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 비용, 실제로 얼마나 드나… 가솔린차와 비교 분석 실시
지난 2년 동안 미국에서는 보수 매체를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 요금이 가솔린차 주유비보다 비싸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었다. 이에 워싱턴 포스트가 지난 8일(현지 시각) 전기차 충전비용과 가솔린차 주유비용을 비교 분석해 보도했다.
전기차 충전 비용, 가솔린차 주유비보다 미국 전역에서 저렴...
장거리 주행 시에는 가솔린차가 더 저렴한 경우도
퓨 리서치 센터가 지난 7월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미국인이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는 이유 중 70%가 주유비용 절약이다. 통상적으로 전기차는 가솔린차보다 비싸지만, 유지비가 저렴해 장기적으로 경제성이 더 좋다는 인식 때문이다.
그러나 정확한 전기차 충전비용 산출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휘발유와 전기요금의 단순 비교는 올바른 접근이 아니다. 전기요금은 전기차 충전기 기종 및 주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정확한 비용 산출을 위해서는 도로 요금이나 전기차 구매 리베이트, 배터리 효율 등도 고려해야 한다.
워싱턴 포스트는 에너지 부문 탈탄소화를 지향하는 초당파적 싱크탱크 에너지 혁신 연구소(Energy Innovation Policy & Technology)에 의뢰해 미국 연방 정부의 데이터 세트를 활용, 50개 주 전체에서 실제 가솔린 주유비용과 전기 충전비용을 비교 분석했다.
비용 산출은 2023년 기본 모델인 세단, SUV, 트럭의 세 가지 차종에서 가솔린 차량일 경우와 전기차일 경우를 각각 계산했으며, 연간 평균 주행거리는 2019년 미국 도로교통국 데이터를 기준으로 1만4263마일(약 2만2954km)로 가정했다.
유가는 올해 7월 기준, 전기차는 배터리 크기별로 완전 충전에 필요한 평균 용량을 적용했으며, 전기차 충전 위치는 전체 충전 중 80%가 가정에서 이루어진다는 미국 에너지부의 조사 결과를 근거로 했다. 나머지 20%의 충전은 미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인 일렉트로닉 아메리카(Electrify America)의 주별 공시 요금을 적용했다.
결과적으로, 미국 50개 주 전역에서 일상적인 차량 운행 시 전기차 충전요금이 가솔린차 주유비용보다 더 저렴했다. 전기요금이 저렴하고 가솔린 요금이 비싼 일부 주에서는 절감 효과가 훨씬 더 높았다. 전기차 세금 공제, 전기차 충전 할인 등은 총 비용 산출에서 제외됐다.
장거리 운행에서는 사뭇 다른 결과가 나왔다. 여행 시에는 가정이 아닌 외부에서 충전을 해야 한다. 비교적 저렴한 가정용 전기요금을 적용 받지 못한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디트로이트에서 마이애미까지 왕복 1400마일(약 2253km)에 대한 가상 주행 실험을 실시했다. 이 지역은 전기차 사용 비중이 낮고 충전소도 적으며 휘발유 가격도 저렴한 지역 중 하나다.
비용 계산 결과, 전기차 쉐보레 볼트는 레벨3의 고속 충전기만 사용한다는 가정 하에 169달러(약 22만원)의 충전비용을 지불했다. 가솔린차 도요타 캠리는 142달러(약 18만원)의 주유비를 지불했다. 만일 전기차가 비교적 충전 속도가 낮은 레벨2 충전기를 이용한다고 가정했다면 보다 저렴했을 수도 있다.
탄소 배출 또한 비용… 가솔린 1갤런당 약 3달러의 기후 피해 발생
전기차는 경제성 외 기후적으로도 필수적인 선택
연구진은 전기차와 가솔린차의 탄소배출량을 비교 분석해 사회적 비용도 산출했다. 디트로이트에서 마이애미까지의 가상 주행 실험에서 전기차가 배출한 탄소는 가솔린차의 20%에 불과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가솔린 1갤런(약 3.7리터)당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해 지출해야 할 사회적 비용은 약 3달러(약 4천원)에 이른다.
실험 결과를 정리한 워싱턴 포스트의 칼럼니스트 마이클 코렌은 “식료품을 사거나 출근을 할 때 우리는 자동차를 사용해야 한다”며 “기온 상승을 섭씨 2도 이하로 유지하기 위해서 전기차는 필수적인 대안”이라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