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들, 정쟁에도 불구… “ESG 여전히 중요하다”
기관투자자들이 정치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ESG를 여전히 중요한 투자 요소로 고려하고 있다고 지난 7월 13일(현지 시간) 모닝스타가 보도했다.
기관투자자들은 연기금, 국부펀드, 기부금, 재단기금 등 세계에서 가장 큰 자본들 중 일부를 운용하고 있다. 막대한 자본을 움직이기에 기후 변화,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긴장 등 거시적인 문제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따라서 기관투자자들은 시장을 장기적으로 바라보며,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낮은 투자 대상을 선호한다. 지속가능한 투자 전략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다.
다국적 보험회사 윌리스 타워스 왓슨만(Willis Towers Watson)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세계 기관투자자들은 총 112조3천억달러(약 14경1812조원)를 운용했다. 그중 연기금은 56%, 국부펀드는 37%를 차지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기관투자자는 일본의 정부 연금 투자 기금(Government Pension Investment Fund)이며, 두 번째는 노르웨이 은행 투자 관리(Norges Bank Investment Management), 세 번째는 중국 투자 공사(China Investment Corporation)다.
ESG에 대한 기관투자자의 네 가지 접근 방식
북미, 아시아, 유럽의 연기금 운용 기관 등 수십 명의 기관투자자들에게 ESG에 대한 견해를 인터뷰한 모닝스타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인사이트를 도출했다.
첫째, 기관투자자들은 ESG를 정치적 측면이 아닌 재정적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다. 기관투자자들은 자산 운용을 대리하는 수탁 기관으로서 정치적 압력에도 불구하고 투자에서 ESG를 고려하는 것이 재정적으로 중요하다고 확신하고 있다. 실제로 인터뷰에 응한 기관투자자 한 명은 ESG로 정치적 분쟁을 겪고 있는 미국의 상황을 두고 "투자를 무기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둘째, 기관투자자들은 ESG 가치 창출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기관투자자들은 인터뷰에서 환경 및 사회에 긍정적인 가치 창출이 가능한지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기관투자자들은 투자 우선순위로 첫 번째는 재정적 수익, 두 번째로는 사회 및 환경 가치 창출을 꼽았다.
셋째, 기관투자자들은 환경 이외 다른 ESG 요소도 고려 중이다. 기관투자자들은 탄소 관련 분야를 넘어 인권, 생활 임금, 생물 다양성, 불평등 해소, 공정한 세금, 지속가능한 식량 등 더 광범위한 ESG 이슈들로 관심 영역을 넓히고 있다.
넷째, 기관투자자들은 ESG 투자를 위해 더 나은 도구를 필요로 하고 있다. ESG 평가 도구들이 개선되고 있지만, 기관투자자들은 효율적인 데이터 분석과 시장 진단을 위해 보다 개선된 ESG 등급 및 벤치마크들을 탐색하고 있다.
위와 같은 인사이트들은 향후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방향성을 예측할 수 있는 단서가 될 수 있다. 모닝스타는 오는 9월 발행 예정인 기관투자자 설문조사 연례 보고서(Morningstar Voice of the Asset Owner Survey)에서 보다 자세한 내용을 다룰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내 안티 ESG 법안들, 수익률 문제로 완화돼
한편 미국에서 공화당 주도로 진행되는 안티 ESG 법안들은 수익률 문제로 원안이 완화되거나 입법 철회되고 있다.
지난 4월 인디애나주는 연기금 투자에서 ESG 요소를 배제하는 법안이 인디애나 공공 퇴직 시스템(INPRS)에 향후 10년 간 67억달러(약 8조원)의 손실을 입힐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오자 원안을 상당히 완화해 수정 도입했다. 캔자스주의 안티 ESG 법안도 10년 동안 연금 수익에 36억달러(약 4조원)의 손실을 입힐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자 ‘연금 참가자 및 수혜자들의 재정적 이익만을 위해’ 투자하라는 조건으로 원안을 완화했다. 이는 기관투자자를 위한 보편적인 지침이다.
소식을 전한 블룸버그는 노스다코타, 와이오밍 등 공화당 성향의 다른 주에서도 안티 ESG 법안이 수익이 낮아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돼 입법이 철회되거나 완화됐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