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된 태양광 패널에서 은 추출한다... 2050년까지 최대 5000만kg 은 재활용 가능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 연구진이 폐기된 태양광 패널에서 효율적으로 은을 추출할 수 있는 새로운 재활용 공정을 개발했다고 지난 7월 20일(현지 시간) 환경에너지리더(Environment+Energy Leader) 가 보도했다. 

폐기된 태양광 패널에는 은, 구리와 같은 주요 금속이 포함돼 있어 회수해 재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패널의 개별 부품들이 하나로 결합돼 있어 분해가 쉽지 않아 재활용 공정에 어려움이 있었다.     

미국 태양 에너지 산업 협회(Solar Energy Industries Association)와 컨설팅 기업 우드 맥킨지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7년까지 미국 모든 부문에서 태양광 사용량이 연평균 21% 증가할 예정이다. 이는 주택용 태양광 설비에 30% 세액 공제를 부여하는 IRA법(인플레이션감축법)과도 연관이 있다.

미국 국립 재생에너지 연구소(NREL)는 2021년 가동을 시작해 2030년 폐기 예정인 태양광 패널은 약 3000개의 미식 축구장을 덮을 수 있을 정도로 많다고 추정했다. 국제 재생 에너지 기구(IRENA)에 따르면, 203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폐기될 태양광 패널에서 회수 가능한 원자재의 누적 가치는 약 4억5000만달러(약 5767억원)에 이른다. 이는 약 6000만개의 새로운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원자재 비용과 맞먹는 액수다. 
이같은 상황에도 현재 태양광 패널의 재활용 비중은 10% 미만에 불과하다. 패널은 유리, 실리콘 금속, 배선, 플라스틱 등 많은 개별 부품으로 만들어진다. 재활용 및 재사용을 위해서는 패널을 분해해 오염을 방지하고 순도 높은 물질만 선별해야 한다.

그런데 개별 부품들이 서로 결합된 형태로 구성돼 있어 분리가 복잡하고 까다롭다. 대부분의 제조기업들이 순도 높은 금속들만 원자재로 사용하는 점을 고려할 때, 이 과정은 패널 재활용을 어렵게 만드는 가장 큰 난관 중 하나였다.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 연구진은 태양광 패널을 구성하는 부품들을 효과적으로 분리하기 위한 새로운 공정을 개발해냈다. 기존의 패널 재활용 공정은 일단 알루미늄 프레임과 유리 시트 같은 대형 부품을 제거해 태양 전지만 남긴다. 이후 패널을 파쇄하고 태양 전지 내부의 개별 부품들을 분리해낸다. 이 두 번째 단계가 전체 재활용 공정 중 가장 큰 병목이다.

연구진은 태양 전지를 진동 컨테이너 안에 넣고 작은 입자들로 부순 후 스테인리스를 체로 활용해 효과적으로 전지 내부 물질들을 걸러내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진동 컨테이너를 통해 패널을 파쇄하고 주요 물질들을 체로 거르는 데는 5~1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 과정을 통해 개별 재료들의 99%를 효과적으로 분리해낼 수 있다.

연구팀을 이끈 얀송 센 교수는 폐기된 태양광 패널 1톤당 0.64kg의 은을 회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2050년까지 예상되는 누적 폐기물에서 500만~5000만kg의 은을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센 교수는 현재도 일부 기업들과 산학협력을 맺고 있으며, 태양광 패널 재활용 산업의 경제성을 제고하기 위해 더 많은 기업들과 협력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한편 시장 분석 및 컨설팅 기업 리서치 앤 마켓츠는 지난 6월 발행한 최신 보고서에서 글로벌 태양광 패널 재활용 시장이 2024년~2028년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세계적으로 재생가능한 에너지 소비 증가와 함께 태양광 관련 이니셔티브 및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주요 성장 동원으로 분석했다.

미국 정부는 태양광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태양광 투자 세액 공제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영국은 태양광 생산업체가 주거 및 상업용 시장에 공급하는 제품 관련 데이터를 정부에 등록, 제출하도록 하는 ‘인수 및 재활용 계획’을 추진 중에 있다. 호주 정부는 재활용율을 높이기 위해 국가 제품 관리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태양광 업계에 재활용 인프라 구축을 장려하기 위해 미화 200만달러(약 25억원)를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