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업체, 7천억원 투자 유치…배터리 재활용 산업 매년 10.5%씩 성장

2023-09-08     이재영 editor

미국의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업체 어센드 엘리먼츠(Ascend Elements)가 5억4200만달러(약 7225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6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미국의 또다른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업체 레드우드 머티리얼즈(Redwood Materials)가 10억달러(약 1조3327억원)를 조달한 지 불과 일주일 만이다.

이번 투자는 어센드 엘리먼츠의 시리즈 D 라운드로서, 탈탄소화 파트너스(Decarbonization Partners), 싱가포르 투자기업 테마섹(Singapore-based investment firm Temasek), 카타르투자청(Qatar Investment Authority)이 주도하고, 아가베 파트너스(Agave Partners), 얼라이언스 리소스 파트너스(Alliance Resource Partners), 앨럼니 벤처스(Alumni Ventures), BHP 벤처스(BHP Ventures) 등의 투자사들이 참여, 올해 클린테크 분야에서 가장 큰 규모 중 하나다.

미국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 어센드 엘리먼츠 홈페이지

어센드 엘리먼츠, 복잡한 습식 배터리 재활용 공정 단순화

전 세계가 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전기차 보급도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배터리 재활용 산업도 급성장 중이다. 배터리에 필요한 핵심 광물을 폐배터리에서 일정 부분 추출해오면, 원가 절감과 소재 수급 안정성을 둘 다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재활용은 크게 전처리 공정과 후처리 공정으로 나뉜다. 전처리는 선별된 폐배터리를 방전, 해체, 분쇄해 가루(블랙매스)로 만드는 과정이다. 본격적인 후처리 공정은 고온을 이용한 건식제련과 산 용액을 이용하는 습식제련, 두 가지가 있다.

건식제련은 비교적 간단하고 화학 반응 속도가 빨라 대규모 생산에 유리하지만 회수할 수 있는 금속이 한정적이다. 반면 습식제련은 블랙매스를 산 용액에 녹인 후 특정 용액을 첨가해가며 니켈, 리튬, 망간, 코발트 등을 선택적으로 분리해낸다. 건식제련보다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들지만, 더 많은 금속 회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어센드 엘리먼츠는 복잡한 습식제련 공정을 특허 받은 ‘수중음극공정(Hydro-to-Cathode)’으로 단순화하는데 성공했다. 저비용으로 보다 많은 금속의 재활용이 가능한 것이다. 동료 검토 연구에 따르면, 재활용 배터리의 성능은 신규 배터리와 동일하며 신규 배터리 대비 93%의 탄소 감축 효과가 있다.

어센드 엘리먼츠가 복잡한 습식제련 공정을 특허받은 기술로 단순화했다. / 어센드 엘리먼츠 홈페이지

배터리 재활용 산업, 2030년까지 매년 10.5%씩 성장할 것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미국 정부는 배터리 재활용 산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폐배터리 활용으로 중국의 핵심 광물 무기화에 대응, 원료 수급 안정성을 조금이나마 확보하려는 것이다. 

일례로 미국 에너지부는 지난 2월 배터리 재활용업체 레드우드 머티리얼즈에 20억달러(약 2조6646억원)의 조건부 대출을 승인했다. 2021년 제정된 인프라법으로 도입된 첨단기술 자동차 제조업 융자 프로그램(ATVM, Advanced Technology Vehicles Manufacturing Loan Program)의 일환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 전기차는 전 세계 전체 차량의 10%에 달하는 2억4000만대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터리 제조에 필요한 핵심 광물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완성차와 배터리업체가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에 뛰어들고 있는 이유다. 

리서치기업 마켓앤마켓츠(MarketsandMarkets)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재활용 배터리 시장 규모는 269억달러(약 35조원)로 2030년까지 10.5%씩 성장, 2030년에는 543억달러(약 72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전기차 개발에 대한 투자 증가, 미국 환경청(EPA)의 엄격한 가이드라인, 배터리 재활용을 장려하는 정부 규제 및 이니셔티브 등을 시장 성장 동력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