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스틴베스트, ESG컴퍼스 온라인 플랫폼 출시…실무자 질의 쏟아져
국내 ESG 평가사 서스틴베스트는 25일 고객사를 대상으로 ESG 평가 및 기업대응 설명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오후 2시부터 30분가량 진행된 설명회에는 160명 이상의 기업 관계자가 참여해 ESG 평가에 대한 기업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서스틴베스트는 이번 설명회에서 ESG 경영 지원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인 ‘ESG Compass(컴퍼스)’의 출시 소식도 알렸다.
서스틴베스트 국민연금을 포함한 주요 기관투자자의 요청으로 매년 1000여 개 대상 기업에 ESG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평가 결과는 연 2회 발표하며 상반기 평가 결과는 6월, 하반기 평가 결과는 11월에 공개한다.
하반기 평가 결과에는 기업이 주로 여름에 발간하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공시정보가 포함된다. 서스틴베스트 관계자는 “8월 20일까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야 해당 내용을 하반기 평가에 반영할 수 있다”고 전했다.
ESG 컴퍼스 온라인 플랫폼 출시…
ESG진단부터 산업군내 경쟁사 비교 서비스 제공
김상윤 서스틴베스트 마케팅본부 팀장은 서스틴베스트의 새로운 온라인 플랫폼과 ESG 경영 지원 서비스에 대해 소개했다.
김상윤 팀장은 “기업 ESG 실무자로부터 평가의 신뢰도, 평가기관마다 상이한 지표, 평가기관 난립으로 인해 대응이 어렵다는 등 ESG 평가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고 있다”며 “하반기 평가가 끝난 후 ESG종합평가 보고서를 제공하고 있지만 1000여 개 이상의 기업을 분석하다 보니 실무자의 답답한 마음을 완벽히 해결해 드리지는 못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이번에 론칭한 ESG 컴퍼스(Compass) 온라인 플랫폼과 서비스를 통해 어려움을 덜어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SG 컴퍼스는 다양한 ESG 평가기관 대응, ESG 등급 및 컨트로버시 이슈 관리, 기관투자자의 주주관여 활동 대응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됐다. 이 플랫폼은 ▲진단 ▲벤치마크 ▲인사이트라는 세 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진단은 ESG 성과를 추이와 장기 성장성까지 포함하여 종합 평가한 결과를 제공한다. 이 종합 진단에는 주로 미디어를 통해 노출되는 기업의 ‘컨트로버시(Controversy) 이슈’에 대한 평가도 함께 진행된다. 인사이트는 ESG 경영 전반에 대한 개선과제, 강점과 약점 관리, 산업군에 대한 인사이트와 적용 등 진단에 대한 심층분석 서비스다.
벤치마크 서비스는 같은 산업군 내에서 경쟁사와의 비교를 통해 ESG 성과를 분석하는 서비스다. 평가 결과는 종합평가와 ESG영역별 분석이 진행되고 핵심성과지표(KPI)를 통한 강점과 취약점에 대한 분석이 동반된다. 특히, 해외 경쟁사와 비교할 경우에는 고객사가 원하는 기업을 선택하면, 맞춤형 분석을 제공한다. ESG컴퍼스 플랫폼은 대상 기업이 아닌 경우에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열렸다.
기업 실무 Q&A, ESG 평가와 피드백 방식 질문
이날 설명회에는 실무와 관련된 질문들이 많이 쏟아졌다. 첫 질문은 앞서 언급한 컨트로버시 이슈가 평가에 어떻게 반영되는지였다.
서스틴베스트는 해당 사안이 이해관계자에게 미치는 영향의 심각성과 유사한 사안의 재발 가능성을 평가해서 컨트로버시 레벨을 지정한다고 답했다. 컨트로버시 레벨은 ESG 평가 점수에서 차감되며, 자회사에서 발생한 컨트로버시 이슈도 모회사에 영향을 미치기에 모회사의 ESG 점수에서도 일정 비율만큼 차감된다.
