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wC, ‘아시아 기업 스코프3 측정·공시 미흡해’
스코프3 투명성 확보하려면…대기업에서 먼저 ‘공급망 내 협력’ 강화해야
싱가포르 국립대학과 PwC가 지난 6일(현지시각) 아시아ㆍ태평양 기업의 지속가능성 공시를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지역의 기업들이 기후 변화로 인한 위험에 대해 공개는 하고 있지만 전체 가치사슬을 포함하는 스코프3(Scope3) 배출량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코프1,2는 운영과 전력운영의 온실가스 배출인 반면, 스코프3는 기업 가치사슬 전체의 배출량을 모두 포함한다.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조만간 기업의 스코프3 배출량 공개가 의무화될 것이라며 준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말레이시아와 대만에서는 이미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기후정보 공시를 의무화했고, 싱가포르· 중국·한국·일본·뉴질랜드에서도 조만간 의무화될 예정이라고 PwC는 밝혔다.
PwC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의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글로벌 표준에 따른 기후공시는 늘었지만, 스코프3 관련 데이터 관리는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기후 관련 금융 공개 태스크포스(TCFD)에 따라 공시한 비율은 지난 2021년에 약 77%에서 지난해에는 약 88%로 11%가량 늘었다고 PwC는 밝혔다.
스코프3(Scope3) 제시한 기업, 절반 가량 불과
PwC에서 조사한 기업 가운데 약 80%는 스코프1과 스코프2 관련 배출량은 공개하고 있지만, 공급망 내 배출량을 모두 포함하는 스코프3 관련 데이터를 제시한 곳은 절반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기업의 탄소발자국에서 스코프3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다는 점에서 이를 보완해야 한다고 PwC는 분석했다.
한편 스코프3 배출량을 보고한 기업 중에서도 스코프3 배출량을 정확히 파악해서 향후 밸류체인에서 발생하는 전체적인 배출량을 감축할 방향을 제시한 기업은 약 5% 수준에 그쳤다고 PwC는 분석했다.
대체로 기업들이 스코프1와 스코프2의 배출량 관련 데이터는 점차 정확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아직 아시아 기업 대부분이 스코프3 배출량을 정확히 측정하지 못하고 있어, 향후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해야 한다고 PwC는 조언했다.
보고서는 스코프3 데이터의 투명성 확보하기 위해 공급망 내 업체들과의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PwC는 ‘대기업은 공급업체와의 협력할 수 있다’며 ‘공급망 내 기업에서 지속가능한 관행을 실행하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와 대만 기업 기후공시 비율 높아
PwC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에서 말레이시아가 기후공시의 비율이 가장 높으면서 동시에 기후 관련 리스크를 성공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이미 상장 기업의 기후 공시가 의무화된 말레이시아와 대만 기업의 약 98%가 기후 공시를 발표했고, 싱가포르와 태국이 약 96%, 일본이 약 94%로 뒤를 이었다.
PwC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기업에서 점차 지속가능성 목표를 발표하고 있지만, 신뢰성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아시아·태평양 내 상장 기업 대부분인 약 92%가 ESG 목표를 발표했지만, 넷제로 목표를 제시한 비율은 약 51%로 절반뿐이라고 PwC는 분석했다.
게다가 넷제로 목표를 밝힌 기업 중 과학기반 감축목표 이니셔티브(SBTi)에 따른 기업은 다시 절반 수준인 약 42%라고 보고서는 밝혔다. PwC는 넷제로 목표 관련 공시를 주도하는 아시아 국가로 호주·한국·대만·인도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