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 메이저 카길, 삼림 벌채와 인권 위반으로 곤혹
세계 4대 곡물 메이저 기업으로 불리는 카길(Cargill)이 인권과 환경 문제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4대 곡물메이저는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 Archer Daniels Midland), 벙기(Bunge), 카길(Cargill), 루이 드레퓌스 컴퍼니(LDC, Louis Drefus Company) 등 4곳으로 앞글자를 따서 'ABCD기업'이라고 불리며, 이들 업체가 전 세계 식량 생산과 유통의 80%를 차지한다.
미국 기후환경단체인 스탠드어스(Stand.Earth)의 대표들은 14일(현지시각) 카길의 소유주인 카길-맥밀런(Cargill-MacMillan) 가족에게 인권과 공급망에서의 환경 침해 보고서를 직접 전달했다고 에디, 뉴스넷 등이 보도했다. 곡물 메이저 기업들은 가족 경영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카길 역시 카길-맥밀란 가족이 소유하고 있다.
보고서의 주요 내용에는 코트디부아르의 코코아 농장에서 아동 노동을 한 사례와 브라질 아마존 열대 우림의 삼림 벌채가 포함됐다. 스탠드어스의 주장은 "취약한 거버넌스 프레임워크와 부실한 실사 관행으로 인해 카길이 환경과 인권에 대한 자신의 약속을 위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는 산불과 관련된 15건을 포함하여 지난 20년 동안 최소 50건의 삼림 벌채 사례를 열거하고 있다. 영향을 받은 지역에는 브라질, 인도네시아, 파푸아 뉴기니,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과테말라,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가나, 코트디부아르의 숲이 포함된다. 브라질에서는 원주민 공동체의 거주지도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또한, 이 보고서는 지난 20년 동안 주목을 받았던 9건의 인권 침해 사례를 상세히 설명하고 카길의 일부 협력업체이 발표한 인권 약속에 의문을 제기했다.
보고서는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약 1512억 평의 숲이 인간의 활동을 통해 파괴되었다고 주장한다. 주로 남미, 중앙 아메리카 및 아프리카 일부 지역의 농업 확장 때문이라고 한다.
비록 카길이 공급망에 있는 제품들에 대한 삼림 벌채 관행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지만, 보고서는 카길이 콩을 재배하기 위한 땅을 위해 숲을 제거할 수 있는 남아메리카의 항구와 다른 인프라에 투자했다고 비판했다.
브라질 언론 단체인 리포터 브라질(Reporter Brazil)과 비영리 단체인 에이드 환경(Aid Environment)의 도움을 받아 작성된 이 보고서는 "카길이 2001년에 처음, 그리고 2010년에 코코아 산업에서 강제 아동 노동을 끝내거나 최소한 줄이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카길은 세계에서 가장 큰 코코아 공급업체 중 하나다.
보고서는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아이보리 코스트와 가나에서 코코아를 수확하는 어린이의 수와 위험한 아동 노동의 유병률이 증가했다는 미국 노동부의 연구 결과를 인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카길은 자사의 약속 외에도 지난해 이집트 COP27에서 농업 분야의 다른 주요 업체들과 함께 섭씨 1.5도에 대한 새로운 부문 로드맵에도 서명했다면서 방어해왔다.
이 로드맵은 TFA(Tropical Forest Alliance)가 주도한 것으로 2022년, TFA는 14개 농산물 무역업자들이 COP27에서 시작된 1.5°C의 농업 부문 로드맵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에 대해 스탠드 어스는 로드맵의 요구사항은 많은 기업의 약속보다 빈약하다면서 반박했다.
스탠드 어스의 전무이사 토드 파글리아(Todd Paglia)는 "산업 농업은 숲과 다른 중요한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요 원인이며, 카길은 이 분야에서 단연 선두주자다. 매출이 상위 3개 경쟁사를 합친 것과 거의 같은 규모"라고 주장했다.
스탠드 어스는 카길-맥밀란 가족에게 카길 경영진과 협력해서 보다 강력한 목표와 보다 강력한 거버넌스를 구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카길 대변인은 보고서의 주장이 심각하게 잘못됐으며, 자사는 인권을 유지하고 삼림 벌채를 끝내기 위한 흔들리지 않는 약속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대변인은 그 일례로 카길의 인권과 산림 정책을 위반했기 때문에 협력업체와 즉시 중단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스탠드어스는 카길에 대해 보고서만 제출했지만, 법적 고소까지 제기한 단체도 있다. 지난 달, 환경 법률 회사인 클라이언트어스(Client Earth)는 브라질에서 콩으로 인한 삼림 벌채와 카길의 연관성에 대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법적 고소를 제기했다.
이는 OECD 회원국으로서 국제적으로 책임 있는 기업 행동에 대한 국가의 약속을 언급하며 미국에서 불만을 제기한 것이다. 스탠드어스와 마찬가지로 클라이언트어스도 환경 실사에 대한 카길의 접근 방식에 결함이 있다고 소장에서 주장했다.
이에 카길 대변인은 "우리는 불법적으로 땅을 개간하고 법률을 위반한 제품이 우리의 공급망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카길은 2008년 이후 삼림 벌채된 지역에서 콩을 구매하지 않다고 있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