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성공회연금위원회, 셸 지분 매각 결정…올해 모든 화석연료 기업 주식 매각할 것

2023-06-26     유미지 editor
영국성공회연금위원회가 기후 위기 계획이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셸의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영국성공회 홈페이지

영국성공회연금위원회(Church of England Pensions Board, 이하 CofE )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지구 온난화를 섭씨 1.5℃로 제한한다는 목표에 전략을 맞추기에는 계획이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셸(Shell)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022년까지 영국성공회연금위원회는 총 투자액 32억파운드(약 5조2954억원) 중 약 135만파운드(약 22억3400만원)를 셸에 투자했다.

셸의 대변인의 말에 따르면 CofE는 3월 말 기준 셸의 주식 약 0.004%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성공회는 연금과 별도의 기금인 103억파운드(약 17조450억원) 중 셸을 비롯해 BP, 에퀴노르(Equinor), 토털 에너지스(TotalEnergies), 에코페트롤(Ecopetrol), 에니(Eni), 엑손모빌(ExxonMobil), 옥시덴탈 페트롤리움(Occidental Petroleum), 페멕스(Pemex), 렙솔(Repsol), 사솔(Sasol) 등 포트폴리오에 남아 있는 모든 석유 및 가스 회사에 투자한 주식 역시 매각할 예정이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어 더 이상 기후 변화에 대한 석유 및 가스 부문 참여를 우선시하지 않고 자동차 산업과 같은 부문의 석유 및 가스 수요를 재편하는 데 노력을 다시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캔터베리 대주교인 저스틴 웰비(Justin Welby)는 "우리는 오랫동안 기업들에게 파리 기후 협정의 목표에 부합하고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온도 상승을 1.5℃로 제한하기 위한 노력을 추구하라고 촉구해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약간의 진전이 있었지만 충분하지 않다. 교회는 과학뿐만 아니라 기후 정의를 위해 일해야 한다는 믿음을 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쉘 대변인은 성공회의 결정이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놀랍지는 않다"라고 말하면서 “그것이 파리 협정 목표와 일치한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자본 규율, 향상된 성과, 주주 가치 제공에 분명히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석유와 가스에 집중하는 셸의 새로운 전략이 발단

셸의 신임 CEO 와엘 사완이 2030년까지 석유 생산량을  줄이려던 계획을 취소한 것이 영국성공회연금위원회가 셸 지분을 매각하는 발단이 되었다./Miquel Gonzalez

셸의 신임 CEO 와엘 사완(Wael Sawan)은 지난 22일 회사의 성과 및 수익 개선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2030년까지 석유 생산량을 연간 1~2% 줄이려는 계획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셸의 새로운 전략에 대해 기후 운동가들은 ‘파국’이라며 비난했다.

셸은 205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0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여러 단기 및 중기 배출량 목표를 설정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절대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2030 목표를 설정하라는 요청을 거부한 상태다.

지난 5월, 영국성공회연금위원회의 최고 책임 투자 책임자인 아담 매튜스(Adam Matthews)는 링크드인에 을 올려 "우리는 셸의 신임 CEO로부터 단기 수익 극대화 추구로 복귀하겠다는 신호를 받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러한 생각은 단기적인 배당금을 제공할 수 있지만 전환 가능성을 줄이고 불안정하게 만들어 연기금의 중장기 위험을 증가시킨다"라고 말했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영국성공회연금위원회는 기후 문제에 대해 셸의 이사회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어 셸이 ​​2030년 파리 협정에 준하는 배출량 목표를 설정하도록 요청하는 행동주의 주주 결의안을 찬성했다. 이 결의안은 20%의 지지를 받았다.

셸은 2050년까지 배출가스를 제거하겠다는 약속을 주주들에게 이행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그 방법은 밝히지 않았다. 동시에 화석 연료 사업의 수익과 경쟁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지출을 제한할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