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워싱 탐사대】 글로벌 규제 대상된 삼림 벌채… 화장지 산업의 대응 현황은?

2023-06-15     송준호 editor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와 임팩트온은 올해 '그린워싱 탐사대 2기'를 운영한다. ESG에 관한 모니터링을 하는 청년 기자단을  중심으로, 이들을 직접 멘토링하고 이들이 작성한 기사를 보도한다. 

국제사회가 산림벌채를 중요한 관리 대상으로 인식하면서, 목재를 소재로 사용하여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화장지 산업이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산림벌채 문제는 2021년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100개가 넘는 참여국이 2030년까지 삼림벌채를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최근 다시 화두에 올랐다. EU가 지난 12월 최종 합의한 산림벌채 관련 상품 수입 금지법도 중요한 규제로 평가된다.  

기업이 산림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평가 지표와 기준 발표가 올해도 예정되어 있다.  MSCI는 산림 벌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업을 식별할 지표를 올해 새롭게 출시할 계획이다. 자연자본 관련한 ESG 국제 가이드라인인 TNFD 프레임워크의 최종안은 다가오는 9월 발표될 예정이다.  

 <그린워싱 탐사대>는 미국의 대표적인 화장지 기업인 P&G(Procter&Gamble), 킴벌리-클라크(Kimberly-Klark)의 사례와 국내 상위 기업 다섯 곳의 대응 현황과 전략을 살펴봤다. 

 

미국 화장지 업계, FSC 인증 소재로 100% 전환

미국은 EU의 삼림 벌채 법안에 동의하며 비슷한 법안의 통과를 앞당길 것이라 발표했다. 삼림 벌채 규제의 영향이 높아진 상황에서 미국 화장지 업계의 톱2인 P&G와 킴벌리-클라크의 대응을 자사가 발행한 지속가능보고서를 통해 확인했다. 

P&G는 목재 펄프 이용 및 종이 포장 부문에서 전환을 시도하고 있는데, 인증을 통해 제품 신뢰도를 늘리는 것을 중요한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P&G는 2030년까지 산림관리협회(Forest Stewardship Council, FSC)가 인증한 숲에서 생산된 지속가능한 소재를 제품에 100%로 사용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는데, 2022년에 이미 제품의 75%를 해당 소재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P&G는 종이 포장재의 83%를 포장재의 모양을 낼 때 버려진 종잇조각 등을 재활용하고 16%를 FSC 등의 타사 인증을 받은 '버진(virgin, 첫사용) 섬유'를 사용하고 있다. P&G는 산림 관행 보고서를 따로 게시하고,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캐나다에서는 숲을 보호하는 사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산림 벌채 관련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

킴벌리-클라크 역시 유사하게 지속가능한 소재의 이용과 숲 보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는 2025년까지 제품의 90%를 지속가능한 섬유로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는데, 2021년에 FSC 인증 섬유 63%와 폐지를 재활용한 섬유 24%로, 총 87%의 지속가능한 섬유를 이용했다. 또한 세계자연기금(WWF)과 협업하여 포레스트 포워드(Forest Forward) 숲 보호 사업에 참여하며 미시시피의 숲 보호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두 기업 모두 높은 보존 가치를 인정받은 지역을 숲 보호 사업의 대상지로 선정했다. 이에 천연자원 보호협의회(NRDC)와 세계야생생물기금(WWF)과 같은 관련 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보호 사업을 펼치고 있다.

킴벌리-클라크는 지속가능성 관련 주요 정보를 홈페이지에 공시한다./킴벌리-클라크 홈페이지

 

국내기업 소재 전환 중...정보 공시는 아쉬워

화장지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지속가능한 소재로의 전환을 추구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소재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신뢰성을 주기 위해 타사의 인증을 강조하는 미국 기업들과 달리 재활용 소재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삼림 벌채 이슈에 대응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지속가능한 펄프를 이용하여 목재 사용을 피하고 숲 가꾸기 사업을 진행함으로써 삼림 벌채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킴벌리-클라크와의 협업을 통해 FSC 인증을 받은 지속가능한 펄프를 구매하여 소재를 대체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지속가능펄프를 2021는 약 13만 톤을 구매했으며, 2030년까지 지속가능펄프로 제품을 100%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또한 1984년부터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을 통해 나무를 심고 가꾸어 왔다. 특히 현재는 ‘탄소중립의숲’, ‘생물다양성숲’에 집중하여 김천, 대전에 조성한 숲의 탄소상쇄 예측량이 각각 약 3만tCo2에 해당한다. 2021년까지 약 5500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가꿨으며, 2030년까지 누적 6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가꾸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깨끗한 나라는 원재료의 98% 이상을 폐지로 재활용하며 삼림을 보호하고 있다. 삼정펄프는 우유팩, 종이컵 등 재활용 종이로 화장지를 다시 생산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재활용 원료 1톤 기준 20그루의 나무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 발표했다.

다만, 국내 기업의 정보 공시가 저조한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삼림 벌채 대응에 있어 해외 기업이 삼림 관련 목표와 숲 발자국 등 구체적인 정보를 별도로 제시하는 반면, 국내 기업은 상위 5개 기업 중 4개의 기업이나 삼림 관련 목표를 공개하고 있지 않았다.

깨끗한 나라는 폐지를 재활용하는 노력은 제시했으나, 삼림 보호에 대한 성과는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지 않다. 쌍용C&B와 모나리자의 경우 현재까지는 ESG위원회 조성 외의 활동을 확인할 수 없었다. 

기업명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여부

목표 주요 사업 성과
유한킴벌리 발간 60.0MM 식재/조림(누계)

-지속가능한 펄프로 소재 대체

-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

약 5500만 그루의 나무 식
깨끗한나라 발간 미제시 소재의 98% 이상을 종이자원(폐지)으로 재활용 미제시
쌍용C&B 미발간 미제시 ESG위원회를 주축으로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 예정 미제시
삼정펄프 미발간 미제시 전체 소재 중 80% 이상을 재활용 소재로 사용 매년 약 214만 그루의 나무 보호
모나리자 미발간 미제시 ESG 위원회를 주축으로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 구축 예정 미제시

국내 상위 5개 화장지 기업의 삼림 관련 현황/ⓒ임팩트온


이주연 그린워싱 탐사대 청년기자

이주연 청년기자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환경공학을 전공하며 기후 변화와 생물다양성 등 환경 문제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특히 ESG 경영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 이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노력과 개선점을 전달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사회 조성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