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대기업 그룹, EU에 2040년까지 90% 탄소 감축 목표를 요구
지난 5일(현지시각) 유럽기업리더그룹(Corporate Leaders Group Europe, CLG Europe)은 EU에 204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 90%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울 것을 촉구했다.
현재 EU는 2050년 탄소중립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2030년까지 1990년 기준 대비 탄소배출량을 55% 감축하는 중간 목표를 설정한 상태다.
케임브리지 대학교 지속가능성 리더십 연구소(CISL)가 소집한 그룹인 CLG 유럽은 입장 보고서를 내놓고 유럽연합이 2050년까지 기후 중립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전기화(electrification) 가속화, 에너지 효율성 제고, 화석연료의 단계적 감축 등 열 가지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밖에 에너지 전환에 따른 비용과 이익이 공평하게 분배되도록 보장하고, EU의 산업 전략과 기후 정책에 지속가능성의 원칙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레버를 배치해 에너지 효율을 빠르게 높이고 건물 내 탄소 배출 감축, 친환경 설계 솔루션 사용, 기후와 자연 목표 간의 시너지 효과 활용, 탄소 제거에 대해 근거 기반의 접근 방식 채택, 기후와 자연에 대한 EU 및 국가 예산 배분을 대폭 늘릴 것을 제안했다.
‘핏포 55(Fit for 55)’ 패키지를 기반으로 하는 기후 및 에너지 정책 프레임워크를 설정해 신속한 탈탄소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최소 90% 이상의 감축 목표를 설정해야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중 10% 이상이 탄소 제거에서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와 같은 강력한 목표가 저탄소 에너지, 전기 자동차, 에너지 효율, 수소 및 자연 기반 솔루션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EU의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LG 유럽은 2040년 90% 탄소 감축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실현 가능하다는 입장이며, 2030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전제 조건이라고 말했다.
유럽 대기업들, “EU에 매우 필요한 조치”
유니레버(Unilever), 코카콜라(Coca-Cola Company), 벨룩스(Velux), 필립스의 자회사 시그니파이(Signify), 글로벌 제약사 GSK 등은 CLG 유럽의 입장 보고서를 지지했다.
CLG 유럽의 의장이자 시그니파이의 글로벌 공공 및 정부 담당 부사장인 해리 버하(Harry Verhaar)는 기후 중립으로 EU를 이끄는 데 있어 강력한 탄소 배출 감축이 중요한 역할을 함을 강조했다.
벨룩스 그룹의 최고경영자 라르스 피터슨(Lars Peterson)은 유럽 환경 매체 에디(edie)에 "2050년에 대비하려면 2040년에는 적어도 90% 이상의 배출 감축 목표가 필요하다”라며 “이 감축의 상당 부분은 현재 온실가스 배출량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건설 부문에서 나와야 한다"고 전했다.
벨룩스는 2030년까지 운영 배출량을 100% 줄이고 공급망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세계자연기금(WWF)과 파트너십을 맺고 산림 보존 및 복원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 탄소 배출과 관련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유럽 기업들의 요구에 대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대응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현 단계에서 2040년 기후 목표에 대해 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답했다고 유럽 뉴스 전문 미디어인 유로뉴스, 에디, 비즈니스 그린 등 다수의 외신이 밝혔다.
EU의 2040 기후 목표는 2024년 6월에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명백한 것은 기후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EU 정책 의제의 핵심으로 남아있을 것”이라면서 “기존의 2030년과 2050년 배출 목표 외에도 올해 3월 발의된 넷제로산업법(Net Zero Industry Act)을 통해 필요한 조건을 만들고 유럽의 청정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원함으로써 산업을 지원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한 “폰 데어 라이언(von der Leyen) 위원장이 항상 말했듯이 EU 그린딜은 유럽의 성장 전략"이라고 대변인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