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워싱 탐사대】 프로스포츠의 탄소중립, 어떻게 실현하나?

2023-06-19     송준호 editor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와 임팩트온은 올해 '그린워싱 탐사대 2기'를 운영한다. ESG에 관한 모니터링을 하는 청년 기자단을  중심으로, 이들을 직접 멘토링하고 이들이 작성한 기사를 보도한다. 

탄소중립 시대에 프로스포츠도 적지 않은 환경 오염을 야기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전국폐기물통계조사에 따르면, 한 해 전국 스포츠시설에서 발생하는 폐기물(6176t) 중 35.7%(2203t)이 야구장에서 나온다. 특히 국내 인기 스포츠 중 하나인 프로야구는 코로나19 이전 잠실 야구장 기준 평일에는 11만 5000리터, 주말에는 16만리터의 쓰레기를 배출했다. 일회용품은 경기당 약 3만~5만개 정도 사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에서는 EPL(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의 인기구단인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프리시즌 기간 태국과 오스트레일리아 등을 이동하면서 약 1800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여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프로스포츠 구단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탄소중립을 위한 프로스포츠 구단의 관심과 노력은 해외에서부터 시작됐다. 미국은 이미 약 10년 전부터 환경과 스포츠의 관계에 주목하여 2010년 친환경 단체 ‘그린 스포츠 얼라이언스 (Green Sports Alliance, GSA)'를 설립하여 약 600여개의 글로벌 스포츠 단체와 환경운동을 벌이고 있다. 2022년 기준 전 세계16개 리그에 194개의 프로스포츠 구단이 참여하고 있으며 경기장도 195개가 등록되어 있다.

그린 스포츠 얼라이언스 프로그램 / GREEN SPORTS ALLIANCE 홈페이지

 

보스턴 레드삭스와 마이애미 히트, 탄소중립 티켓과 푸드뱅크 연계 시스템

해외 구단의 탄소중립을 위한 활동을 살펴보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의 ‘보스턴 레드삭스’가 대표적인 사례로 등장한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2022년 서비스 및 고객 중심의 기후영향 솔루션을 제공하는 글로벌 지속가능성 기업 ‘애스퍼레이션(Aspiration)'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레드삭스는 홈 구장 펜웨이파크(Fenway Park)에서 열리는 경기에 참석하는 레드삭스 팬들의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기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보스턴 레드삭스는 홈경기의 모든 티켓 가격에 애스퍼레이션의 '지구 보호(Planet Protection) 기부금'을 포함시켜 일상적인 팬도 기후 행동에 참여하게 하는 방법을 채택했다. 

구단은 티켓 판매의 일부를 이 펀드에 기부하여 인증 받은 탄소배출권을 구매한다. 또한 레드삭스는 시즌 기간 구단 팬들의 개별 기후 대응 행동에 도움이 되는 기타 지속가능 서비스를 제공한다. 

탄소 중립을 위해 음식물 쓰레기 감소를 주도하는 미국 프로농구(NBA)의 구단 ‘마이애미 히트(Miami Heat)’도 이목을 끈다. 마이애미 히트는 경기에서 모두 소비되지 못한 음식들을 마이애미시 전역의 푸드 뱅크에 분배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이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여 환경 뿐만 아니라 소외된 지역 사회의 식량 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주는 목적의 프로그램이다.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와 제주유나이티드, 친환경 경기장과 그린존

미국 프로풋볼 리그(NFL)의 구단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는 홈구장인 '리바이스 스타디움(Levi's Stadium)'을 친환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리바이스 스타디움은 LEED 골드(Gold) 인증을 획득한 최초의 미국 프로 풋볼 경기장으로 유명하다. LEED는 미국 그린빌딩위원회가 만든 자연친화적 건축물에 부여하는 친환경 인증제도다.

경기장은 미국의 전력회사 NRG 에너지가 태양광 패널로 구성한 보행자 다리 3개와 1개의 태양광 패널 지붕 데크인 NRG 솔라 테라스(Solar Terrace)에서 생성된 전기를 자체 소비한다. 이는 경기장 소비전력의 35~40%를 충당하는 효과를 발생시킨다. 경기장의 스위트 타워 꼭대기에는 2만 7000평방 피트의 '그린 루프'가 설치되어 있다. 이를 통해 건물의 외관을 꾸미는 것과 더불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빛의 반사로 인한 단열효과로 에너지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킨다.

리바이스 스타디움(Levi’s Stadium) 경기장 모습 / Levi’s Stadium 홈페이지

전 세계의 많은 스포츠 구단들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스포츠 구단 역시 이러한 흐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국내 프로축구 리그(K-리그)에서 탄소 중립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구단은 제주유나이티드이다. 특히, 국내 최초로 탄소 중립 축구경기를 시도하여 많은 화제를 모았다. 

‘탄소 중립 축구경기’란 축구 경기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로 중립화하는 경기다. 제주유나이티드는 관중에 의한 탄소 배출량 비율이 60%를 차지하는 축구 경기의 특성을 고려하여 관중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다양한 탄소 중립 캠페인을 열었다.

탄소 중립 축구경기가 열린 날 홈구장인 제주월드컵 경기장에 지구마켓 존, 그린포인트 존과 같은 관중 체험 부스와 다회용컵 반납 부스가 마련됐다. 또한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친환경 소재 유니폼을 착용했다. 그 결과 탄소중립 축구경기가 열린 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9톤 정도 감축할 수 있었다. 

 


김혜원 그린워싱 탐사대 청년기자

김혜원 청년기자는 숙명여자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며 기업의 다양한 전략과 산업의 흐름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기업의 ESG경영과 환경정책에 관심을 갖고 지속가능한 기업 경영을 위한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