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워싱 탐사대】 클린뷰티, 그린워싱 판별은 오직 소비자의 몫?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와 임팩트온은 올해 '그린워싱 탐사대 2기'를 운영한다. ESG에 관한 모니터링을 하는 청년 기자단을 중심으로, 이들을 직접 멘토링하고 이들이 작성한 기사를 보도한다.
환경, 동물 윤리, 유해 성분 배제를 추구하는 클린뷰티(Clean Beauty)는 가치 소비가 늘어나는 트렌드에 발맞춰 성장하고 있지만, 불명확한 정의로 그린워싱을 유발하는 기로에 놓여 있다.
‘클린뷰티’는 네이버 오픈 사전에서 '유해 성분을 배제하고 환경 보호를 고려하여 만드는 화장품'으로 정의한다. 사전적 정의와 별개로 클린뷰티에 대한 명확한 정의와 그 제품을 구별하는 정확한 규제는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이다.
국내외 브랜드의 클린뷰티 지침을 고려했을 때, 현재 뷰티 산업에서 브랜드와 소비자에게 인식되고 있는 ‘클린뷰티’란 ‘환경 보호, 동물 윤리, 유해 성분 배제’를 동시에 추구하는 제품이다. 컨셔스 뷰티(Concious Beauty), 얼쓰 뷰티(Earth Beauty), 그린 뷰티(Green Beauty)와 같은 친환경성을 내포한 용어와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다.
국내 클린뷰티 제품 출시 늘어...그린워싱 안전할까
2020년 이후 누적 다운로드 수 900만회를 돌파한 뷰티 플랫폼 ‘화해’를 바탕으로 ‘착한 성분’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증폭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클린뷰티 브랜드와 기존 브랜드의 클린뷰티 제품 출시가 줄을 잇기 시작했다.
국내 최초로 성분 안정성과 투명성을 증명하는 EWG VERIFIED™ 인증을 획득한 브랜드 ‘아로마티카’와 국내 업계 최초로 클린뷰티 자체 기준을 도입한 ‘올리브영’은 클린뷰티 운영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아로마티카는 자체 클린뷰티 기준서를 공개하며, ‘안전한 처방, 환경 보호, 생명 윤리’를 준수하는 브랜드로 마케팅하고 있다.
먼저, 유해 성분 배제를 의미하는 안전한 처방에 대한 기준은 국내외 유명 인증기관인 EWG, 비건 소사이어티, 코스모스, 식품안전의약처 인증을 바탕으로 안전한 유기농 성분에 대해 증명했다.
환경 보호에 대한 기준은 지속 가능 경영 선언문과 포장재 감축을 통해 설명한다. 아로마티카는 이외에도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소재 최소화 ▲대안 소재 개발 ▲리필 스테이션 오픈 ▲자원순환 시스템 구축 등 지속 가능한 패키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동물 실험 금지(cruelty free)와 동물 유래 성분 금지(animal derived ingredients free)를 이행하며 생명 윤리 또한 준수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편, 올리브영의 클린뷰티 자체 기준은 ‘착한 성분(유해 의심 성분 16개 필수 배제, 유해 의심 성분 4개 배제 권고), 클린뷰티 가치(동물 보호, 친환경) 추구’이다.
올리브영은 클린뷰티 가치인 동물 보호, 친환경 중 한 가지 가치만 충족하면 올리브영 클린뷰티 브랜드로 선정하고 있다. 선정된 브랜드 12개 중 6개의 브랜드는 모든 가치를, 나머지 6개의 브랜드는 둘 중 한 가지 가치만을 추구하고 있다.
클린뷰티 브랜드에는 세 가지 종류의 ‘엠블럼’이 부여되는데, 앞서 언급한 내용 외에 올리브영의 구체적인 클린뷰티 자체 기준은 확인하기 어렵다.
모든 클린뷰티 가치를 충족하지 않아도 사진에 첫 번째로 제시된 엠블럼이 똑같이 부여되므로 브랜드가 어떤 지점에서 친환경인지 소비자가 알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
올리브영은 자체 기준의 내용을 상세히 담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따로 발간하지 않으므로 구체적인 환경 영향 및 수치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글로벌 기업의 클린뷰티, 금지성분 2700개 공개
해외는 클린뷰티에 대한 주목도가 높은 시장인 만큼 다양한 비건 인증과 안전성 인증을 바탕으로 자체 클린뷰티 지침이 대부분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다. 1997년에 시작된 클린뷰티 멀티숍인 ‘크레도’와 2018년에 미국을 시작으로 클린 앳 세포라(Clean at Sephora) 캠페인을 제공하는 ‘세포라’의 클린뷰티 지침이 대표적인 사례다.
크레도는 자체 클린뷰티 인증에 통과한 제품과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클린뷰티 멀티숍이다. 크레도 클린 지침(The credo clean standard)을 공개하여 ’안전성, 원료, 지속가능성, 투명성, 윤리’ 각 지침을 평가하는 기준을 설명한다.
특히 성분의 안전성 기준으로는 ‘The dirty list’를 통해 ‘클린뷰티’에 위배된다고 평가하는 금지 성분 약 2700개의 목록을 공개한다. 클린뷰티 위원회를 만들고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진행하는 등 클린뷰티에 대해 알리고 교육하기 위한 노력도 확인된다.
세포라는 자체 클린뷰티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에 ‘clean at sephora’ 라벨을 붙여 소개하고 있다. 유해 성분을 나열한 리스트 ‘formulated without’을 공개하며 자체 기준에 따라 약 110개를 금지한다. 또한 향수 및 대마 성분에 대한 철저한 기준도 추가로 공개하고 있다.
인증 기관을 통해 안전성을 증명하는 FDA 인증, 유기농을 증명하는 USDA 인증, 미국 약전(USP) 등급의 표준을 따라야 하는 기준도 마련되어 있다.
소비자가 그린워싱에 대한 피해를 모두 감당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정보 공개가 활발하게 이행되는만큼, 기업은 문제점을 빠르게 포착하고 해결해야 하는 압력을 크게 받게 된다.
세포라는 최근 클린뷰티 라벨이 붙은 마스카라 제품에 ‘폴리글리세릴-6 디스테아레이트, 폴리글리세릴-10 미리스테이트, 세틸알코올, 페네틸 알코올, 벤조산 나트륨’과 같은 합성 성분이 포함되어 있음이 밝혀져 집단 소송을 당했다.
최지원 그린워싱 탐사대 청년기자
최지원 청년기자는 한국외국어대학교 방송영상뉴미디어를 전공하고 환경학을 이중 전공하며 친환경과 그린워싱을 구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 정확한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환경을 위한 선택이 늘어나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