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처럼 탄소크레딧 평가하자?"...행동주의 자산운용사 키메리지 제안

2023-08-14     유미지 editor
행동주의 자산운용사인 키메리지는 채권처럼 공통 척도를 사용해 모든 유형의 탄소 프로젝트를 평가하자고 제안했다./ 키메리지

나무를 심는 것부터 탄소 포집까지 탄소 배출권과 관련된 프로젝트는 그 종류가 다양하다. 그러나 탄소 상쇄 프로젝트에 기반한 자발적 탄소 시장이 과연 믿을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은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에 행동주의 자산운용사인 키메리지는 채권처럼 공통 척도를 사용해 모든 유형의 탄소 프로젝트를 평가하고 등급을 매길 것을 제안했다. 

지난 10일 키메리지는 ‘탄소 시장 가속화’라는 이름의 백서를 발간했다. 이는 키메리지의 연구와 함께 자연 기반 탄소 상쇄 개발자이자 재조림에 중점을 둔 체스넛(Chestnut)의 정보에 입각해 작성되었다. 

키메리지는 백서를 통해 자발적인 탄소 시장을 채권 시장 내 S&P 및 무디스의 역할과 유사하게 규제 기관, 감사인, 평가 기관 및 구매자로 나뉘어 관리하는 시스템을 갖출 것을 제안했다. 이어 '이 시스템이 탄소 크레딧 구매자들에게 그들의 구매가 실제로 탄소 배출을 줄여 지구온난화를 막는데 기여한다는 확신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에코시스템 마켓플레이스(Ecosystem Marketplace)의 최신 자발적탄소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자발적 탄소시장은 2021년 기준 20억달러(약2조 652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에 비해 연간 시장 데이터가 6배 증가한 것이다. 

셸과 BCG가 함께 발표한 공동보고서에서도 자발적 탄소배출권 시장규모는 2030년까지 100~400억달러(약13조~53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문제로 지적되어 왔던 탄소 상쇄 검증

키메리지의 관리 파트너 벤 델은 탄소 배출권에 대한 표준화된 글로벌 등급 시스템을 만들면 탄소 제거 개발자와 구매자를 위한 공평한 경쟁의 장이 마련될 것이라고 전했다./ 키메리지

그동안 탄소 크레딧은 제3자 기관의 검증을 통해 탄소 상쇄 여부를 확인해왔다. 그러나 측정 간에 일관성이 없거나, 비교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없어서 표준을 만들기 어려웠다.

지난 8일 발표된 해양 탄소 격리 스타트업 러닝 타이드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쇼피파이를 위해 바다에서 탄소를 제거했을 때도 일부 과학자들은 검증에 대한 우려를 드러낸 바 있다.

키메리지의 설립자이자 관리 파트너인 벤 델(Ben Dell)은 "탄소 크레딧에 대한 표준화된 글로벌 등급 시스템을 만들면 탄소 제거 개발자와 구매자를 위한 공평한 경쟁의 장이 마련된다. 이러한 시스템은 탄소 제거 프로젝트로 자본의 흐름을 장려하고 등급에 따라 차등이 있는 단일 기준 선물 가격을 생성해 가격 형성 및 탄소 제거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독립 거버넌스에서 발행한 신용평가도 있어

독립 거버넌스 무결성 위원회가 선보인 프레임워크. 신청 포털을 통해 탄소 프로젝트가 무결성 핵심 탄소 원칙(CCP)을 충족한다는 증거를 제출하면 위원회가 인증 유무가 평가된다./ICVCM

자발적 탄소시장을 위한 등급제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22년, 자발적 탄소시장을 위한 독립 거버넌스 기구 ‘자발적 탄소시장을 위한 무결성 위원회(Integrity Council for the Voluntary Carbon Market, 이하 ICVCM)’는 지난 7월 탄소 상쇄 시장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자체 기준발표한 것이다. 지난해 7월에도 핵심 원칙과 평가 프레임워크를 발표한 적이 있다. 

무결성 위원회는 과학과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탄소 배출권에 대한 임곗값 기준을 설정하고 어떤 탄소 배출권 프로그램이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제거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역할을 한다.

위원회는 이번 프레임워크가 자발적 탄소 시장 전반에 걸쳐 수백 개의 조직과 협의하고 탄소 배출권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완성되었다고 전했다. 

무결성 위원회의 신청 포털을 통해 탄소 프로젝트가 무결성 핵심 탄소 원칙(CCP)을 충족한다는 증거를 제출하면 위원회가 인증 유무를 평가하고 등급을 부여한다. CCP 라벨 사용 가능(CCP-Available)으로 승인되면 프로그램은 CCP 라벨을 사용할 수 있다.

자발적 탄소시장을 위한 무결성 위원회 회장인 아네트 나사렛(Annette Nazareth)은 “우리는 무결성 신용에 대한 강한 수요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CCP 라벨을 통해 신용평가가 이루어지면 더 많은 기업들이 탄소 프로젝트에 투자해도 될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고, 시장이 확장가능해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