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명 모인 도요타 주총, 전고체 배터리 2027년 상용화, 수소공장 전략 발표
무려 1만명이 모이는 도요타 자동차의 주주총회가 열린 지난 14일(현지시각) 공장이 위치한 일본 나고야에서 열렸다. 이번 연례 주주총회에서는 일부 연기금이 지배구조 문제를 놓고 도요다 아키오 회장에게 반대표를 던지고, 기후로비에 대한 더 많은 공개를 하라는 압박을 가했다는 보도가 로이터 등 현지언론을 중심으로 보도됐다.
판매량 세계 1위의 도요타는 최근 몇 년 동안 배터리 전기차 출시가 더디다는 이유로 환경단체들과 친환경 투자자들의 표적이 되었다. 이제는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가 주총에 앞서 "독립된 사외이사 수가 충분하지 않다"고 이사회 독립성을 문제삼으며, 도요타 아키오 회장의 이사 재선임을 반대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주들은 도요타 아키오 회장, 사토 고지 사장 등 10명을 이사로 선임했다.
이런 상황에서 13일(현지시간) 도요타는 신기술을 발표하는 행사(TOYOTA Technical Workshop 2023)를 시즈오카에서 열고 미래기술을 선보였다.
이 자리에서 도요타 부사장인 나카지마 히로키(Nakajima Hiroki)는 도요타의 기술 전략과 향후 자동차 제작의 방향성에 대해서 설명했다. 또한, 순수 전기차 공장장으로 취임한 카토 타케오(Kato Takeo), 수소 공장장 취임 예정인 야마가타 미츠마사(Yamakata Mitsumasa)는 각각 전기차 배터리 및 수소차 사업 전략을 말했다.
2027년 '꿈의 배터리' 장착한 전기차 출시
카토 공장장은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2027년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전고체 배터리를 2020년대 초반 실용화하고 우선 하이브리드차량에 탑재할 계획을 제시했었으나, 최근 전기차에 대한 세계적인 수요를 감안해 이 같이 결정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이 액체가 아닌 고체로 대체한 차세대 배터리다. 현재 많이 제조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높아, 고출력으로 작게 만들기 쉽고 긴 항속거리, 충전시간 단축과 같은 이점이 있으나, 낮은 내구성과 저비용으로 양산하는 기술 개발이 과제로 꼽히고 있었다.
도요타는 "10분 이하 충전으로 1200킬로미터를 주행할 수 있어서 현존하는 전기차보다 주행거리가 2.4배 더 길다"며 "2030년 이후에는 더욱 진화시켜 주행거리를 3배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요미우리 신문에 의하면, 도요타는 전고체 배터리의 내구성 문제를 극복했다고 한다. 특히 도요타는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만 1000개 이상 보유하고 있다.
카토 공장장은 2030년에는 350만 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 가운데 170만 대가 차세대 전기차가 차지할 것으로 보았다. 한편, 전고체 배터리 시장이 2040년 3조8605억엔(약 35조원)으로 전망되면서, 삼성 SDI는 2027년, 일본 닛산자동차는 2028년, 독일 BMW는 2030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추진중이다.
또한, 도요타는 항공기 제작으로 유명한 미쓰비시중공업과 공동으로 로켓에 사용되는 극초음속 공기역학 기술을 순수 전기차에 적용하는 기술도 검토 중이다.
수소공장, 2030년에 10만 대 분의 연료전지 선주문 받아
한편, 야마가타 공장장은 "수소공장은 ▲시장이 있는 나라에서 개발, 생산 ▲유력한 파트너와의 제휴 강화 ▲경쟁력과 기술이라는 3개의 축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야마가타 공장장은 2030년에 10만 대 분의 연료전지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연료 전지 시장이 상용차를 중심으로 확대될 계획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발표가 나온 뒤 도쿄증권거래소에서 도요타 주가는 전날보다 5.05%(104.5엔) 오른 2173.5엔(약 1만9810원)에 마감했다.
한편, 도요타는 9일 미국 미시간주에 있는 연구개발 거점에 5000만 달러(약 638억원)를 투자해 전기차용 배터리 시험시설을 마련한다고 발표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 시설은 도요타가 현지 전기차 양산체제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미국에서 생산하는 배터리의 성능과 품질, 내구성을 테스트할 예정이다.
도요타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금 우대 요건에 맞춰 현지에서 전기차를 조립 생산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도요타는 미 남부 켄터키주 공장에서 2025년부터 전기차 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지난달 발표했다. 또한, 도요타는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총 59억 달러(약 7조5318억원)를 투자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