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다양성 스타트업 4곳, 어떤 사업 하나?
미디어 월드바이오마켓(World Bio Market)은 이제는 탄소 배출을 넘어서 생물 다양성과 생태계에 특화된 평가 서비스를 기업들이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몇몇 스타트업을 7일(현지시각) 소개했다.
지금까지 수십 년 동안 진행되어 온 온실가스 배출량 측정의 경우 상당히 쉽게 추정되며, 관련한 측정 도구와 산업도 발달돼있는 편이다. 하지만 토양, 물, 공기 및 생물 다양성에 대한 오염 물질의 영향을 측정하는 것은 더 까다롭다. 다양한 오염 물질과 생태계 영향 사이의 원인과 결과는 정량화하기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생물 다양성 측정 도구는 탄소 측정도구보다 기업에 훨씬 덜 친숙하지만, 환경 평가 기술을 지닌 전문 스타트업은 이런 작업을 좀 더 쉽게 수 있도록 돕는다.
2021년 창업한 스페리는 최초의 생물다양성 영향 평가와 조치,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한 소프트웨어를 인공지능으로 사용하기 쉽게 만든 스타트업이다.
기업 고객을 위한 생물 다양성 모니터링을 시작하는 기술 회사로서 자사를 함부르크와 헬싱키에 있는 사무실이 있다. 스페리의 웹사이트는 로고와 이메일 주소 하나만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스타트업은 첫 번째 자금 조달을 모색하고 있지만, 이미 인공지능 기반의 '생물 다양성 영향을 평가, 관리 및 보고하는 다목적 도구'를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8년에 영국에 설립된 냇캡은 위성, 드론, 현장 연구를 통해 기업 프로젝트에 대한 현장별 영향 데이터를 수집한다. 데이터를 지리 공간 모델과 결합하여 프로젝트가 실행되기 전과 실행된 후의 특정 서식지의 맵핑을 스케치한다.
이 스타트업의 목표는 특정 위치에서 기업 활동이 주변 생태계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것이다. 또한, 자연에 의존하는 정도, 자연 자본의 기회와 리스크 등을 분석해서 기업과 공급망에 정보와 통찰력을 제공한다.
냇캡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은 식물이나 공장과 같은 특정 자산이 지역에서 종의 개체 수와 토양 침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분석으로, 주석이 달린 디지털 지도로 이런 영향을 시각화한다. 디지털 지도에는 기업의 소유지 범위 내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의 자연 서식지를 재생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를 표시해서 자연 복원 이니셔티브를 구현할 수 있다.
스포어는 앞의 두 업체와는 약간 다르지만 이 분야의 또 다른 스타트업이다. 이 스타트업은 풍력 터빈으로 날아드는 새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새 개체 수를 모니터링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냇캡과 마찬가지로 스포어는 야생동물 모니터링과 생물다양성 관리를 하나로 결합하여 풍력 발전소가 환경의 영향과 완화 방법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스포어는 새들의 비행 경로를 입체적으로 추적하고, 생물 종의 데이터를 수집하며, 야시경으로 밤에도 관찰을 계속해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수집한 데이터로 새와 풍력 터빈의 충돌을 미리 예측하고 충돌을 피하도록 돕는다.
2021년 국제학술지(Journal of Applied Ecology)에는 인공지능을 탑재한 스마트 카메라가 풍력발전소 날개에 희생되는 야생조류를 크게 줄인다는 연구결과가 소개됐다. 풍력 터빈에 부딪혀 죽는 새들에 대한 통계를 보면, 미국에서만 연간 14만~50만 마리가 죽어나간다. 야생조류 수가 지나치게 줄면 생태계 균형이 깨질 수도 있다.
세계 각국은 풍력발전소로 야기되는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새의 충돌사고를 막으려고 유럽에서는 풍력 터빈의 날개를 검게 칠하는 실험도 진행됐다.
발전소가 들어서는 지역의 환경파괴를 피하기 위해 해상풍력발전소가 예전부터 도입됐고, 부유식 발전소에 대한 연구도 한창이다.
생물다양성 모니터링에서 최근 발전한 것이 환경 DNA(eDNA)다. 이것은 물리적 환경의 작은 샘플을 채취하고 그 안에 있는 유전 물질의 유형과 분포를 분석함으로써 생물다양성의 변화를 측정하고 감지한다.
환경 DNA 모니터링 분야의 스타트업들은 기업의 영향 모니터링에 가져다 줄 단순성과 과학적 정확성 때문에 현재 상당히 많은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다른 에코시스템 영향 서비스는 위성과 센서로 데이터를 수집하지만, 환경 DNA 샘플링은 환경의 직접 관찰에 더 의존한다.
영국 기업인 네이처메트릭스는 빠르게 성장하는 이 분야에서 성공 사례 중 하나다. 2022년까지 벤처 캐피털을 포함하여 2500만 달러(약 325억원)를 조달했다.
이 회사와 투자자들은 규제 기관과 기업 경영자들 사이에서 자연에 기반한 영향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으며, 이러한 영향을 추적하는 것이 곧 의무화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 스타트업의 고객은 주로 에너지, 인프라 및 건설과 같은 주변 환경에 불안정한 영향을 미치는 산업으로 고객 기업이 700개가 넘고, 이미 완료한 프로젝트도 3000건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