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법원, 이네오스의 초대형 플라스틱 생산허브 금지..."환경영향 평가 정보 부족해"

벨기에 법원은 영국 다국적 화학회사인 이네오스(INEOS)그룹에 대해 프로젝트의 환경 영향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30억유로(약 4조2599억원) 규모의 플라스틱 생산 허브를 개발하는 것을 금지했다. 

1998년에 창업한 이네오스 그룹은 독일 소재 화학기업 바스프와의 합작사 스티롤루션, 영국 석유화학기업 BP 등을 인수한 세계적인 기업이다. 2021년 기준 매출만 92조5430억원에 달한다. 전 세계 34개 사업장에서 2만500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으며, 국내에는 롯데이네오스화학, 한국이네오스스티롤루션(옛 한국바스프) 등의 합작사 형태로 진출해 있으며, 현대차와 수소 분야 협력도 진행하고 있다.

에디의 21일(현지시각) 보도에 의하면, 벨기에 허가 분쟁위원회 법원은 이번 주 초, 30여 년 만에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로 건설될 생산시설에 대해 판결했다. 

법원은 이네오스(INEOS)가 전체 라이프사이클에 걸쳐 '프로젝트원(Project One)' 공장과 가치 사슬의 환경 영향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허가 당국에 제공하지 않았다고 결론내렸다.

이네오스에 의하면, 프로젝트원은 지난 25년 동안 유럽 화학에 대한 가장 큰 투자라고 한다. 완공에 4년이 걸릴 이 공장의 건설은 수백 명에서 최고 3000명 이상을 고용할 예정이다. 프로젝트원과 함께, 이네오스는 에탄을 에틸렌으로 전환하는 첨단 기술과 지속 가능한 스팀 크래커로 안트워프(Antwerp, 네덜란드어 안트베르펜) 항구와 벨기에 화학 분야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에틸렌은 세계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기초 화학물질로 의료, 경량 자동차 및 풍력 터빈 부품, 내구성이 뛰어난 물 파이프와 가스 파이프, 식품을 더 오래 보존하기 위한 포장, 스마트폰, 기술적 특성을 가진 직물 등에 사용된다. 

또한, 벨기에 법원은 안트워프 항구의 공장 부지에 인접한 네덜란드의 두 지방의 반대에도 주목했다. 노르 브라반트(Nord Brabant)와 질랜드(Zeeland) 두 지방은 프로젝트원 공장에 대한 소송전을 주도했다. 여기에 환경 법률 회사인 클라이언트어스(ClientEarth)도 가세했다.

클라이언트어스는 프로젝트원의 사회적, 환경적 영향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게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21년에 이네오스를 상대로 한 금지 명령 청구소송에서 승소한 바 있다.

이번 소송에서 판사는 질소 오염을 포함한 주제에 대한 정보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판결했다. 클라이언트어스측 변호사 타타냐 루잔(Tatiana Lujan)은 이번 판결을 "불필요한 플라스틱과의 싸움에서 분수령"이라고 불렀다. 루잔은 "(지금은) 2023년이다. 석유와 가스를 사용하여 대규모로 플라스틱 부품을 만들 수 없으며, 어려움 없이 이런 일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네오스는 이번 주에 내린 결정에 대해 30일 이내에 항소할 수 있다. 이네오스 대변인은 에디에 "우리는 분명히 실망했다. 우리는 지금 변호사들과 상의하여 결정을 이해하고 우리의 선택을 검토하기 위해 신중하게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네오스는 프로젝트원 공장에 대한 승인은 이미 벨기에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허가를 갱신해서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네오스의 원래 계획은 두 개의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었다. 수입한 천연가스는 플라스틱 분야에서 사용하기 위해 프로필렌과 에틸렌으로 변환되는데, 2021년 프로필렌 시장의 수익성이 떨어져서 공장 2개 중 하나는 계획을 무기한 중단했다. 

한편, 세계 각국은 UN을 통해 새로운 플라스틱 조약을 공동 개발하는 과정에 있다. 지난 5월 말에는 파리에서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2차 정부 간 협상 위원회가 시작되기도 했다. 165개 이상의 국가들이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시키기 위한 세계적인 조약의 초안을 올 11월 이전에 개발하여 발표하기로 지난달 합의했다. 

에디에 의하면, 플라스틱의 전체 라이프사이클을 보장하는 조치를 포함하여 2024년 중에 최종 조약이 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