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법원, 석유 프로젝트 소송 기각…셸, 토탈에너지스 석유 생산 멈추지 않을 것
지난 6일(현지시간) 프랑스 법원은 토탈에너지스(Total Energies)가 우간다와 탄자니아에서 진행 중인 대규모 석유 프로젝트를 당장 중단해달라며 비정부기구(NGO) 연합이 제기한 사건을 심의하지 않겠다고 판결했다.
소송을 제기한 6개의 NGO는 "우간다의 틸렌가(Tilenga) 프로젝트와 동아프리카 원유 파이프라인(EACOP)의 개발이 ‘다국적 기업의 경계 의무에 관한 법률(Duty of Vigilance)’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경계 의무에 관한 법률'은 2017년 도입된 프랑스판 공급망실사법으로, 기업이 인권, 건강, 안전 및 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지 않도록 강제하는 법이다.
NGO 연합에는 우간다의 아프리카 에너지 거버넌스 연구소(AFIEGO), 프랑스의 비영리 권리 네트워크인 FoE(Friends of the Earth), 우간다의 비영리 단체인 CRED(Civic Response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가 포함된다.
이들은 지난 2월 첫번째 소송을 통해 특별 패스트트랙 절차에 따라 사법 명령에 의해 우간다 프로젝트를 중단하려고 했지만 실패한 바 있다. 당시 판사는 '경계 의무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식 재판에서 구체적인 조사를 해야 회사의 행위가 식별 가능한 예방 의무가 부합하는지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NGO 연합은 지난 6월 토탈 에너지를 파리 민사법원에 두 번째로 고소했으며, 이번에도 법원 판결이 이뤄질 때까지 우간다와 탄자니아의 프로젝트를 중단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프랑스 법원은 사건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판결했다.
이에 대해 NGO연합은 "의심스러운 절차상의 문제로 인해 토탈에너지스에 대한 검토가 다시 한번 지연되었다. 토탈에너지스는 여전히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토탈에너지스는 DW, 로이터 등 다수의 외신에 보낸 이메일 성명을 통해 “경계 의무에 관한 법률에서 요구하는 5가지 요소를 공식적으로 수립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프랑스 파리 사법 재판소의 오늘 결정에 주목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 법안은 NGO들의 기후 소송 근거가 되어 왔으며, 현재 카지노(Casino), 수에즈(Suez), 이브 로쉐(Yves Rocher), 다농, 발전사 EDF, BNP 파리바(BNP Paribas) 등 다른 프랑스 기업을 대상으로 경계 의무 법률를 준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러 법적 절차가 진행 중에 있다.
토탈에너지스, 셸 화석연료 기업, 석유 생산 줄일 수 없어
한편, 토탈에너지스는 화석연료 생산 증가에 대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석유와 가스에 전념한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진행된 CNBC와의 인터뷰에서 토털에너지스의 CEO인 파트릭 푸야네(Patrick Pouyanne)는 “자본 지출의 약 3분의 1을 저탄소 기술에 할당했으며 나머지는 석유 및 가스에 지출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석유와 가스가 필요하다며 하룻밤 사이에 모든 것을 바꿀 수 없다. 기존 시스템, 석유 및 가스에 대한 투자를 줄이면 가격이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석유와 가스를 계속 생산하는 동시에 배출량을 매우 엄격하게 관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셸의 CEO 와엘 사완(Wael Sawan) 역시 지난 6일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석유 및 가스 생산을 줄이면 위험하고 무책임한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생 에너지로의 움직임이 화석 연료를 대체할 만큼 빠르지 않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이 같은 발언에 안토니오 구테흐스(António Guterres)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새로운 석유 및 가스 생산에 대한 투자가 "경제적, 도덕적 광기"라고 말했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 사이먼 스틸(Simon Stiell)은 OPEC 회의의 연설을 통해 “석유 기업들이 생산을 줄이는 것은 위험하다 말하는 것을 들었다. 이는 무책임한 발언”이라고 응답했다.
배출량 아닌 공급 수요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어
석유수출국기구(OPEC) 석유장관들과 석유회사 임원들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열린 OPEC 세미나에서 각국 정부는 공급에서 수요로 관심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BP의 최고 경영자인 버나드 루니(Bernard Looney)는 "우리는 오늘날의 에너지 시스템에 투자해야 한다. 하지 않는다면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를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질의 에너지 대기업인 페트로브라스(Petrobras)의 장 폴 프라테스(Jean Paul Prates) CEO는 "소비자 습관을 바꾸기 위해 모든 종류의 보조금과 인센티브에 대해 정부와 국가 및 국제 협력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지금 우리가 가지고 있는 플라스틱에 대한 동일한 수요를 갖게 될 것이다. 변화는 원유를 생산하는 업스트림보다는 생산 이후 단계인 다운스트림과 수요 측면에서 훨씬 더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