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지펀드 설립자, “수소 투자는 시간낭비”
영국 해지펀드 아르고노 캐피털 파트너스(Argonaut Capital Partners) 설립자이자 최고투자책임자인 베리 노리스가 수소 투자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11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파이낸셜 리뷰 등 외신에 따르면, 베리 노리스는 "수소 투자는 완전히 시간 낭비"라며 “가까운 미래에 자본 회수를 원하는 투자자들에게는 손해보는 베팅”이라고 밝혔다.
수소 생산, 대부분 화석연료에 의존해…
탄소 없는 그린수소는 전 세계 생산량 0.1% 수준
기후위기가 가속화되면서 전 세계는 탄소 없는 에너지원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우주 질량의 75%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수소 또한 주목받는 차세대 에너지원 중 하나다. 화석연료는 연소하며 온실가스를 배출하지만, 수소는 에너지 생성 과정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제로(0)’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소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수소의 생산 방식에 있다. 태양광이나 풍력과 달리 수소는 일단 추출을 해야 하는데, 현재 가장 보편적이고 경제적인 생산 방식은 화석 연료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기업 우드 맥킨지(Wood Mackenzie)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수소 생산량의 99.6%가 탄화수소를 원료로 한다. 탄화수소란 탄소와 수소만으로 이루어진 화합물로, 대표적인 물질이 석유다. 이중 약 71%가 천연가스를 활용해 만드는 그레이수소다. 문제는 그레이수소 1Kg당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10Kg라는 것에 있다.
그레이수소 생산 과정에 CCS 기술을 적용해 이산화탄소를 포집, 저장하는 방식이 블루수소다.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수소인 그린수소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전력을 활용해 전기분해로 생산하는 수소다. 그러나 비용이 많이 들어, 현재까지 그린수소는 전 세계 수소 생산량의 0.1%에 불과하다.
그린수소, 가격경쟁력 떨어져… 단기 수익 난관…
IRA 보조금 활용 방안 지켜봐야… 장기 투자로는 낙관적
영국 헤지펀드 아르고노 파트너스 설립자이자 최고투자책임자 배리 노리스는 이러한 그린수소 생산의 비경제성을 지적했다. 배리 노리스는 “많은 수소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제대로 구현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관련 주식을 공매도, 주가 하락에 베팅했다고 밝혔다. 공매도란 추가하락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시세 차익을 내기 위한 방법이다.
배리 노리스는 수소 생산을 위한 전기분해 장치에는 막대한 자본이 투입된다며, 용량 활용률(Capacity Utilization)을 높이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가 아닌 화석연료, 원자력 등을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용량 활용률이란 생산량이 얼마나 장비의 최고 잠재력을 활용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재생에너지는 날씨에 의존하기 때문에 평균 용량 활용률이 낮은 편이다. 도이치뱅크 분석 자료에 따르면, 풍력발전은 20%, 태양광은 약 11%에 불과하다. 배리 노리스가 그린수소가 재생에너지 전력을 활용하는 한, 가격 경쟁력이 없다고 하는 이유다.
세계 최대 저탄소 펀드 운용사 중 하나인 임팩스 자산관리(Impax Asset Management)의 최고경영자 이안 심도 수소의 단기 전망에 대해 신중한 견해를 내놓았다. 바이든 행정부의 기후 법안은 수소를 ‘잠재적 게임 체인저’로 보고 있지만, 실제로 어떤 형태로 운용될 지는 아직 미지수라는 것이다.
호주 경제전문지 파이낸셜 리뷰에 따르면, 플러그 파워, NEL ASA, 발라드 파워 시스템즈 등이 포함된 솔액티브 글로벌 수소 지수는 올해 들어 20% 이상 하락했다. 이는 2021년 11월 정점 대비 약 70% 하락한 수치다.
이안 심 임팩트 최고경영자는 “수소는 에너지 전환의 핵심 방법 중 하나이기에 10~15년 후에는 매우 낙관적”,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우리가 투자할 만한 규모로 수요가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