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워싱탐사대】독일 플라스틱 재활용률 46%인 이유? 한국의 '플라스틱히어로'는?
2022년 3월 제 5차 UN 환경총회에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국제협약이 최초로 공식 논의되면서 전세계적으로 ‘탈 플라스틱’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 6월 27일 ‘K-순환경제 이행을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가, 30일 ‘서울 기후-에너지 회의 2023’가 진행되는 등 한국의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초석을 마련 중이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한국의 1인당 플라스틱 배출량은 3위이며 국민들은 환경문제 1위로 ‘쓰레기ㆍ폐기물 처리’를 꼽았다. 또한 수도권 매립지는 2025년부로 종료되며, 올해부터 페트 연 1만t 이상 생산 업체는 재생원료 3% 이상, 2030년까지 30%까지 사용이 의무화되지만 여전히 폐플라스틱 전처리 및 안정적 고품질 원료 확보가 어려운 현실이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홈페이지에 따르면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제'가 의무 화 된 이후로도 수거함이 제대로 구비되어 있지 않거나, 플라스틱 수거에 대한 정확한 방법을 모른다는 시민들의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때문에 그린피스에 따르면 국내의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55.9%에 달하지만, 물적 재활용률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회수한 열에너지를 제외한 물리적인 재활용률·EU등 대부분 국가에서는 열적 재활용을 재활용률에 포함시키지 않는다.)은 27%에 불과하다. 또한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2020년 12월 발행한 '1회용 포장재 재활용 활성화를 위한 보증금제도 도입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페트병 수거율은 85%에 달하지만, 실제 재활용률은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적절한 방식으로 공병 수거가 이루어지지 못해, 분류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률 1위 달성한 독일, 플라스틱 수거 어떻게?
카를스루에 공과대학교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독일의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약 46%에 달한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독일이 이렇게 높은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기록한 비결은 ‘판트(Pfand)’제도 덕분이다. 판트(Pfand)란 ‘보증금’이라는 뜻으로 공병을 반환하면 보증금을 돌려주는 독일의 빈 용기 회수 제도다.
실제, 독일에서는 500㎖ 생수 한 병을 13센트(약 180원)로 구매하면, 추가로 보증금25센트(약 350원)가량을 내야 한다. 이렇게 판트 비용이 소비자 가격과 분리되어 표시되고, 보증금 비율 또한 우리나라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다 보니 시행 이후 20년간 효율적으로 그 역할을 해내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마트에 공병 무인회수기가 설치되어 있으며, 독일 전체에 약 4만대가 보급되어 있어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기에 용이하다. 이러한 실용적인 수거 기계와 제도 덕분에 독일에서는 플라스틱 페트병의 재사용율이 95%에 이른다.
독일에 판트제도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빈용기보증금제도가 있다.
환경부와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는 2015년 11월부터 ‘빈 용기 무인회수기’를 운영해 전국에 약 150대 가량의 무인회수기를 설치했다. 민간섹터에서 설치한 회수기까지 합치면 약 1000대 가량의 무인회수기가 설치된 것으로 추산된다. 독일과 비교하면 굉장히 적은 수치다. 또한 다소 복잡한 절차와 부족한 접근성, 낮은 보증금의 가격으로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공병을 수거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은 아니다. 국내 실정에 맞는 보다 실용적인 폐플라스틱 수거 시스템 논의가 필요한 때다.
페트병 수거 활성화를 위해 개발된 '플라스틱히어로'
국내에도 나서서 페트병 무인회수기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 있다. 지속가능한 순환경제 플랫폼을 기반으로 미래 플라스틱 제로화에 도전하고자 하는 ‘ecocentre(에코센트레)’다.
에코센트레의 ‘플라스틱히어로’는 누구나 편리하고 쉽게 페트병 배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마련된 AI 플라스틱 수거 기계다. 플라스틱의 종류를 선택한 뒤 개폐기 안에 투입하면, 비전 시스템에 의한 이미지 인식 기술과 IoT 센서를 통한 AI 분석 기술으로 캔, 유리병, 플라스틱 등의 쓰레기가 자동으로 분류되고, 넣은 페트병 개수에 따라 환경 포인트가 적립된다.
이 적립된 환경포인트의 10%는 불우이웃에게 자동 기부되고, 나머지 90%는 실생활 어디에서나 현금처럼 사용 가능하다. 또한, 수거와 동시에 분쇄하는 방식을 통해 부피가 커서 수거하기 어려웠던 기존 대량 수거의 단점을 보완하고, 재활용 과정에서 진행되는 플라스틱 세척 및 분류 과정의 분쇄 공정도 줄였다.
기존에도 폐플라스틱을 수거하기 위해 많은 방법과 플랫폼이 존재했지만, 대부분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다. 특히 플라스틱 수거에 참여하는 사용자에 대한 보상 등,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실제적인 전략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이에, 플라스틱 히어로는 어플리케이션과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참여자에게 플라스틱의 수거에 대한 보상으로 기부와 환경포인트 지급이라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신아림 그린워싱 탐사대 청년기자
연세대학교에서 언론홍보영상학과 경영학을 전공하고 있으며 지속가능경영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기후변화센터 소속의 청년 기후활동가로서 느꼈던 열정을 바탕으로, 청년 기자의 자리에서 미디어의 영향력을 환경 분야에 적극 활용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