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전기차의 높은 가격 때문에 애로 겪어
어디를 가나 전기차가 눈에 많이 띄게 늘었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전기차의 높은 가격 때문에 보급을 확대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가디언이 26일(현지시각) 지적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유럽은 오늘날 6년 전보다 10배나 더 많은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지만,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너무 보급 속도가 느리다고 한다. 유럽 국가들은 화석 연료를 태우는 차량보다 수백 만원 더 비싼 전기차의 가격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지난해 중형 전기차의 세전 평균 소매 가격은 3만3300유로(약 4760만원)였다. 이에 비해 휘발유 자동차는 1만8600유로(약 2659만원)이었다.
BNEF, 중형 전기차 가격이 휘발유 차보다 거의 두 배 비싸
유럽연합(EU)의 청정 자동차로의 전환은 2030년 말까지 탄소 배출을 1990년 수준 대비 65% 감축하고, 2045년까지 넷제로에 도달하겠다는 약속의 일부다. 전력 부문의 배출량을 줄이고 풍력 터빈을 설치하고 석탄 발전소를 폐쇄함에도 불구하고, 도로 운송에서 나오는 배출량은 꾸준히 증가했다.
독일의 청정 운송 싱크탱크인 아고라 베르케흐르스벤데(Agora Verkehrswende)의 대표인 크리스티안 호흐펠트(Christian Hochfeld)는 운송은 기후 보호의 문제아라고 지적했다. 전기차로의 전면적인 전환은 향후 10년간 배기 가스 배출을 줄이는데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EU는 10년 안에 자동차 배기가스를 2021년 수준에서 55%까지 낮추고 2035년까지 무배출 수준으로 만들 계획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더 낮은 운영비를 통해 미래에 보상을 받더라도 전기차의 높은 초기 가격 때문에 구입을 주저하고 있다.
유럽 각국, 전기차 구입에 인센티브 제공 등 안간힘
이런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해, 유럽 국가들은 소비자들에게 재정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유럽자동차제조업자협회(ACEA)에 따르면, EU 27개 회원국 중 21개국은 저탄소 차를 살 때 세금 감면을 제공하고 20개국은 구매를 돕기 위해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면, 루마니아는 전기차를 사는 사람들에게 1만1500유로(약 1644만원)이나 제공한다. 벨기에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전기차로 갈아탈 수 있도록 회사 자동차에 대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한편,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전기차를 충전하기 위한 인프라에 힘 쓰고 있다. 프랑스는 5000유로(약 714만원)의 구매 보너스를 제공하고 전기차의 무게에 따른 패널티를 면제하고 있다.
프랑스는 가난한 가정에 전기차를 사용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전기차를 월 100유로(약 14만원)에 렌탈할 수 있는 사회적 렌탈 계획을 발표했다. 일부 프랑스 자동차 회사들이 무겁고 비싼 자동차 대신 작고 저렴한 전기차로 이동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한편, 독일에서는 전기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의 수가 급증함에 따라 정부가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을 삭감했다.
독일은 유럽 최대 오염국이자 자동차 시장으로 자동차 소유에 세금을 부과하고 전기차에 대한 면제 혜택을 주는 반면 소비자가 차량 구입 여부를 결정하는 시점에 취득세는 부과하지 않는다. 크리스티안 호흐펠트는 "구매 시점에 차량에 세금을 부과하고 이를 통해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더 공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호흐펠트는 "왜 간호사가 치과의사의 전기차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가. 그건 불공평하다. 하지만 내연기관 자동차를 사는 변호사가 전기차를 사는 치과의사의 비용을 지불한다면 나는 괜찮다고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자동차제조업자협회(ACEA)에 따르면 충전 인프라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EU 국가는 7개국뿐이라고 한다.
소형 전기차를 중심으로 구독 프로그램도 있어
한편, 장기간 전기차를 리스하거나 구입이 부담스러운 소비자들은 넷플릭스(Netflix) 스타일의 구독으로 월 단위로 렌탈 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
보험료, 세금, 유지비, 기타 필수품들이 하나의 가격에 포함되어 편리하다. 계약은 보통 매달 갱신되기 때문에, 소비자가 계속 지불하는 한 전기차를 탈 수 있다.
예를 들어, 영국에서 엘모(Elmo)社는 스텔란티스의 소형 전기차 피아트 500e를 월 449파운드(약 74만원), 또는 프랑스의 소형 전기차 르노 조에(Zoe)를 469파운드(약 78만원)에 제공한다. 다만, 두 모델 다 800마일(약 1287킬로미터)의 주행거리 제한이 있고 95파운드(약 15만원)의 일회성 관리비가 있다.
가격에 공공 요금이 포함된 온토(Onto)社는 750마일(약 1207킬로미터)의 주행거리 제한이 있는 르노 조에를 월 489파운드(약 81만원), 그리고 우리에게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영국 복스홀(Vauxhall)의 전기차 코사(Corsa-e)를 549파운드(약 91만원)에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