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테크 투자, 작년 대비 40% 감소...건설 환경 투자는 증가
올 상반기 기후테크 투자가 40% 감소했다고 지난 30일(현지시간) 기후테크 벤쳐 캐피털(CTVC)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테크 투자금액은 총 131억달러(약 17조1151억원)로, 지난 2년 간 투자 자금이 최초로 2분기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 지원, 사모 투자, 민간 투자, 보조금 및 기타 유형 등을 모두 합친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량 해고, 실리콘 밸리 은행 붕괴, 높은 이자율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기후테크를 넘어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성장이 둔화된 것도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블룸버그 NEF 데이터는 중국을 제외한 유럽과 미국 시장이 지난 4분기에 비해 이번 첫 분기 자금 지원이 50% 이상 감소했다고 밝혔다.
모닝스타 피치북에 따르면, 유니콘 스타트업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400개 이상의 기업들이 2021년 이후 신규 자금을 조달하지 않았다.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은 신규 투자 없이 투자 자금에 의존하고 있으며, 기술 유니콘의 약 94%가 적자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TVC는 “기후테크 붐이 불기 시작한 2020년 이후, 투자자들이 기후테크에 공격적으로 투자 ‘배팅’을 했다”며, “올해는 투자 규모를 늘리기 보다는 투자 초기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지켜보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CTVC 대표 김 조우(Kim Zou)는 “기후테크 투자가 침체인지, 과열된 시장에 필요한 조정인지는 시간이 말해줄 것"이라고 밝혔다.
기후테크 투자, 위축일까? 새로운 징조일까?
기후테크 투자 붐은 2020년 초부터 시작됐다. 2500개의 기후 테크 회사들이 약 3000건의 거래를 통해 1170억 달러(약 152조원)의 벤처 자금을 조달했다. 매 분기마다 누적 평균 30%의 산업 성장률을 기록했다.
한편 기후테크 평균 거래 규모는 최근 44% 감소했으며, 시리즈 D 이상의 성장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 거래는 평균 37% 감소했다. 지난 2분기에 걸친 누적 산업 성장률은 6%까지 떨어졌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람코 벤처스, SK, 엑소르 등이 후기 및 성장 펀드 투자에 자주 참여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거대 투자를 줄이는 경향임을 시사한다.
하지만 이 통계만으로 기후테크 생태계가 위축됐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시드 투자와 거래는 같은 기간 각각 23%, 34% 증가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기후테크 투자를 주도하고 파일럿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스타트업의 미래 공급업체 또는 선두 고객처 등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투자 사례는 SK이노베이션이 주도하는 암모니아 기반 연료전지 시스템 전문기업인 '아모지'의 시리즈B 1억5000만달러(약 1959억원), 아르셀로미탈이 주도하는 철강 탈탄소화 스타트업인 '보스턴메탈'의 시리즈C 1억2000만달러(약 1567억원) , GM이 주도하는 리튬 추출 스타트업 '에너지X'의 B시리즈 4000만달러(약 522억원) 등이 있다. 올해 가장 적극적인 투자자는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 로워카븐 캐피털, 클라이밋 캐피탈, 에너지 임팩트 파트너스 등이 있다.
미래 투자 가능성 높은 기후테크 분야는?
투자자들의 투자 관심 부문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22년 가장 많은 투자를 받은 탄소 부문은 올해 56% 감축했지만 기후 영향에 비해 투자가 부족했던 건설 환경 및 산업은 IRA 및 EU 보조금으로 투자가 증가했다.
CTVC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김 조우(Kim Zou)는 "벤처캐피탈은 큰 자금이 필요한 전기차에서 자본 집약이 덜한 충전 인프라와 같은 기술 지원 분야로 이동하기 시작하고 있다"며 "이는 규모 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는 지속 가능한 건축 재료와 저탄소 난방 및 냉각 등 건설 환경 부문의 투자 전망이 밝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영국 열 펌프 제조 및 설치업체인 켄사 그룹(Kensa Group), 네덜란드 히트트렌스포머스(HeatTransformers), 그라디언트(Gradient) 등이 있다. 열 펌프 부문 투자는 600만 달러(약 78억원)에서 거의 2억 달러(약 2613억원)까지 급증했다.
유럽의 가스 가격 증가, 미국의 새로운 가스 금지법 및 탄소 세액공제 등 전 세계 정부가 열 펌프 채택을 가속화하기 때문이다. 영국 정부도 가스 보일러에 대한 저탄소 대안으로 매년 60만대의 열 펌프를 설치할 계획임을 밝혔다. 영국 켄사 그룹은 8740만 달러(약 1141억원)를 지난 6월 투자받았으며, 2030년까지 주택 및 비가정용 건물에 매년 5만 개의 지상 열 펌프를 설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