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마트 이어 영국 대형유통체인 '아스다'도 2040년 탄소중립 선언, 친환경 매장 실험 중
포장지 없는 신선제품, 생활 제품 내용물 리필 등 최초로 지속가능한 매장 운영
영국에서 두 번째로 큰 소매업체인 아스다(Asda)는 지난 20일(현지시간) 2040년까지 탄소배출 순제로를 달성하고 제품 폐기물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2018년 아스다는 자체 브랜드 제품 내 플라스틱 포장을 2021년까지 15%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친환경 제품에 대한 고객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아스다는 이 목표치를 더욱 높여 30억 개 가량의 플라스틱 포장재를 제거하는 등 환경 영향력을 크게 줄여나갈 계획이다.
이에 아스다는 영국 북부 리즈 지역에 지속가능한 매장을 최초로 개방해 시험 운영하고 있다. 이 매장에는 제품을 재사용 및 재활용 가능한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고객들은 쌀, 파스타, 커피, 콜라, 오츠밀 등 15개의 식품을 리필할 수 있고 버섯, 사과, 배추 등 30여개 신선 제품은 비닐 포장이 되지 않은 상태로 판매된다.
리필존에는 식품 뿐 아니라 샴푸, 세탁 세제, 손빨래, 샤워젤 등 대부분 생활 제품의 내용물을 리필할 수 있다. 아스다는 이 매장 운영으로 약 1만 리터의 플라스틱을 절약할 것을 기대한다. 폐기물 관리 회사, 재활용업체, 제품 개발업체들과 협력하여 2023년까지 리필 가능한 제품을 더욱 늘리고 2030년까지 50개의 순환경제 프로젝트에 투자할 예정이다.
아스다는 주요 외신을 통해 "2021년 이내 지속가능한 매장을 영국 내 더욱 확대하고, 매장 내 재활용품 자동회수기기(RVM, Reverse Vending Machine)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기기는 자판기에 재활용품을 넣으면 품목별 분류 및 압축, 포인트 적립 등이 가능하다.
아스다 로거 번리(Roger Burnley) CEO는 지속가능한 매장에 대해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오염에 대응하고 고객들이 제품을 재사용 및 재활용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며, "환경 목표 달성은 혼자서 이룰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20여 명의 파트너 및 공급업체와 함께 지속가능한 혁신 솔루션을 시험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아스다는 포장되지 않은 제품에는 포장지 가격을 받지 않겠다는 ‘아스다의 친환경 가격(Greener at Asda Price)’을 도입했으며 현재 영국 전국 매장에 적용되고 있다. 아스다가 친환경 노력에 크게 힘쓰고 있는 것은 소비자들이 영국 대형 슈퍼마켓에 폐기물과 플라스틱이 없는 쇼핑을 원하기 때문이다.
영국 동물학자이자 방송인 데이비드 아텐버러(David Attenborough),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소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 등이 기후변화 대처에 대한 시급성을 알리면서 영국인들의 환경 인식도 높아진 것이다.
이에 영국의 주요 슈퍼마켓 브랜드들이 환경 목표를 선언하기 시작했다. 영국 슈퍼마켓 체인 웨이트로즈앤파트너스(Waitrose & Partners)는 지난해 제품 무포장 매장을 선보였고, 지난 1월 세인즈버리(Sainsbury)는 영국 정부가 설정한 환경 목표보다 10년 앞선 2040년까지 탄소 제로화를 약속한 바 있다.
이 뒤를 이어 아스다 역시 2040년까지 환경 영향력을 최소화하겠다는 공약을 선언했다. 기존 플라스틱 감축 목표를 높이고, '친환경 제품에 추가 비용을 부과하지 않겠다'는 약속과 함께 고객들이 지속 가능한 쇼핑을 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성 매장을 선보인 것이다.
영국 플라스틱 캠페인 책임자 니나 슈랭크(Nina Schrank)는 "슈퍼마켓은 플라스틱을 없애고 싶어하는 고객의 요구를 들어야 한다"며 "오프라인 매장 운영, 온라인 배송 등 모든 유통 과정에 걸쳐 제품을 재사용 및 재충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슈퍼마켓은 매장 내 80% 이상의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이고, 고객들에게 더 나은 제품 선택권과 환경 친화적 가치를 제공해 지속가능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영국의 억만 장자 사업가이자 츄베르(Zuber Vali Issa)와 모신 이사(Mohsin Issa) 형제가 아스다를 사들였고, 월마트가 소유하고 있는 사모펀드 그룹 TDR캐피털에 아스다 지분 과반수가 88억 달러로 매각되었다. 한편 월마트도 지난달 말 2040년까지 넷 제로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선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