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 중국 중심 원자재 공급망… 전 세계 에너지 전환에 타격을 줄 가능성 지적

2023-07-17     양윤혁 editor
IEA의 '2023 핵심원자재 시장 분석' 보고서. 원자재 공급망에 미치는 일부 국가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 IEA

전 세계 주요 국가에서 핵심원자재 수급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리튬, 코발트 등 주요 원자재에 대한 투자는 늘고 있지만, 공급망을 다양화하려는 전 세계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IEA는 현재 핵심원자재 시장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력이 막대해, 전 세계의 에너지 전환에 필요한 자원 수급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핵심원자재 시장…일부 국가의 영향력 점차 확대되는 양상

IEA에 따르면 지난 1년간 핵심원자재 생산에 대한 투자는 약 30% 늘어, 400억 달러(약 51조원)를 돌파했는데, 늘어난 투자에서 중국의 비중이 크게 늘면서 시장 지배력은 향후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핵심원자재 가공 부문에선 소수 국가의 독점 현상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IEA는 분석했다. 실제로 전 세계에 건설될 예정인 리튬 공장의 절반 가량은 중국에 의해 진행되고 있으며, 신규 니켈 정유 공장의 약 90%는 인도네시아에 위치할 것으로 IEA는 전망했다.

이에 친환경 산업이 발전하면서 핵심원자재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는 시점에서, 원자재 공급망이 중국 등 일부 국가에 집중되면 전 세계 기후목표 달성이 위태롭다는 우려도 나온다.

맥킨지의 넷제로 전환을 위한 원자재 공급망 관련 분석 보고서. / McKinsey&Company

맥킨지, 핵심원자재 공급난은 일시적…점차 해소될 것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McKinsey & Company)는 향후 10년간 니켈 수요보다 공급량은 약 10~20%, 전기차(EV) 모터 등에 사용되는 희토류인 디스프로슘은 최대 70%까지 부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공급 부족 현상은 일시적인 것으로, 향후 채굴·가공·정제 용량이 확대되면서 이는 장기적으로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IEA도 EV, 풍력 터빈, 태양광 전지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에 필요한 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오는 2030년까지 각 국가의 기후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필요한 자원은 충분히 공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공급 용량 자체가 확보된다고 해도 공급망을 독점한 국가들의 행보도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미국이 중국에 대한 반도체 수출 규제를 시행한 이후, 중국은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갈륨, 게르마늄 등 핵심원자재에 대한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주요 국가 사이 경쟁이 심화할 경우, 핵심원자재의 공급 차질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외 공급망 찾아 나선 미국ㆍEU

중국의 원자재 수출 제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안(IRA)을 통해 전 세계 핵심원자재 공급망을 재편하기 위한 정책을 제정하고 있는데, 그린비즈에 따르면 보통 광산 개발 프로젝트의 경우 최소 7년에서 길게는 20년까지의 시간이 소요된다고 보도했다.

핵심원자재 공급망 문제가 국제적인 이해관계로 번지면서, 업계에선 원자재 수요 자체를 줄이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고 그린비즈는 전했다.

IEA는 각국 정부와 기업에서 재활용 능력과 제품 생산을 효율화하는 방식으로 공급망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면서도, 향후 원자재 시장의 공급망을 다양화하고, 국제적인 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의 원자재 제한에 맞서 미국은 공급망을 다양화하기 위한 협상을 이어나가고 있다. 미국은 유럽연합(EU)에서 채굴·가공된 자원을 사용한 제품에 세금 감면 혜택을 제공하기로 EU와 협의하고 있다고 지난 11일(현지시각) EU 현지매체인 유랙티브는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3월에 일본과도 EV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원자재 관련 거래를 체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