순수 지주사의 ESG 평가 방법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순수 지주사는 자회사를 소유하고 자체 사업은 진행하지 않는다. 서스틴베스트는 "지주사가 가지고 있는 자회사에 대한 지분율, 자회사의 자본을 계산해서 지주사의 기업 가치에 미치는 영향도에 따라 핵심 자회사를 선정하고 이를 종합하여 지주사를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자회사 평가항목은 요청 시 공유해 주고, 평가 대상 자회사에도 평가항목을 전달하고 있으므로 해당 자회사에 요청하여 공유받는 방법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무자들은 평가 결과와 피드백 기간에 대해서도 물었다. 설경 서스틴베스트 리서치&IT본부 ESG 평가팀장은 “기업에 평가 결과에 대한 피드백을 요청하는 베리피케이션(verification) 기간은 3주이고, 이에 상당한 자원이 소요되므로 매년 9월에 1회 진행한다”며 “기존에는 이 과정을 메일로 진행했으나, 이제는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으므로 편의성이 증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 팀장은 “ESG 평가는 공시된 자료를 중심으로 진행하며 간혹 내부 증빙자료를 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서스틴베스트의 평가 기준에 맞는 부분만 일정 비율로 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ESG 평가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여건을 갖춘 대규모 기업들이 높은 점수를 받기 때문에, 이런 한계를 보완하고 ESG 성과가 우수한 중소기업들을 가려내기 위해서 평가는 규모등급을 기본으로 하고 전체 등급을 참고용으로 같이 공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자산규모 2조원 이상, 5000억원 이상 2조원 미만, 5000억원 미만의 기업을 차등화해서 등급을 부여하는데 이를 규모등급이라고 한다. 전체등급은 규모와 관계없이 절대기준으로 평가하여 얻은 결과다.
EU 공급망 실사법으로 공급망 관리 비상…
국내 수출기업의 과제는?
고은해 리서치&IT본부장은 해외 공급망 관리 실사 동향과 이에 대한 대응 사례를 공유했다. 고은해 본부장은 “EU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지침(CSDDD)이 의회를 통과해서 법제화까지의 가시권에 도달했다”며 “이를 지키지 못하면 과징금을 넘어 공공입찰 제제 및 추가 공시의무가 발생한다”고 경고했다.
고 본부장은 “실사지침의 대상 기업들은 공급망 관리를 위해 국내 수출기업을 포함한 협력사에 ESG 경영과 기업 실사에 대한 정보를 요구하기 시작했다”며 “국내 수출기업은 기후변화 대응전략을 알려달라는 요구나 직접 현장 실사를 진행하겠다거나 에코바디스나 CDP 등의 평가를 받으라는 요구들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유럽의회 법안에 따르면, 대상 기업들은 주요 협력사를 파악한 후 협력사의 ESG 리스크에 대한 실사를 진행하고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되면 이를 대체할 다른 협력사를 찾아야 하므로 이에 대응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짚었다.
서스틴베스트는 공급망 관리 대응 수준에 대한 진단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은해 본부장은 “고객사의 공급망 관리 진단 서비스를 진행하다 보니, 기업들이 대응하기에 어려워하는 부분들을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 본부장은 “국내 기업들은 해외 고객사의 요청에 대응하다 보니 영업부서나 커뮤니케이션 부서가 ESG 업무를 담당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업무는 산업안전 관리, 배출물 관리 등 전사적인 데이터 취합과 협력이 요구되므로 이들이 단독으로 대응하기는 어렵다”고 조언했다.
그는 ESG 전담부서 개설에 대한 의견도 제시했다. 고은해 본부장은 “기업들이 ESG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새로운 부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기존의 리스크 관리체계에서 ESG 관련 요소를 파악하고 이를 고도화하는 게 기업의 내부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고은해 본부장은 “ESG 경영이 기업 성장을 위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전사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면 시장에서 요구하는 ESG 리스크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유지하기는 어렵다”며 “기업 내부의 커뮤니케이션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