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독일, 28억유로 규모 전력망 연결사업 착공
지난 19일, 28억유로(4조원) 규모의 영국-독일 전력망 연결 프로젝트, 뉴컨넥트(NeuConnect)가 홈페이지를 통해 착공 소식을 알렸다. 이는 작년 7월, 사업에 대한 최종투자결정이 이루어진 지 1년만이다.
해당 사업은 725km 길이의 해저케이블을 통해 독일과 영국의 전력망을 연결하고, 양방향으로 약 1.4GWh가량의 전력을 송전할 전망이다. 이는 약 12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완공 예정시기는 2028년이다.
"뉴컨넥트 사업,
양국의 기후목표달성과 에너지안보 강화의 핵심역할 할 것"
뉴컨넥트 사업의 주요 목표는 전력망 연결을 통한 독일과 영국의 재생에너지 공급 안정화다. 양국은 재생에너지 송전 인프라 부족 및 재생에너지 과다 공급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독일은 태양광 에너지의 과다 공급으로 인해 약 69시간 가량 전력가격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며, 영국은 송전 혼잡으로 무려 3.4Twh에 달하는 풍력에너지를 낭비했다. 이는 영국 국민 100만명의 전력 소모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독일은 태양광, 영국은 풍력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는데 풍력과 태양광의 전력 생산 가능시간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양국은 전력망 연결을 통한 에너지 공급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주영국 독일대사 미구엘 베르거(Miguel Berger)는 "뉴컨넥트 사업을 통해 양국의 재생에너지 전력을 공유하고, 과공급으로 인한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며 "해당 사업은 양국의 기후목표 달성과 에너지 안보 강화의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뉴컨넥트 측은 원활한 재생에너지 전력 보급을 위해 영국 남부와 독일 북부 지방에 고압직류송전 변환소(HVDC converter station)를 건설할 예정이다. 이들은 재생에너지 보급 안정화를 통해 25년간 약 1300만톤 가량의 탄소 배출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 국가간 전력망 연결 통해 재생에너지 보급 활성화 할 수 있을까?
전력망 인프라 부족은 재생에너지 보급 활성화의 가장 큰 장애물 중 하나다. 실제, 블룸버그 NEF에 따르면 무려 1500GW에 달하는 미국과 유럽의 태양광 및 풍력 발전소가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전력망에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영국의 전력망 인프라 부족 문제는 특히 심각한데, 약 225GW에 달하는 태양광 및 풍력 발전소가 전력망에 연결되지 못했고, 송전 혼잡으로 인해 기존 재생에너지 발전소의 전력 공급에도 지속적으로 낭비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이에 작년 10월, 유럽 집행위원회는 에너지 시스템 디지털화 (Digitalizing the Energy System) 행동계획을 통해 약 5650억유로(약 807조원)를 투입해 전력망을 포함한 에너지 인프라 디지털화를 도모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력망 상호연결성 강화는 해당 계획에서 제시한 주요 투자 항목 중 하나다.
이러한 투자의 일환으로 유럽투자은행(EIB)은 뉴컨넥트 사업에 4억유로(약 5700억원)의 재정을 지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EIB의 부사장 앙브루아즈 파욜(Ambroise Fayolle)은 “뉴컨넥트 사업은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할 획기적 사업”이라며 “범국가적 전력 거래를 통해 전력이 가장 필요한 곳에 재생에너지를 보급함으로써 전력 공급의 안정화와 사용 효율 증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투자 의도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