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오연료 의무화 놓고 업계 불만
미 환경보호청(EPA)이 지난해 제안했던 재생연료표준(RFS)의 최종안에 대해 업계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미 바이든 행정부는 21일(현지시각) 올해부터 3년간 바이오 연료의 의무화를 강화하는 재생연료표준(RFS) 최종안을 발표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지난해 발표했던 물량보다 최종안에서 줄어들자 업계 불만 터져
바이든 행정부는 정유사들이 향후 3년 동안 국가의 연료 혼합물에 섞어야 하는 바이오 연료의 양을 늘렸지만, 애초 예상했던 물량보다 줄어든 계획에 업계에서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미 환경보호청은 바이오 연료 혼합 물량을 2023년 209억4000만 갤런(약 792억 리터), 2024년 215억4000만 갤런(약 815억 리터), 2025년 223억3000만 갤런(약 845억 리터)으로 확정했다. 이는 당초 제안했던 물량, 즉 2023년 208억2000만 갤런(약 788억 리터), 2024년 218억7000만 갤런(약 827억 리터), 2025년 226억8000만 갤런(약 858억 리터)과 비교하면 다소 줄어든 규모다.
또한, 최종 물량에서 옥수수 기반 에탄올과 같은 기존 바이오 연료가 3년 내내 150억 갤런(약 567억 리터)에 불과하다. 여기에는 2023년에는 추가되는 2억5000만 갤런(약 9억 리터)까지 포함된 물량이다. 이 역시 2023년 150억 갤런(약 567억 리터), 2024년과 2025년에 155억 갤런(약 586억 리터)의 기존 바이오 연료를 포함한 초안보다 감소했다.
바이오디젤, 재생가능한 디젤, 지속가능한 항공연료(SAF)를 생산하는 업계는 물량을 늘리려고 대대적인 로비를 했지만, 결과는 애초 제안에서 바이오디젤 기반 물량이 약간 늘고 전체적으로 물량이 줄어든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에탄올과 바이오디젤 옹호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바이오디젤 그룹인 클린퓨얼(Clean Fuels)의 부사장 커트 코바릭(Kurt Kovarik)은 "이 산업은 바이든 행정부와 의회가 미국 연료 시장, 특히 항공, 해양 및 중장비 운송을 신속하게 탈탄소화하고 더 많은 소비자가 깨끗한 연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정책에 호응했다. 그러나 미 환경보호청(EPA)이 확정한 물량은 이러한 목표를 지원하기에 충분치 않다"고 비판했다.
미 아이오와주의 마이크 나이그(Mike Naig) 농무장관은 바이오 연료가 농부들과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을 완전히 지원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재생연료표준(RFS)에 따르면, 정유사는 수십억 갤런의 바이오 연료를 국가의 연료 혼합물에 혼합하거나, 혼합된 연료에서 거래 가능한 크레딧(이하 RIN)을 구입해야 한다. RIN은 재생연료표준(RFS)에서 사용되는 크레딧으로 미국 내에서 생산한 바이오 연료 1갤런(약 3.78리터)당 1개씩 만들어진다.
바이오 연료 생산업자가 바이오 연료를 만들면 RIN이 생성된다. RIN은 바이오 연료를 기존 화석연료와 섞어 소매업자에게 판매하는 연료업체에 전달된다. 이때 바이오 연료를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농산물을 공급한 농민은 RIN을 함께 판매해서 부수입을 올린다. 연료업체는 바이오 연료와 함께 구입한 RIN을 분리해서 바이오 연료를 의무적으로 구입해야 하나 구입량을 채우지 못한 기업에게 되판다.
미 환경보호청(EPA)은 최종 규정에 따라 2023~2025년 동안 하루 13만~14만 배럴(약 2065만~2224만 리터) 규모로 외국 석유에 대한 의존이 줄어 미국의 에너지 안보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RIN가격은 발표가 나오자 1.46달러(약 1891원)에서 1.34달러(약 1735원)로 8% 하락했다. 바이오매스 기반 RIN 역시 1.48달러(약 1917원)에서 1.38달러(약 1787원)로 떨어졌다. 한편, 선물 시장은 예상보다 낮은 바이오 연료 의무화로 급격히 하락했으나, 콩기름 시장은 지난 주 거의 3개월 반 만에 최고치로 반등했다.
전기차 제조사가 얻을 것으로 예상됐던 크레딧(e-RIN)은 누락돼
그러나, 이번 최종 규칙에 대해서 업계가 반색한 부분도 있다.
미 환경보호청(EPA)은 애초 제안에 포함되었던 전기차 제조사가 재생연료표준(RFS) 프로그램에 따라 크레딧(e-RIN)을 만들어서 수익을 올리는 방안은 최종 규칙에 포함되지 않았다.
로이터에 의하면,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소송을 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제외된 것이라고 한다. 전기차 제조사가 얻는 크레딧(e-RIN)은 바이오 연료로 생산한 전력을 전기차 생산에 사용했음을 증명하면 얻을 수 있다. 이 크레딧 역시 RIN과 마찬가지로 거래가 가능하다.
전기차 제조사들은 2024년에 크레딧(e-RIN)을 6억개, 2025년에는 12억개까지 생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미국의 연료 및 석유화학 제조업체는 재생연료표준(RFS) 프로그램은 전기차를 포함해서는 안 되는 액체 연료 프로그램이라며 전기차 크레딧 프로그램이 제외된 것을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