펌프 제조 부문에 숙련된 노동자가 많은 국가”라며 “유럽 난방 시장의 제품은 대부분 유럽 내에서 제조된다”고 폴란드에 현지 공장을 배치한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달 유럽의회는 오는 2026년부터 불소화 온실가스(F 가스)가 포함된 냉매를 단계적으로 퇴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한편 히트펌프 산업의 선두주자 중국,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기아 국가의 제품에는 대부분 불소화 온실가스(F 가스)가 포함된 냉매를 사용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 유럽시장에 판매하는 히트펌프에 사용한 냉매는 R410과 R32로, 모두 F 가스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EU에서 F 가스가 포함된 냉매를 프로판 등으로 대체하면 유럽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유랙티브는 전망했다.

실제로 EU는 F 가스에 대한 규제를 통해 프로판과 같은 천연 냉매 사용을 유도하는 정책을 통해 향후 유럽 기업들이 아시아 기업보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유랙티브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