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에너지 기업 100곳 이상, 수낙 총리의 환경정책에 경고한 이유

2023-07-18     홍명표 editor
  언스플래시

영국 에너지기업 중 100곳 이상이 이번 주에 리시 수낙(Rishi Sunak) 영국 총리에게 환경 정책이 후퇴하는 것을 경고하는 공개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가디언이 16일(현지시각) 전했다.

이는 영국의 예산책임청(OBR)의 최신 보고서가 가스에 대한 과도한 의존으로 인한 영국 경제의 재앙을 경고한 후, 에너지기업들이 녹색 의제가 후퇴하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영국 대기업들이 총리에게 공개 서한까지 보내는 이유는 리시 수낙 정부의 혼란스러운 재생에너지 정책 때문이다. 리시 수낙 총리가 영국에서 육상 발전소를 허용하는 계획을 후퇴시키는 징후가 보일뿐 아니라, 기후변화와의 싸움에서 정치를 우선시한다는 비판이 있다는 것이 가디언의 분석이다. 

 

수낙 총리의 환경 정책 후퇴가 녹색 산업의 해외 이전을 우려

가디언에 따르면, 에너지기업들은 ▲녹색 산업에 대한 투자가 EU와 미국으로 향할 수 있다는 점 ▲집권여당인 토리당이 기후 문제를 이용하여 제1야당인 노동당과의 문화 전쟁을 촉진하는 데 더 관심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 등을 우려하고 있다. 

토리당원 중 두 명인 알록 샤르마(Alok Sharma)와 크리스 스키드모어(Chris Skidmore) 전 장관은 예산책임청 보고서를 인용하며 "넷제로 의제를 완전히 수용하지 못하면 환경 위기뿐만 아니라 영국에 심각한 경제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옵저버(Observer)와의 인터뷰에서, COP26의 전 회장인 알록 샤르마는 "영국 정부가 망설이는 것을 멈추고 더 많은 해안 풍력 발전을 허용하기 위해 규칙을 개혁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 보고서에서 예산책임청(OBR)은 "영국이 유럽에서 가장 가스에 의존하는 경제 중 하나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또한, 보고서는 2050년까지 넷제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약 3270억파운드(약 541조원)의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영국 정부는 지금까지 225억파운드(약 37조원)만 약속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영국이 고가의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지 못하면 연간 국내총생산(GDP)의 2%에서 3% 사이의 재정 비용을 초래할 수 있다. 추가 부채 이자 비용과 경제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이러한 반복적인 가스 가격 상승은 2050-51년까지 GDP의 약 13%를 공공 부채에 추가할 것이다. 이는 금세기 중반까지 넷제로 전환을 완료하기 위한 공공 투자의 총 비용에 대한 GDP추정치 6%의 약 2배"라고 지적했다.

또한, 보고서는 "영국이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때까지, 북해의 매장량 감소를 고려할 때, 영국은 가스 수입에 크게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 영국은 가스의 대규모 순 수입국으로서 향후 무역 충격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난방과 전기 모두 가스에 의존하는 가정은 가장 심각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녹색 전략, "재생에너지 활성화 거의 포함되지 않아"

한편, 리시 수낙 총리와 그랜트 샤프(Grant Shapps) 에너지 장관은 지난 3월 에너지 안보의 날을 개최하여 정부의 녹색 전략에 대한 수천 페이지 분량의 출판물을 발간했다. 

그러나 가디언에 의하면, 정작 정책에는 재생 에너지를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 거의 포함되지 않았다고 한다. 가디언은 올해 영국에서 만들어진 육상 풍력 터빈의 양이 우크라이나보다 적다고 지적했다. 

리시 수낙 영국총리는 육상 풍력 터빈 건설을 허용하기 위해 법을 완화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긴 했지만, 우려는 여전하다. 에너지와 기후 정보 분석 책임자인 사이먼 크랜-맥그리힌(Simon Cran-McGreehin)은 "만약 우리가 유럽에서 가스에 가장 의존적인 경제 중 하나로 남아 있다면, 해외 생산업체와 정부에 점점 더 많은 돈을 쓸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