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도 에너지 6000만 달러 모금...열 배터리로 산업 배출량 줄인다

2023-08-18     최동훈 editor

ESG투데이가 산업용 탈탄소 스타트업 론도 에너지(Rondo Energy)가 지난 16일 산업용 탈탄소 솔루션으로 열 배터리의 글로벌 출시를 가속화하기 위해 6000만달러(약 802억 5000만 원)를 모금했다고 발표했다. 2020년 설립된 캘리포니아 소재 론도 에너지는 산업용 열 공정에서 발생하는 배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산업용 탈탄소 스타트업 론도 에너지가 지난 16일 산업용 탈탄소 제품인 론도 열 배터리의 글로벌 출시를 가속화하기 위해 6000만달러(약 802억 5000만 원)를 모금했다./ Rondo Energy

금속과 플라스틱 등의 제조 산업의 공정 과정에서는 화석 연료 기반의 공급원을 통한 많은 양의 에너지를 사용한다. 론도 에너지의 열 배터리는 풍력 및 태양광 에너지를 포함한 간헐적인 재생 가능 에너지원을 고온의 열로 전환하여 화석 연료 공급원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한다.

 

열 배터리, 에너지 저장을 위한 유망한 솔루션

열 배터리는 안정적이고 저렴한 전력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장소에서의 에너지 저장을 위한 유망한 솔루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열의 형태로 에너지를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전기로 전환할 수 있는 열 배터리는 에너지 저장 분야에서 잠재적 게임 체인저로서 주목받고 있다.

열 배터리의 주요 장점 중 하나는 상대적으로 작은 형태로 많은 양의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화학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저장하는 기존의 전기 화학 배터리와 달리, 열 배터리는 에너지를 저장하고 방출하기 위해 가열 및 냉각 물질만을 필요로 한다. 이를 통해 훨씬 더 높은 에너지 밀도를 달성할 수 있다. 이는 에너지 스토리지 시스템의 구축에 있어 공간적 제약과 운송 비용이 문제시될 수 있는 원격지에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열 배터리의 또 다른 중요한 이점은 긴 수명과 낮은 유지보수 비용이다. 리튬 이온 또는 납산과 같은 기존 배터리는 일반적으로 제한된 수의 충전-방전 사이클을 거친 이후 성능이 저하된다. 반면 열 배터리는 성능 저하 없이 수천 번의 사이클을 견딜 수 있으므로 장기적으로 볼 때 에너지 저장 측면에서 보다 내구성과 신뢰성이 뛰어난 옵션이다.

또한 열 배터리는 광범위한 온도 스펙트럼을 갖는다. 기존의 배터리는 매우 높거나 낮은 온도에 노출되면 성능이 저하되거나 고장이 발생한다. 반면 열 배터리는 고온 및 저온 환경 모두에서 효과적으로 작동하여 극한의 기후 조건의 장소에서 사용되기에 알맞다는 장점이 있다.

 

론도 에너지, 열 배터리 기술을 이용한 산업열 솔루션

제조업의 공정에서는 대부분의 제품이 열처리를 거쳐야한다. 이 과정에서 화학 연료의 연소가 발생하고 이는 현재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10%를 차지한다.

론도 에너지는 제조 공정을 위한 산업열을 생산하는 열 배터리 기술을 확장하기 위해 6000만 달러의 자금을 모금했다. 투자자로는 광산 기업 리오틴토, 거대 석유 생산업체 사우디 아람코, 시멘트 회사 타이탄과 시암 시멘트 그룹 등이 참여했다.

론도 에너지의 기술은 두 가지 과정을 거친다. 먼저 금속 와이어를 통해 전도되는 전기를 전기 저항을 통해 가열시켜 열을 발생시킨다. 이후 발생한 열은 복잡한 벽돌 배열로 발산된다. 벽돌은 약 1500°C까지 가열되어 며칠 동안 이 열 에너지를 보존하며, 일일 손실률은 1%에 불과하다.

론도 에너지는 캘리포니아의 바이오 연료 공장에서 2MW의 열을 제공하는 소형 시스템으로 시범 프로젝트를 운영해 왔다. 이들은 내년부터 운영될 130MW 규모의 첫 번째 상업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고 전했다. 

열 배터리 분야에서 론도 에너지가 유일한 주자인 것은 아니다. 캘리포니아 소재 안토라(Antora)는 전기를 사용하여 고체 탄소 블록을 산업 공정이 가능할 정도의 온도까지 가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노르웨이의 에너지네스트(Energy Nest)는 거울을 사용하여 반사된 햇빛으로 액체를 가열하는 열 배터리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빌 게이츠가 설립한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Breakthrough Energy Ventures)가 론도 에너지와 안토라에 투자했다. 브레이크스루 에너지 벤처스의 카미첼 로버트는 기후 문제에 미치는 영향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 사이에서 제한적인 관심을 보여온 산업열에 대한 투자가 더 활성화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다만 열 배터리가 아직 산업열에 대한 완전한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것은 아니다. 열 배터리 시스템이 제공할 수 있는 최고 온도(현재 약 1500°C)는 금속 생산을 포함한 일부 산업 공정에 충분하지 않다. 또한 산소 아세틸렌 용접과 같이 매우 정확한 온도를 요구하는 공정에도 적합하지 않아 개선되어야 할 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