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법 변화로 탄소 연간 31기가톤 저장...1.5°C 목표 달성 가능해

2023-07-06     유미지 editor
최근 전 세계의 농업용 토양을 개량하면 지구 온난화를 1.5℃ 이내로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새로운 연구가 나왔다./ 다운포스 테크놀로지스

토양은 탄소의 필수 저장소로 여겨진다. 기후 변화로 인해 탄소 배출을 줄이고자 하는 노력이 이어지면서 토양의 기능이 더욱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전 세계의 농업용 토양을 개량하면 지구 온난화를 1.5℃ 이내로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새로운 연구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다운포스 테크놀로지스(Downforce Technologies)가 발표한 연구로, 더 나은 농업 기술을 이용하면 연간 31기가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현재 UNEP가 전 세계적으로 매년 감축해야 할 탄소 배출량과 1.5C를 유지하기 위해 2030년까지 줄여야 하는 탄소의 양으로 추산한 32기가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양이다.

다운포스 테크놀로지스는 토양 건강, 토양 유기 탄소 수준 및 생물 다양성에 중점을 둔 데이터 기반 기업이다. 공개적으로 사용 가능한 글로벌 데이터, 위성 이미지, 레이저 펄스를 발사해 물체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라이다(LiDAR) 등을 사용해 토양에 얼마나 많은 탄소가 저장되어 있는지 평가하는 역할을 한다.

이 추정치는 UN 환경 프로그램(UNEP)의 전 수석 과학자이자 전 유럽 환경청(European Environment Agency) 전무이사, 다운포스 테크놀로지스의 공동 설립자인 재클린 맥글레이드(Jacqueline McGlade)가 측정한 것이다. 맥글레이드는 “농업 부문 외의 사람들은 토양이 기후에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하지 못한다. 농법을 바꾸면 토양이 탄소 네거티브로 변하고, 탄소를 흡수해 농사 비용을 줄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농부들이 탄소 배출을 유발하는 인공 비료의 과도한 사용에서 벗어나 방법을 바꾸는 동안 단기적으로 비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2~3년의 과도기가 지나면 수확량이 향상되고 토양이 훨씬 더 건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작, 덮개 작물, 직접 파종 등으로 탄소 격리 가능해

연구진들은 윤작, 덮개 작물,  직접 파종 방식을 사용하면 연간 31기가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운포스 테크놀로지스

연구진들은 두 가지 이상의 작물을 돌려가며 농사 짓는 윤작, 잡초를 억제하고 토양 침식을 막아주는 곡식, 풀, 콩류와 같은 덮개 작물을 심는 것, 또는 뿌린 씨앗에서 식물을 키우는 직접 파종 방식을 사용하면 연간 31기가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축산업자들은 더 많은 토종 풀을 재배함으로써 토양을 개선할 수 있다.

장벽을 형성하거나 지역의 경계를 표시하기 위해 촘촘히 심는 관목 울타리(Hedgerows) 또한 토양에서 탄소를 격리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 미터까지 확장할 수 있는 균류와 미생물로 이루어진 대규모 지하 네트워크가 요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들은 "그동안 농부들이 집약적 농업을 더 쉽게 하기 위해 이러한 울타리를 제거하는 데 수십 년을 보냈지만, 울타리를 복원하고 기존 관목 울타리를 유지하면 생물 다양성이 개선되고 토양의 침식을 줄이며 강의 주요 오염원인 해로운 농업 유출수를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황폐화된 농지를 탄소 저장고로 활용

맥글레이드 교수는 또한 현재 토양이 퇴화된 많은 지역에서 더 많은 탄소를 저장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UN 추정치에 따르면 현재 세계 농지의 약 40%가 황폐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운포스 테크놀로지는 약 30만 명의 사람들이 거주하는 지역인 케냐를 예로 들며 현재 심하게 황폐화된 농지인 4만헥타르(9만9000에이커)를 복원하는 데 약 100만달러(약 13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했다.

이러한 데이터는 농부들이 자신의 밭이 흡수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양에 따라 탄소 배출권을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영국에선 탄소 농법(Carbon Farming)을 도입한 농부들에게 인센티브를 주고 있으며, 미국 바이든 행정부 역시 탄소 농법을 채택한 농부에게 크레딧을 제공하는 ‘탄소은행’을 운영 중이다. 그밖에 IRA를 통해 마련한 기금으로 농업 부문의 탄소격리 기술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 

EU 역시 지난 6월, 전체 농업 직불금의 약 25%인 약 480억유로( 약 67조원)를 탄소 농업에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